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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30일 오전 07:57

solpee 2014. 12. 30. 07:58

鴻爪 [hóngzhǎo]

자취를 알 길이 없거나 경로가 불확실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기러기 발자국. 지나간 흔적鴻爪

 

 

 

 

 

 

'설니홍조'의 성어를 만들어낸 북송 최고 문인 소동파의 사당.
그의 부친 소순, 동생 소철을 함께 기리는 '三蘇祠'다. 쓰촨 청두에 있다.


시간이 또 하나의 길목을 지났다. 음력으로 우리가 맞이하는 설이 곧 닥치고, 이제는 西曆으로 2014년을 넘겨 2015년을 맞았다. 물 흐르듯 지나가는 게 시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시간이 갈마드는 길목에 들어서면 왠지 우울하면서도 설렌다.

 국어사전에도 이 鴻爪라는 단어가 올라 있다. ‘기러기가 눈밭이나 진흙 위에 남긴 발자국으로 풀이하는 말이다. 좀 더 풀자면 그렇게 덧없이 찍혀 있는 발자국처럼 곧 스러져 없어질 기억이나 흔적을 뜻한다. 바로 人生 모습이 그렇다고 해서 사전에 올린 단어다.

 삶이 궁극에는 虛無하고 無常하다는 점은 제 覺醒의 힘을 지니고 삶을 살아본 靑壯年 이상의 사람이면 다 눈치 챌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기러기가 남긴 발자국에서 인생의 허무함만을 느낀다면 어딘가 조금은 개운치 않다.

 

그 단어를 만든 주인공은 北宋의 최고 문인 蘇軾 (소동파)이다. 그가 동생 蘇轍과 함께 수 년 전 과거를 보러 나선 길에 머물렀던 절을 다시 지나치다가 동생을 그리워하며 적은 에 등장한다.

 인생이 여기저기 떠도는 것 무엇 같을까? 응당 기러기가 눈 밟는 것 같겠지/ 눈 위에 우연히 발톱 자국 나겠지만, 기러기 날아가면 동쪽 서쪽 따지겠는가?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중국시가선>, 지영재 편역, 을유문화사)

 

예서 나온 성어가 雪泥鴻爪. 눈 쌓인 진흙탕 위에 어지러이 찍혀 있는 기러기의 발자국, 그리고 그들이 날아간 뒤에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 마치 시간의 흐름에 따라 消失忘却으로 향하는 인생을 이야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시의 마지막은 이렇게 맺어진다. “지난날 험한 산골길 아직 기억하는가? 길 멀어 사람 지치고 당나귀 울었었지(往日崎嶇還記否, 路長人困蹇驢嘶).”(상동)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게 인생이지만, 그래도 그의 눈과 귀에 들어온 것은 길을 나선 사람과 당나귀의 긴 울음소리. 시인은 궁극적인 메시지를 여기에 담았다고 보인다. 세월의 무상함을 견디면서 꿋꿋이 일어나 길을 나서려는 사람의 毅然함이다.

 

그래서 雪泥鴻爪라는 성어를 무상과 허무로 풀면 50, 그럼에도 꿋꿋이 길을 나서는 사람의 의지로 정확하게 풀면 100점이다. 다가온 새 해, 인생의 답안지에 모두 滿點 그으시기 바란다.

 

커다란 새, 고니를 가리키기도 하는 이라는 글자에 을 붙이면 鴻福. 커다란 복을 지칭하는 洪福과 동의어다. 꿋꿋하게 나서는 새해의 인생길에 커다란 복까지 함께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지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모두 그런 새해 맞으시기를 축원한다.

 

<한자 풀이>

(기러기 홍, 원기 홍): 기러기, 큰기러기. 큰물, 홍수. 元氣. 의 하나. 크다. 넓다.

성하다, 번성하다. 굳세다, 강하다. 같다, 같게 하다.

 

(손톱 조): 손톱. 갈퀴. 긁다, 할퀴다. (손톱, 발톱을)자르다. 움켜잡다. 돕고 지키다.

 

(진흙 니, 진흙 이, 물들일 녈, 물들일 열): 진흙, 더러운 흙. 진창. 수렁. 벌레 이름.

