槿堂體本(7/10) 서귀 소옹素翁의 영봉靈峰 경술년 눈오는 봄에 쓴 이 글에 대해 소암은 스스로 기록을 남겼다. 신령스러운 봉우리 위의 두 글자는 쓴 사람이 알지 못하니 누가 능히 알랴 혹 나를 아는 자라면 곧 내가 껄껄 웃으며 붓장난했음을 알리라. 登漢拏山 구름 속으로 돌사다리 딛고 걸음마다 조마조마 비갠 뒤 날씨 아직 맑지 않아 봄 지나도 산 높이 눈 쌓였고 드넓은 바다엔 온종일 바람이 부네 학을 타면 현포 길 잃지 않을 터 봉소 불며 적송자를 만날까 기다리네 마침내 도술을 배우느라 인간세계에 돌아갈 날 늦은들 어떠리 수많은 골짜기에 삼나무숲 사이 깊숙한 외길 곳곳마다 아름다워 잠깐씩 머무네 봉우리 끝 괴석들 천개의 부처 되어 바위 밑 맑은 샘물 영주바다로 흐르네 백록 타고 동천으로 바로 내려가면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