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晉紀1 高祖 天福 元年》 (丙申, 936)
32.거란황제가 석경당에게 말하였다.
"내가 삼천리를 어려움을 당하는 곳에 왔으니 반드시 성공할 것이오. 그대의 그릇됨과 자태, 식견과 도량을 보니 진정 중원의 주인이오. 나는 그대를 세워서 중원의 천자로 삼고자 하오."
석경당이 사양한 것이 네 번을 헤아렸으나 장리들이 다시 오르기를 권고하자 마침내 이를 허락하였다.
32.契丹主謂石敬瑭曰:「吾三千里赴難,必有成功。觀汝氣貌識量,真中原之主也。吾欲立汝為天子。」敬瑭辭讓數四,將吏復勸進,乃許之。
거란황제는 책서를 작성하고 석경당을 명하여 대진황제로 삼고, 스스로 의관을 벗어 그에게 주고, 유림에다가 단을 쌓고서 이날에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契丹主作冊書,命敬瑭為大晉皇帝,自解衣冠授之,築壇於柳林。是日,即皇帝位。
유·계·영·막·탁·단·순·신·규·유·무·운·응·환·삭·울 16주를 잘라서 거란에 주고 이어서 매년 30만 필을 보내주기로 허락하였다.
割幽、薊、瀛、莫、涿、檀、順、新、媯、儒、武、雲、應、寰、朔、蔚十六州以與契丹,仍許歲輸帛三十萬匹。
기해일에 제서를 내려서 장흥 7년을 고쳐서 천복 원년으로 하고 크게 사면하였고, 칙명과 법제는 모두 명종의 옛 제도를 좇았다.
己亥,制改長興七年為天福元年,大赦;敕命法制,皆遵明宗之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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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균이 누차 표문을 올려 조연수에게 성덕절도사를 주라고 요구하며 말하였다.
"신은 지금 먼 곳에 정벌하러 왔는데 유주의 형세가 고립되어 조연수로 하여금 진주에 있게 하면 좌우에서 응접하기에 편리하게 하고자 합니다."
...中略...德鈞累表為延壽求成德節度使,曰:「臣今遠征,幽州勢孤,欲使延壽在鎮州,左右便於應接。」
당주가 말하였다.
"조연수가 바야흐로 적을 치려고 하는데 어찌 한가롭게 진주에 있겠는가? 적이 평정되기를 기다렸다가 마땅히 요청한 바와 같이 할 것이오."
조덕균이 이를 끊임없이 요구하자 당황제가 화가 나서 말하였다.
唐主曰:「延壽方擊賊,何暇往鎮州!俟賊平,當如所請。」德鈞求之不已,唐主怒曰:
"조씨 부자가 굳게 진주를 가지려고 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 진실로 호구를 물리칠 수 있다면 비록 내 지위를 대신 하려고 한다 해도 나 역시 마음으로 달게 받을 것이며, 만약 구적을 농락하여 임금을 위협한다면 다만 개와 토끼가 함께 죽을까 걱정일 뿐이오."
조덕균이 이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지 않았다.
「趙氏父子堅欲得鎮州,何意也?苟能卻胡寇,雖欲代吾位,吾亦甘心,若玩寇邀君,但恐犬兔俱斃耳。」德鈞聞之,不悅。
윤11원에 조연수는 거란황제가 내린 조서와 갑옷과 군마 그리고 활과 검을 바치고 거짓으로 조덕균이 사자를 파견하여 거란황제에게 편지를 주어 당을 위하여 우호관계를 맺고 군사를 이끌고 그 나라로 돌아가도록 유세하였다고 말하였는데, 그는 사실은 별도로 밀서를 써서 황금과 비단을 많이 가지고 거란황제에게 뇌물을 주고 말하였다.
