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의 <봄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 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떨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 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올해는 꽃이 보름 정도 빨리 온 것 같다. 이를 災異라 하는데 나라에 더욱 좋은 일을 징조하는 것이다. 뭐랄까 장차 稂莠俱焚[láng yǒu jù fén; 잡초를 불사름]하는 일이 일어날 수라 할까? 그런 좋은 일이 반드시 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