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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聲賦

solpee 2014. 6. 18. 05:48

가을 소리에 대하여 (秋聲賦)

 

구양수 (歐陽脩)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고 있는데 (歐陽子方夜讀書)
서남쪽으로부터 어떤 소리가 들려 (聞有聲自西南來者)
섬뜩 놀라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고 말하였다 (悚然而聽之曰)
“이상도 하구나! (異哉)”
처음에는 빗소리에 바람 소리 같더니 (初淅瀝以蕭颯)
느닷없이 물결이 솟구쳐 올라 부딪치는 소리 같다가 (忽奔騰而澎湃)
마치 파도가 밤중에 놀라고 비바람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듯하고 (如波濤夜警風雨驟至)
그것이 물건에 부딪쳐 쨍그렁거리며 쇠붙이가 울리는 듯하며(其觸於物也??錚錚 金鐵皆鳴)
마치 적지에 다다른 병사들이 재갈을 물고 내달리듯 (又如赴敵之兵 銜枚疾走)
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不聞號令)
다만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것 같도다 (但聞人馬之行聲)
내가 동자에게 물었다 (予謂童子)
“이것이 무슨 소리냐? 네가 나가서 살펴보거라 (此何聲也 汝出視之)”
동자가 말하였다 (童子曰)
“별과 달은 환히 빛나고 (星月皎潔)
은하수는 하늘에 걸렸는데 (明河在天)
사방에 사람 소리는 없고 (四無人聲)
소리는 나뭇가지 사이에서 납니다 (聲在樹間)”
나는 말하였다 (予曰)

“아아! 슬프도다 ! (噫?悲哉)
이것이 가을의 소리구나 (此秋聲也)”

 

秋声赋
欧阳子方夜读书,闻有声自西南来者悚然而听之,曰:“异哉!”初淅沥以萧飒,忽奔腾而砰湃;如波涛夜惊,风雨骤至。其触于物也,鏦鏦铮铮,金铁皆鸣;又如赴敌之兵,衔枚疾走,不闻号令,但闻人马之行声。余谓童子:“此何声也?汝出视之。”童子曰:“星月皎洁,明河在天,四无人声,声在树间。”
予曰:“噫嘻悲哉!此秋声也。胡为而来哉?盖夫秋之为状也,其色惨淡,烟霏云敛;其容清明,天高日晶;其气栗冽,砭人肌骨;其意萧条,山川寂寥。故其为声也,凄凄切切,呼号愤发。丰草绿缛lǜ rù 而争茂,佳木葱茏而可悦。草拂之而色变,木遭之而叶脱。其所以摧败零落者,乃其一气之余烈。
夫秋,刑官也,于时为阴;又兵象也,于行用金。是谓天地之义气,常以肃杀而为心。天之于物,春生秋实,故其在乐也,商声主西方之音,夷则为七月之律。商,伤也,物既老而悲伤;夷,戮也,物过盛而当杀。“
“嗟夫!草木无情,有时飘零。人为动物,惟物之灵。百忧感其心,万事劳其形,有动于中,必摇其精。而况思其力之所不及,忧其智之所不能,宜其渥然丹者为槁木,黟然黑者为星星。奈何以非金石之质,欲与草木而争荣?念谁为之戕贼,亦何恨乎秋声!”
童子莫对,垂头而睡。但闻四壁虫声唧唧,如助余之叹息

字词注释

1.欧阳子:作者自称。
2.方:正在。
3.悚(sǒng)然:惊惧的样子。
4.初淅沥以萧飒:起初是淅淅沥沥的细雨带着萧飒的风声。淅沥,形容轻微的声音如风声、雨声、落叶声等。以,表并列,而。萧飒,形容风吹树木的声音。
5.砰湃:同“澎湃”,波涛汹涌的声音。
6.鏦鏦(cōng)铮铮:金属相击的声音。
7.衔枚:古时行军或袭击敌军时,让士兵衔枚以防出声。枚,形似竹筷,衔于口中,两端有带,系于脖上。
8.明河:天河。
9.秋之为状:秋天所表现出来的意气容貌。状,情状,指下文所说的“其色”、“其容”、“其气”、“其意”。
10.惨淡:黯然无色。
11.烟霏:烟气浓重。霏,飞散。
12.云敛:云雾密聚。敛,收,聚。
13.日晶:日光明亮。晶,明亮。
14.栗冽:寒冷。
15.(biān):古代用来治病的石针,这里引用为刺的意思。
16.绿缛:碧绿繁茂。
17.一气:指构成天地万物的混然之气。天地万物的变化都是“一气”运行的结果。
18.余烈:余威。
19.刑官:执掌刑狱的官。《周礼》把官职与天、地、春、夏、秋、冬相配,称为六官。秋天肃杀万物,所以司寇为秋官,执掌刑法,称刑官。
20.有时:有固定时限。
21.渥:红润的脸色。
22.黟(yī)然:形容黑的样子。
23.星星:鬓发花白的样子。
24.奈何:为何。
25.非金石之质:指人体不能像金石那样长久。
26.戕(qiang)贼:残害。

