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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己口吻

solpee 2014. 1. 25. 18:05

 

오늘은 陽 甲午年 (陰 癸巳年,桓紀9211,神紀5911,檀紀4347,西紀 2014) 陰 乙丑月(十二月大) 25일 丙申日 土曜日 大寒(24:51)節 中候 征鳥厲疾[정조려질: 새매가 제철을 만나 높고 날새게 날다.]候 이자 蘭花風이 붑니다.

 

日出은 07:41, 日入은 17:48, 月出은 01:35, 月入은 12:21 입니다. 오늘 낮은 10시간6분 28초입니다.

              청대(淸代) 화가 왕소(王素)의 <설야방대도(雪夜訪戴圖)> 선면(扇面)

 

 

山中雪夜(산속 눈 내리는 밤)


李齊賢(이제현)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종이 이불에 한기 돌고, 불등은 어두운데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부명종)사미승은 한 밤 내내 종을 울리지 않았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응당 자던 손님 일찍 나간 것을 꾸짖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암자 앞 눈에 눌린 소나무 보려했을 뿐이네.

 

☞.곳곳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눈소식을 듣자 왕희지의 다섯째 아들인 왕휘지(王徽之)의

   눈에 대한 유명한 고사가 생각난다. 휘지가 산음(山陰)에 거주할 때,

   밤에 눈이 내리자 갑자기 친구인 대규(戴逵 ; 동진의 문인화가)가 생각났다.

   당시 대규(戴逵)는 섬계(剡溪)땅에 살고 있어서, 한밤중에 작은 배를 타고 밤새도록 갔다가,

   문전에 이르기 직전에 배를 돌려 돌아왔다. 사람들이 왜 돌아왔느냐고 묻자,

   “흥이 일어나 갔다가, 흥이 다하자 돌아온 것일뿐(乘興而行,興盡而反),

   반드시 안도(安道 ; 대규(戴逵)의 字)를 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라고 말했다.

 

 [근당의고전] 自己口吻 (자기구문)
입과 입술을 통해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잠시 진실을 감추고 남을 속이는 것이 자기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차츰 주변으로부터 신뢰가 무너져 나중에는 자멸의 길을 가게 된다.

茶山(다산)은 세상에 속일게 하나 있는데(唯有一物可欺), 그것은 입이라고 하였다(卽自己口吻). 입이란 인간의 욕망을 집어넣은 문이다. 입에 맞는 것만 먹고 싶어 하고 입이 당기는 것만 먹으면 결국 육체는 병들게 된다는 것을 모르고 계속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거칠고 맛없는 음식을 먹더라도 입에는 진수성찬이 들어가는 것처럼 속이고 물을 마시면서도 달디 단 꿀물이라고 속일 수 있다면 입을 통한 인간의 욕망을 자제할 수가 있으리라는 다산의 가르침이다.

채근담에는 입맛에 맞는 음식은 전부 창자를 녹이고 뼈를 썩히는 독약이니(爽口之味皆爛腸腐骨之藥), 반쯤 먹어야 재앙이 없고(五分便無殃), 마음에 유쾌한 일은 전부 몸을 망치고 덕을 해치는 매개물이니(快心之事悉敗身喪德之媒), 반쯤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五分便無悔)라고 하였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근당의고전] 順遇安分 (순우안분)

지금의 내 직분에는 편안한 마음을 가져라

 

조선시대 학자 奇遵(기준)이라는 분은 여름 날 널리 쓰이는 부채를 소재로 세상인심의 변덕스러움을 재치 있는 글로 표현했다. 날씨가 더워서 나를 아끼고 좋아해 준다고 어찌 기뻐할 수 있으랴(炎而用何喜), 날씨가 추워지면 나를 버리는데 버려진다고 어찌 슬퍼하며 성낼 수 있으랴(凉而捨何怒), 내게 다가오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마음을 평안하게 하리라(順所遇安厥分).

예나 지금이나 인간 세상 다를 바 없다. 필요할 때는 그것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 안달하며 수선떨다가 필요치 않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내던지고 마는 세상의 모습들을 炎凉世態(염량세태)라 말하기도 한다. 중국 역사뿐 아니라 한국 역사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척박스러운지를 잘 보여 주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아마 인류의 종말이 있기까지는 그럴 것이다. 요즘도 정가에서는 심심찮게 K씨, I씨 등이 회자되고 있고, 기업 속에서는 헤아릴 수 없는 숫자의 인재들이 조마조마하지 않는다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나. 옳지 않은 일을 하거나 아부 떨며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사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