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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 화재시

solpee 2018. 6. 17. 05:00

 

《戊申歲六月中遇火詩 陶淵明


『繁體』草廬寄窮巷,甘以辭華軒。正夏長風急,林室頓燒燔。 一宅無遺宇,舫舟蔭門前。迢迢新秋夕,亭亭月將圓。 果菜始復生,驚鳥尚未還。中宵佇遙念,一盼周九天。 總髮抱孤介,奄出四十年。形跡憑化往,靈府長獨閒。 貞剛自有質,玉石乃非堅。仰想東戶時,餘糧宿中田。 鼓腹無所思,朝起暮歸眠。既已不遇茲,且遂灌西園。

 

簡體草庐寄穷巷,甘以辞华轩。 正夏长风急,林室顿烧燔。 一宅无遗宇,舫舟荫门前。 迢迢新秋夕,亭亭月将圆。 果菜始复生,惊鸟尚未还。 中宵伫遥念,一盼周九天。 总发抱孤介,奄出四十年。 形迹凭化往,灵府长独闲。 贞刚自有质,玉石乃非坚。 仰想东户时,余粮宿中田。鼓腹无所思;朝起暮归眠。既已不遇兹,且遂灌我园。

 

草廬寄窮巷 초가지어 뒷골목에  붙이고서

甘以辭華軒 달갑게 화려한 집 사양하여 왔었다.

正夏長風急 한여름에 돌풍이 사납게 불어

林室頓燒燔 수풀 속의 집 단번에 불타올랐다.

一宅無遺宇 온집 방 한 칸 남지 않아

舫舟蔭門前 문앞의 배 안에서 이슬 피한다.

迢迢新秋月 길고 긴 초가을 저녁

亭亭月將圓 높디높이 솟은 달은 둥글어져 가는구나

果菜始復生 과일 채소는 이미 다시 돋아났고

驚鳥尙未還 놀란 새들은 아직도 안 돌아온다.

中宵竚遙念 한밤중에 우두커니 서서 아련히 생각하니

一盼周九天 어느듯 구중천을 돌아오네.

總髮抱孤介 머리 묶고서부터 고고한 절개 품고서

奄出四十年 어느새 40년이 넘어섰구나.

形迹憑化往 몸은 변화 따라 지나가지만

靈府長獨閒 마음은 언제나 유독히 한유하다.

貞剛自有質 곧고 굳음 본래 바탕 있어서

玉石乃非堅 옥이나 돌은 굳은 게 아닌 셈이라.

仰想東戶時 東戶氏 시절 우러러 생각하거니와

餘糧宿中田 그적엔 남은 양곡을 밭 가운데 남겨 두었고

鼓腹無所思 배 두드리며 생각하는 일이란 있지도 않았으며

朝起暮歸眠 아침에 일어나고 저물면 돌아가 자고는 했다.

旣已不遇玆 그러한 시절 만나지 못하였으니

且遂灌我園 잠시 내 밭에 물이나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