 

안중식, <성재수간>, 종이에 연한 색, 24×36cm, 개인

 

 

늦가을의 쓸쓸함을 탄식하다 ‘추성부(秋聲賦)’라는 절작(絶作)을 만든 시인은 구양수(歐陽脩·1007~1072)다. 그는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이자 문인으로 지난번에 감상한 ‘매미 울음 소리에 붙이는 글(鳴蟬賦)’을 지은 사람이다. 안중식(安中植·1861~1919)의 ‘성재수간(聲在樹間)’은 바로 이 아이의 대답을 화제로 그렸다.

지금 아이는 마당에 서서 이 밤중에 행여 누가 찾아오지는 않았을까 확인하는 중이다. 사립문 곁을 봐도 하늘의 별과 달과 은하수를 봐도 소리의 정체는 찾을 수 없다.

안중식은 그림 제목을 눈에 띄지 않게 마루 벽면에 슬쩍 써 넣음으로써, 찾을 수는 없는데 계속해서 들리는 소리를 암시하고 있다. 아이는 수수께끼 같은 소리를 찾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사방을 둘러본다. 원인을 찾지 못한 아이의 옷자락이 바람에 심하게 휘날린다.

졸던 아이를 깨워 밖으로 내보낸 구양수는 방문에 그림자로만 비쳐졌다. 가느다란 선으로 분명하게 그린 아이와, 연한 먹이 번지듯 흐릿하게 그려진 구양수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아이는 일이 끝나면 방에 들어가 곤한 잠을 자겠지만 소리의 정체가 궁금하여 책을 읽을 수 없는 선비는 그 실체가 확인될 때까지 뒤척일 것이다.
   

 

김홍도(金弘道,1745년~1806년?)

 

추성부도(秋聲賦圖) 1805년

 

 

 

화면 우상(右上)에 유인(遊印)으로 부정형백문인(不定形白文印)‘일집초경반부서’라는 도서가 있고 그 아래 또 백문장방인(白文長方印)‘쟁산□□ □□□□’라는 도서를 찍었다. 나중의 것은 이인문(李寅文)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에 보이는 것과 같은 것임이 주목된다.

화폭 말미에 구양수(歐陽脩:1007~1072)의 <추성부(秋聲賦)>전문이 적혀 있다.  

 

秋夜<鄭澈> / 추야. 정철

 

蕭蕭落葉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蕭蕭落葉聲(소소낙엽성)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 잎소리

성글은 빗소리로 착각하고서

아이 불러 문밖에 나가 보랬더니

달이 시냇가 나뭇가지 남녘에 걸렸다 하네

 

蕭蕭(소소) [의성] 새가 울거나 바람이 불 때 나는 소리.  蕭 쓸쓸할 소.

疎雨 가랑비. 掛 걸 괘.

微雲過河漢疎雨滴梧桐 

옅은 구름은 은하수(銀河水)를 지나고, 가랑비는 오동나무를 적시도다. -추구-

 

* 鄭澈

 정철(1536~1593) 조선(朝鮮)의 정치가(政治家), 문신(文臣), 시인(詩人). 호는 송강(松江) 시호(諡號)는 文淸(문청)

그는 정치가로서보다는 시인으로서 문명을 떨쳤으니 당대 歌辭文學(가사 문학)의 대가로서 時調(시조)의 尹善道(윤선도)와 더불어 한국 詩歌史上(시가 사상) 쌍벽을 이룬다.

思美人曲(사미인곡), 續美人曲(속미인곡), 星山別曲(성산별곡) 등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

저서(著書)에 [松江集(송강집)], [松江歌辭(송강가사)], [松江別追錄遺詞(송강별추록유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