야드르르한 모양. 윤기 도는 모양. 이슬에 젖은 모양. 약하다. 칠하다, 바르다.

 

(절뚝발이 건): 절뚝발이. 다리를 저는 당나귀. 노둔한 말. 괘 이름. 굼뜨다. 걷다. 머무르다.

고생하다.

 

<중국어&성어>

雪泥鸿()xuě ní hóng zhǎo: 본문 참조.

 

白云苍()bái yún cāng gǒu: 하늘에 뜬 흰 구름(白雲)이 갑자기 회백색의 개(蒼狗)의 모습으로 바뀌는 일. 앞의 진흙 위의 기러기 발자국과 같은 뜻. 無常한 자연의 현상, 사람의 세상 등을 가리키는 성어.

 

()化无()biàn huà wú cháng: 늘 바뀌어서 고정적인 모습에 머물지 않는 일, 또는 현상.

 

 

似 / 인생 이르는 곳마다 무엇과 같을꼬?

泥 / 날아가는 기러기 눈밭을 밟아,

爪 / 그 위에 우연히 발자국을 남긴 것과 같아,

東西 / 기러기 날아가고 눈 녹아 버리면

어찌 동서를 헤아릴 수 있으리.

 

< >


지난 일 봄 눈밭 위의 기러기 발자국처럼 사라지고,

뜬 이름은 푸른 바다의 큰 칼자국같이 흔적도 없네.

 

< >

 

**  

기러기가 눈이 녹은 진창 위에 남긴 발톱 자국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 가서 그 자국이 지워지고, 또 기러기가 날아간 을 알 수 없다는 데서 ()이 남지 않거나 간 곳을 모른다는 말.

의 덧 없음이나 한 옛 을 이르는 말

 

**
: 하다. 주다.
: 누구인지 미상. 공자의 제자 의 이름이 이기는 함.
: 날아다니는 기러기.
: 눈으로 뒤범벅이 된 진 땅. (눈 위의 기러기 발톱 자국. 눈이 녹으면 발자국 흔적이 없어져 버리듯 인생의 자취도 이와 같이 흔적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임).
1)
: 어찌 다시.
西 : 동쪽과 서쪽. ‘흔적’의 뜻임.

**
인생이란 무엇인가?

봄철 눈 위에 새겨진 기러기 발자국 같은 것이라

눈이 녹으면 그 발자국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

사람도 죽어지면 이렇게 자취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물론 역사상 유명한 인물은 영원히 그 이름과 행적이 전해져 내려오기는 하지만,

그 행적이 그 인물의 모든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로 영원성을 설정하나

그 영원함이란 인생의 극히 적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에도 “

(석 자 흙 속에 돌아가지 않아 살아 있어도 백년 동안 몸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흙 속에 돌아가 죽었어도 그 무덤이 백년 동안 보전되기 어렵네.)” 했으니, 인생은 ‘살아 백년, 죽어 백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구 살아가서야 되겠는가,

뜻있는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다가 죽는 게 온당하리라.

 

開弓没有回頭箭,改革關頭勇者勝-習近平

 

 오준 주유엔 대사의  연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북한 인권 상황이 최초로 정식 의제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말미에 오준 주유엔 대사의 차분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냥 아무나(anybodies)가 아닙니다. 우리 국민 수백만명의 가족이 북한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이제는 헤어짐의 고통을 냉엄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겨우 수백km 거리에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한)유엔 북한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며 가슴이 찢어지고,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같은 비극을 겪은 듯 눈물 흘립니다. 안보리를 떠나며, 우리는 북한에 있는 무고한 형제자매들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북한 인권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부디 훗날 우리가 오늘을 되돌아볼 때 북한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는 그들을 위해 말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pQEy9IBehfA&feature=player_embedded

불과
3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연설이었지만, 회의장은 숙연해졌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 대사가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울림은 회의장 밖으로도 퍼졌다. 연설 내용이 보도되자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끈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연설 동영상(https://www.youtube.com/embed/pQEy9IBehfA)을

공유하며 북한 주민들의 아픔에 무심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