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賙窮卹匱(주궁휼궤) 궁한 사람을 구제하고 부족한 사람을 구휼하다.

solpee 2018. 2. 3. 17:07

《顔氏家訓 第8篇 勉學6

  夫所以讀書學問,本欲開心明目,利於行耳1)。未知養親者,欲其觀古人之先意承顏2),怡聲下氣3),不憚劬勞,以致甘嫩4),惕然慚懼5),起而行之6)也;未知事君者,欲其觀古人之守職無侵,見危授命7),不忘誠諫,以利社稷,惻然自念,思欲效之也;素驕奢者,欲其觀古人之恭儉節用,卑以自牧8),禮為教本,敬者身基,瞿然自失,斂容抑志也;素鄙吝者,欲其觀古人之貴義輕財,少私寡慾,忌盈惡滿9),賙窮卹匱10),赧然悔恥11),積而能散12)也;素暴悍者,欲其觀
古人之小心黜己,齒弊舌存13),含垢藏疾14),尊賢容眾15),苶然沮喪16),若不勝衣17)也;素怯懦者,欲其觀古人之達生委命18),彊毅正直,立言必信,求福不回19),勃然奮厲,不可恐懾也:歷茲以往,百行皆然。縱不能淳,去泰去甚20)。學之所知,施無不達。世人讀書者,但能言之,不能行之,忠孝無聞,仁義不足;加以斷一條訟,不必得其理;宰千戶縣,不必理其民;問其造屋,不必知楣橫而梲豎也;問其為田,不必知稷早而黍遲也;吟嘯談謔,諷詠辭賦,事既優閑
,材增迂誕21),軍國經綸,略無施用:故為武人俗吏所共嗤詆22),良由是乎.

 

1)利於行耳:《공자가어》〈六本〉편에 "충정 어린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실에는 이롭다.〔而利於行〕'"고 하였다.

2)先意承顔(선의승안):《예기》〈祭義〉에 "증자가 이르기를 '군자가 말하는 효란 먼저 부모의 심중을 살피고 그 뜻을 받들어〔先意承志〕부모를 도로써 깨우쳐드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하며,《晉書》〈孝友傳〉에 "유순한 기색으로 안색을 살피며 받들어〔柔色承顔〕, 편안히 즐거워하시게 한다."고 하였다.

3)怡聲下氣(이성하기):《예기》〈內則〉에 "부모께 과오가 있으면 '기운을 낮추고 온화한 기색에 유순한 목소리로〔下氣怡色柔聲〕'간언해드린다."고 하였다.

4)甘腝(감눈): 음식물이 달고 부드럽다.

5)惕然慚懼(척연참구):놀랍고 부끄러워 두렵다.

6)起而行之:《순자》〈성악〉편에 "그러므로 안자서 말하면 일어서서 실천할 수 있고 베풀어서 시행할 수가 있다.〔故坐而言之, 起而可設, 張而可施行.〕"라고 하였다.

7)見危授命(견위수명):《論語》〈子張〉편에 "선비는 위급한 때를 만나면 목숨을 바친다.〔士見危致命〕고 하였으며, 何晏(魏)의《集解》에 "공안국은 '목숨을 바친다.〔致命〕는 것은 제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8)卑以自牧(비이자목): 《주역》겸괘 초육효〈상전〉에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니 몸을 낮춤으로써 자신을 기른다.〔卑以自牧也〕라고 하였다.

9).忌盈惡滿(기영오만):《주역》겸괘의〈彖辭〉에 "하늘의 도리는 가득찬 것을 덜어내어 겸손한 것에 보태고, 땅의 도리는 가득 찬 것을 바꾸어 겸손한 데로 흐르게 하며,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쳐 겸손한 것에 복을 주고, 사람의 도리는 가득찬 이를 싫어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한다.(謙, 亨, 君子有終. 彖曰 謙亨 天道 下濟而光明 地道 卑而上行. 天道, 虧盈而益謙, 地道, 變盈而流謙, 鬼神, 害盈而福謙, 人道 惡盈而好謙, 謙 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象曰 地中有山 謙 君子 以, 裒多益寡 稱物平施.)"고 하였다.

10).賙窮卹匱(주궁휼궤): 궁한 사람을 구제하고 부족한 사람들을 구휼하다.

11).赧然悔恥(난연회치): 낯 부끄러워 뉘우치다.

12).積而能散(적이능산): 《예기》〈곡례 상〉에 나오는 글로 "재물을 모아 능히 유익한 일에 쓰다."라는 뜻이다.

13).齒弊舌存(치폐설존): 《설원》〈경신〉편에 나오는 말로 "강한 이는 없어져도 부드러운 혀는 살아 남는다" 즉 " 강한 것은 망하고 부드러운 것은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14).含垢藏疾(함구장질): '반드시 포용해야할 도리'라는 말로《춘추좌씨전》선공 15년에 "하천과 호수는 오수를 받아들이고, 산 속의 숲은 독충과 맹수를 감추며, 아름다운 옥은 티를 감추고 있으며, 나라의 주군은 치욕을 참고 있는 것이 하늘의 도리입니다.('川澤納汚 山藪藏疾 瑾瑜匿瑕 國君含垢 天之道也)"라고 하였다.

