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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

solpee 2019. 9. 22. 18:37

 

《周紀5 赧 57 (癸卯, 前258

 

 

 1. 정월에 왕릉이 한단을 공격하여 승리를 못하자 더욱 많은 군사를 보내 도왔는데 왕릉은 다섯교(校;연대급 부대)①를 잃었다. 무안군이 병이 나으니 왕은 그를 대신하게 하려 하였다.

 무안군이 말하였다.

 1.正月,王陵攻邯鄲,少利,邯鄲,音寒丹。少利,謂兵頗失利也。少,始紹翻。益發卒佐陵;陵亡五校。校,戶敎翻。校,猶部隊也。立軍之法,一人曰獨,二人曰比,三人曰參;比參曰伍,五人爲列,列有頭;二列爲火,十人有長,立火子;五火爲隊,隊五十人,有頭;二隊爲官,官百人,立長;二官爲曲,曲二百人,立候;二曲爲部,部四百人,立司馬;二部爲校,校八百人,立尉;二校爲裨將,千六百人,立將軍;二裨將軍三千二百人,有將軍、副將軍。武安君病愈,王欲使代之。武安君曰:

 

 "한단은 실제로 공격하기 쉽지 않고 또한 제후들의 구원병이 매일 이를 것입니다. 저 제후들은 진을 원망한 날이 오래 되었는데, 비록 진이 장평에서 이겼다고 하나 사졸 가운데 죽은 자가 반을 넘고 나라 안은 비었고, 산(왕옥,태항)과 강(河)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의 도읍을 목표로 다툴 때에 조가 그 안에서 호응하고 연합군이 그 밖을 공격한다면 진군이 괴멸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邯鄲實未易攻也;易,以豉翻。且諸侯之救日至。彼諸侯怨秦之日久矣,秦雖勝於長平,士卒死者過半,國內空,遠絕河山而爭人國都,自秦而攻邯鄲,有大河及王屋、太行諸山之阻。橫度曰絕。趙應其內,諸侯攻其外,破秦軍必矣。」

 

 왕은 스스로 명령을 하여 시행하지 않고 마침내 응후로 하여금 그에게 청하도록 하였다. 무안군은 끝내 병을 핑계로 사양하고 가려하지 않자 이에 왕흘을 왕릉을 대신하게 하였다.

 王自命不行,秦王親命之行而不肯行也。乃使應侯請之。武安君終辭疾,不肯行;乃以王齕代王陵。應,於陵翻。齕,恨勿翻。

 

 조왕이 평원군으로 하여금 초에게 구원을 요청하게 하니, 평원군은 그 문하에 있는 식객 가운데 문무를 갖춘 20인이 함께 가기로 약속하고, 19명을 뽑앗는데 나머지를 물색 중이었다. 이에 모수(毛遂)가 스스로 자기를 천거하였다.

 趙王使平原君求救於楚,平原君約其門下食客文武備具者二十人與之俱,得十九人,餘無可取者。毛遂自薦於平原君。《姓譜》:毛本自周武王母弟毛公。平原君曰:

 

 평원군이 말하였다.

 "무릇 똑똑한 선비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비유컨데 마치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그 끝은 즉각 드러납니다. 이제 선생은 여기나 조승의 문하에서 있은 지 3년이 되었지만 주위에서 그대를 칭송하는 말이 아직 없었고, 나 조승은 아직도 들은 바가 없으니, 이는 선생이 갖고 있는 재주가 없다는 것이오. 선생은 할 수 없으니 남으시오."

 모수가 말하였다.

「夫賢士之處世也,譬若錐之處囊中,其末立見。夫,音扶。毛晃曰:錐,銳也;又器,如鑽。囊,袋也;有底曰囊。處,昌呂翻。見,賢遍翻。今先生處勝之門下三年於此矣,左右未有所稱誦,勝未有所聞,是先生無所有也。先生不能,先生留!」以毛遂爲不能而使之留也。毛遂曰:

 

 "신은 이에 오늘이 되어서야 비로소 주머니 속에 넣어주시기를 청하는 것뿐입니다. 저 모수가 일찍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고 하면 벌써 끝이 벗어나 나왔을 것이고, 다만 그 끝이 보일 것뿐만 아닙니다."

 평원군이 마침내 그와 더불어 하기로 하니 19명이 서로 눈으로 그를 비웃었다.

「臣乃今日請處囊中耳!使遂蚤得處囊中,乃脫穎而出,非特其末見而已。」處,昌呂翻。見,賢遍翻。毛晃曰:錐鋩曰穎。平原君乃與之俱,十九人相與目笑之。《索隱》曰:謂目視而侮笑之。

 

 평원군이 초에 이르러 초왕과 합종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말하였는데, 해가 떠서부터 이를 말하여 해가 중천에 올라도 결판이 나지 않았다. 모수가 칼을 어루만지면서 계단을 넘어 올라가서 평원군에게 말하였다.

 "합종의 이로움과 해로움은 단 두 마디 말로 결판나는 것뿐입니다. 이제 해가 뜰 때부터 말을 하여 해가 중천에 올라왔는데도 결판이 나지 않았으니, 무엇 때문입니까?"

 平原君至楚,與楚王言合從之利害,日出而言之,日中不決。毛遂按劍歷階而上,謂平原君曰:「從之利害,兩言而決耳!兩言,謂利與害也。從,子容翻。上,時掌翻。今日出而言,日中不決,何也?」

 

 초왕이 화가 나서 꾸짖어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내려가지 아니하는가! 나는 네 주군과 말하고 있는데, 너는 무엇하는 사람이냐?"