閏月,趙延壽獻契丹主所賜詔及甲馬弓劍,詐雲德鈞遣使致書於契丹主,為唐結好,說令引兵歸國;其實別為密書,厚以金帛賂契丹主,云:
"만약 저를 세워서 황제로 삼고, 청컨데 즉시 현제의 군대를 가지고 남쪽으로 와서 낙양을 평정한다면 거란과 더불어 형제의 나라가 되도록 하겠으며, 이에 따라 석씨는 항상 하동을 진수하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거란황제는 스스로 깊이 적의 경계에 들어갔으나 진안도 아직 점령하지 못한데다 조덕균의 군사가 오히려 강하였고 범연광이 그의 동쪽에 있고 또 산 북쪽의 여러 주에서 그들이 돌아가는 길을 막을 것을 두려워하여 조덕균의 요청을 허락하였다.
「若立己為帝,請即以見兵南平洛陽,與契丹為兄弟之國;仍許石氏常鎮河東。」契丹主自以深入敵境,晉安未下,德鈞兵尚強,范延光在其東,又恐山北諸州邀其歸路,欲許德鈞之請。
대진황제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두려워서 급히 상유한으로 하여금 거란황제를 알현하고 그에게 유세하게 하였다.
"대국이 의로운 군사를 일으켜서 외롭고 위태로운 것을 구원하여 한 번 싸워서 당의 군사는 와해되어 물러나 한 개의 목책을 지키며 식량은 다 떨어지고 힘도 다하였습니다.
帝聞之,大懼,亟使桑維翰見契丹主,說之曰:「大國舉義兵以救孤危,一戰而唐兵瓦解,退守一柵,食盡力窮。
조덕균 부자는 충성스럽지도 못하고 신뢰도 없으면서 대국의 강성함을 두려워하며, 또 평소 두 마음을 기르고 군대를 누르며 변화를 관찰하고 있지만 죽음으로써 나라를 위해 죽는 사람이 아닌데 어찌 두려워할 만하다 하여 그들의 거짓말을 믿고 털끝만한 이익을 탐내며 변방에서 이룬 공로를 버릴 수 있단 말입니까?
趙北平父子不忠不信,畏大國之強,且素蓄異志,按兵觀變,非以死徇國之人,何足可畏,而信其誕亡之辭,貪豪末之利,棄垂成之功乎!
또 진으로 하여금 천하를 얻게 하였으니 장차 중국의 재물을 다하여 대국을 만들려고 하는데 어찌 이 작은 이익과 비교하려 하십니까?"
거란황제가 말하였다.
"그대는 쥐를 잡아본 적이 있소? 이를 방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때로 그의 손을 깨물어 상처를 내는데 하물며 대적이겠소?"
且使晉得天下,將竭中國之財以奉大國,豈此小利之比乎!」契丹主曰:「爾見捕鼠者乎,不備之,猶或嚙傷其手,況大敵乎!」
대답하였다.
"지금 대국이 이미 그의 목을 조이고 있는데 어찌 다른 사람을 물어뜯을 수 있겠습니까?"
거란황제가 말하였다.
"나는 이전의 맹약을 변경한 것이 아니고 다만 병가의 권모로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소."
對曰:「今大國已扼其喉,安能嚙人乎!」契丹主曰:「吾非有渝前約也,但兵家權謀不得不爾。」
대답하였다.
"대진황제께서는 신의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위급함을 구원하여서 사해의 사람들은 모두 눈과 귀를 한데 모으고 있는데, 어찌 그런 명령이 두세 번 내려져서 대의로 하여금 끝맺지 아니하게 하는 것입니까? 신은 생각하건데, 대진황제를 위하여서는 취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對曰:「皇帝以信義救人之急,四海之人俱屬耳目,奈何一旦二三其命,使大義不終!臣竊為皇帝不取也。」
장막 앞에서 무릎 꿇고 아침부터 저물 때까지 눈물을 흘리며 이를 다투었다. 거란황제가 마침내 이를 좇고 장막 앞에 있는 돌을 가리키며 조덕균의 사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미 석랑에게 허락하였으니, 이 돌이 문드러지면 고칠 수 있다."
跪於帳前,自旦至暮,涕泣爭之。契丹主乃從之,指帳前石謂德鈞使者曰:「我已許石郎,此石爛,可改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