15).尊賢容眾(존현용중):《논어》〈자장〉편에 "군자는 현인을 존경하고, 범인을 포용하며, 잘하는 이를 장려하고, 잘하지 못하는 이를 긍휼히 여긴다."고 하였다.

16).苶然沮喪(날연저상):《장자》〈제물론〉에 "낙담하고 지친 채로 돌아갈 곳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17).若不勝衣(약불승의): 《예기》〈단궁 하〉에 "조문자는 몸가짐이 겸손하여 옷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하였다.〔如不勝衣〕"고 하였다.

18).達生委命(달생위명): 《장자》〈달생〉편에 나오는 말로 "세상 일에 연연해하지 않고 운명에 맡기다."라는 뜻이다.

19).求福不回(구복불회): 《시경》〈대아 한록〉편에 "화목하고 온화한 군자는, 복록을 구하되 조상의 도리를 위배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20).去泰去甚(거태거심):《노자》29장에 나오는 말로 " 큰 흠은 버리고, 심한 과오는 버린다." 즉 적당한  데서 멈추어 과분하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21).迂誕(우탄):《사기》〈봉선서〉에 "신의 일을 얘기하였으므로 일이 황당하여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하였다.

22)嗤詆(치저): 비웃고 욕하다.

 

 무릇 책을 읽고 학문을 하는 이유는 본디 마음을 열어주고 눈을 밝혀주어 실천궁행하기에 이롭게 하고자 해서이다.

 미처 부모를 봉양할 줄 모르던 이라도 옛사람들이 부모의 심중을 미리 살펴 그 뜻을 받들고 온화한 목소리로 숨을 낮추며 수고로움을 꺼리지 않고 신선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갖다드리는 모양을 보게 된다면, 두렵고 부끄러워져서 그도 일어나 그렇게 행하고자 할 것이다.

 미처 군왕을 섬길 줄을 몰랏던 이라도 옛사람들이 직분을 지켜 월권함이 없되 위급함을 만나면 목숨을 바치고 충정어린 간언을 잊지 않아 국가 사직을 이롭게 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마음 아프게 반성하고 그들을 본받고 싶어질 것이다.

 평소에 교만하고 사치스러운 이라도 옛사람들이 검소하게 절약하면서 몸을 낮추어 자신을 기르고, 예의를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으며 공경을 몸의 바탕으로 삼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소스라쳐 놀라 넋을 잃고서 낯빛을 거두고 방자히 굴려던 뜻을 억제할 것이다.

 평소에 비루하고 인색하던 이라도 옛사람들이 의로움을 귀하게 여겨 재물을 가벼이 하며, 사사로운 것을 적게 하고 욕심을 없애며, 차고 넘치는 것을 꺼리고 미워하며 궁한 이를 구제하고 부족한 이를 구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낯부끄러워 뉘우치면서 재물이 모이면 베풀 수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사나운 이라도 옛사람이 조심하고 자신을 낮추며, 강한 것은 망하고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는 이치를 터득하며, 관대하게 남의 결점을 감사주며, 현자를 존경하고 범인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낙담하고 풀이 죽어 옷의 무게도 이기지 못할  듯이 할 것이다.

 평소에 겁이 많고 나약한 이라도 예사람들이 세상일에 연연해하지 않고 운명에 맡기며, 강건하고 정직하며, 말을 하면 반드시 미더우며, 복록을 구하되 조상의 도를 위배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불끈 떨치고 일어나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여섯 가지 이외에 온갖 품행이 다 그러하다. 설령 온전히 그대로 할 수는 없더라도 큰 흠은 버리고 심한 과오는 피한다면, 배워서 아는 것을 시행함에 통하지 않을 데가 없을 것이다. 세상의 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저 말만 할 줄 알 뿐 이를 실천궁행하지를 않으니, 충효로도 이름이 나지 못하고 그의 인의 또한 넉넉해지지 않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송사를 하나 판결하여도 그 조리를 반드시 얻는 것은  아니고, 천호의 작은 현을 맡고서도 그곳의 백성들을 반드시 다스리는 것은 아니며, 그에게 집짓기를 몰어도 도리는 가로로 놓이고 동자기둥은 세로로 놓인다는 것을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며, 밭농사 일을 물어도 피는 이르게 되고 기장은 더디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다. 노래 부르고 농담하고 사부를 음송하는 등, 한가로운 일이나 일삼고 재주는 더욱 허황되니, 군사든 국가든 대사를 경륜하며 책략을 지은들 시행할 곳이 없다. 그러므로 병사며 관원들에게조차 똑같이 비웃음을 사고 욕을 먹는 것은 참으로 이에 말미암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