 모수는 칼을 어루만지면서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楚王怒叱曰:「胡不下!胡,何也。吾乃與而君言,而,猶汝也。汝何爲者也?」毛遂按劍而前曰:

 

 "지금 왕께서 저 모수를 꾸짖는 까닭은 초나라 사람들이 많이 있음으로 해서입니다. 열 걸음 안에서 왕께서는 초의 많은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왕의 목숨은 이 모수의 손에 걸려 있습니다. 나의 주군이 앞에 있는데 꾸짖다니 무슨 말입니까? 또 나 모수가 듣기로는 탕은 70리 땅을 가지고 천하에서 왕 노릇 하였고, 문왕은 백리의 땅을 가지고도 제후들을 신하로 삼았다고 하는데 어찌 그것이 사졸의 수가 많아서이겠습니까?

「王之所以叱遂者,以楚國之衆也。今十步之內,王不得恃楚國之衆也!王之命懸於遂手。吾君在前,叱者何也?且遂聞湯以七十里之地王天下,王,于況翻。文王以百里之壤而臣諸侯,豈其士卒衆多哉?

 

 진실로 그 형세에 근거하여 그의 위엄을 분발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초에는 땅이 사방으로 5천 리이고 창을 든 사람이 백만 명인데 이는 패왕 노릇을 할 밑천입니다. 초의 강함은 천하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誠能據其勢而奮其威也。今楚地方五千里,持戟百萬,此霸王之資也。以楚之強,天下弗能當。

 

 그런데도 백기라는 조그만 녀석이 불과 수만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초와 싸웠는데, 한 번 싸워서는 언·영을 빼앗기고, 두 번 싸워서는 이릉을 점령당하였습니다. 세 번 싸워서는 왕의 조상들을 욕보였으니 이는 백 세대까지 갈 원한이고, 우리 조조차 수치로 생각하는데 왕은 이를 미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합종이란 초를 위한 것이지 조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의 주군 앞에서 나를 꾸짖는 것은 어찌된 일입니까?" 

 白起,小豎子耳,率數萬之衆,興師以與楚戰,一戰而舉鄢、郢,再戰而燒夷陵,事見上卷三十七年。《史記正義》曰:鄢鄕故城,在襄州率道縣西南九里。安郢城,在荊州江陵縣東北七里。鄢,於幰翻。郢,以井翻。三戰而辱王之先人,謂焚夷楚之陵廟也。此百世之怨而趙之所羞,而王弗之惡焉。合從者爲楚,非爲趙也。吾君在前,叱者何也?」

 

 초왕은 말하였다.

 "어! 어! 진실로 선생의 말과 같으니, 삼가 우리의 사직을 받들어 좇도록 하겠소."

 모수가 말하였다.

 "합종은 결정되었습니까?"

 초왕이 말하였다.

 "결정되었소."

 楚王曰:「唯唯,惡,烏路翻。爲,于僞翻。唯,于癸翻。誠若先生之言,謹奉社稷以從。」從,如字。毛遂曰:「從定乎?」楚王曰:「定矣。」

 

 모수가 초왕 좌우의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닭과 개와 말의 피를 가져오시오."

 모수가 청동 접시를 받들어 무릎을 꿇고 이것을 초왕에게 올리며 말하였다.

 "왕께서는 삽혈②을 하여 합종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다음 사람은 군주이시고, 그 다음 사람은 저 모수입니다."

 毛遂謂楚王之左右曰:「取雞、狗、馬之血來!」索隱》曰:盟之所用牲,貴賤不同:天子用牛及馬;諸侯用犬及豭;大夫以下用雞。今此總言盟之用血,故云取雞、狗、馬之血來耳。索,山客翻。豭,居牙翻。毛遂奉銅盤而跪進之楚王曰:「王當歃血以定從;《索隱》曰:歃血,若《周禮》則用珠盤。奉,讀曰捧。歃,色洽翻,又所甲翻。從,子容翻。次者吾君,次者遂。」

 

 드디어 전각 위에서 합종을 확정하였다. 모수는 왼손으로 접시를 들고 오른손으로 19명을 불러서 말하였다.

 "공들은 서로 함께 당 아래에서 이 피를 마시시오. 공들은 그냥 따라왔지만 이른바 '다른 사람을 통하여 일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이오."

 평원군이 이미 합종을 확정하고 돌아와서 조에 도착하여 말하였다.

 "나 조승은 감히 천하의 선비들 관상을 볼 수 있다는 말을 안하겠다."

 드디어 모수를 상객으로 삼았다.

 遂定從於殿上。毛遂左手持盤血而右手招十九人曰:「公等相與歃此血於堂下!公等錄錄,所謂『因人成事』者也。」《說文》:錄錄,隨從之貌,音祿。《索隱》曰:音六。王劭曰:錄,借字耳。平原君已定從而歸,至於趙,曰:「勝不敢【章:十二行本「敢」下有「復」字;乙十一行本同;孔本同;張校同;退齋校同。】相天下士矣!」相,息亮翻。遂以毛遂爲上客。

 

①.校: 立軍之法; 一人曰獨,二人曰比,三人曰參;比參曰伍,五人爲列,列有頭;二列爲火,十人有長,立火子;五火爲隊,隊五十人,有頭;二隊爲官,官百人,立長;二官爲曲,曲二百人,立候;二曲爲部,部四百人,立司馬;二部爲校,校八百人,立尉;二校爲裨將,千六百人,立將軍;二裨將軍三千二百人,有將軍、副將軍。

②.〈盟之所用牲,貴賤不同:天子國王用牛及馬;諸侯用犬及豭;大夫以下用雞。今此總言盟之用血,故云取雞、狗、馬之血來耳。索,山客翻。豭,居牙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