悶雨
-서거정(徐居正, 1420~1488)
自春無雨夏相仍 / 봄부터 시작된 가뭄 여름까지 이어지니
女魃憑凌爾可憎 / 기승부리는 가뭄 귀신 네가 참 밉구나.
天地爲爐烘似火 / 천지는 화로가 되어 불처럼 이글거리고
田原無髮禿如僧 / 들판엔 초목이 말라 중머리처럼 민둥하네.
螽蝗得勢能爲患 / 메뚜기 떼가 극성이라 걱정스러운데
蜥蜴疎才不足憑 / 도마뱀도 신통치 않아 의지할 수가 없네.
安得銀潢雙手挽 / 어찌하면 두 손으로 은하수를 끌어다가
人間萬里洗炎蒸 / 세상천지 찌는 더위 시원하게 씻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