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현법수덕(懸法垂德)

solpee 2013. 8. 7. 05:35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庚申月(七月小)  초하루일 乙巳 水曜日  立秋(7.01.17:20)節 初候 凉風至(양풍지: 서늘한 바람이 이르름)候입니다. 日出은 05:41, 日入은 19:34, 月出은 05:54, 月入은 19:25 입니다. 낮의 길이 13시간 53분 33초.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七月의 月份,別稱,異稱

 

相月상월, 肇秋조추, 夷則이칙, 孟秋맹추, 上秋상추, 初秋초추, 新秋신추, 瓜月과월, 蘭月난월, 七夕月칠석월, 冷月냉월, 桐月동월, 蟬月선월, 申月신월, 凉月양월, 流秋유추, 流火유화, 棗月조월, 處暑처서, 槐秋괴추, 老炎노염, 晩烈만열, 殘炎잔염, 新凉신량, 微凉미량, 梧秋오추, 三陰삼음 
【7월7일】七夕칠석,星節성절.

【7월15일】中元중원,百種백중,百衆백중,亡魂日망혼일.

 

현법수덕(懸法垂德)

‘법을 공포해 만민이 알게 하되 덕을 베풀어야 한다’.

하늘과 땅의 법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질서다. 우주 삼라만상이 억겁을 두고 궤도를 따라 운행하는 이치다. 한 치 오차도 없다. 그럼 인간사회의 법도는 무엇일까. 이 또한 질서다. 질서를 위해선 법이 요청된다. 그렇다고 법만 있어선 질서 유지가 되지 않는다. 스스로 질서를 따르게 하는 덕성이 요청된다.

법과 도덕은 다 필요한 것이다. 법이 없다면 힘센 자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사회로 전락하고, 사랑과 덕이 없이 법치의 칼만 휘둘러선 원성만 더 커질 따름이다. 그래서 ‘서경’은 법의 엄정성과 덕치의 병행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황제가 덕으로 금한 것을 백성들은 모두 두려워하며 삼갔다. 또 덕으로 백성들의 생활을 자유스럽게 만드니 백성들의 모습이 환해졌다(德威惟畏 德明惟明).”

‘관자’도 “법을 공포해 만민이 알게 하되 덕을 베풀어야 한다(懸法垂德)”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권 신장과 경제 활성화를 돕는 기본정신이 전제된 법과 제도는 인간사회를 윤택하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 서로 신뢰하는 공동체가 가능하다. 이런 사회라면 시시콜콜한 일까지 규제하는 법은 사족이 된다. 상식과 합리가 통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신이 팽배한 사회, 곧 무질서가 횡행하는 사회는 매사 법으로만 해결하려 하기에 법이 넘쳐나게 마련이다. 춘추시대 ‘좌전(左傳)’에 “나라가 망하려고 하면 법과 제도가 많아진다(國將亡必多制)”고 한다.

그렇다. 법이 인간의 자유와 창의를 틀어막아서는 안 된다. 법은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개개인의 잠재 역량을 꽃피우며, 창조적 사회통합을 북돋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규제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법은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법의 고귀함이다. 하지만 법이 인간 삶을 옭아매는 퇴행적 기능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은 고루 비추는 햇살처럼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되는 게 옳다.

몽환포영(夢幻泡影)

 

남공철(南公轍·1760~1840)의 '진락선생묘지명(眞樂先生墓誌銘)'은 처사 남유두(南有斗)의 일생을 기록한 글이다. 그는 평생 곤궁했지만 자족의 삶을 살았다. 쌀독이 비었다고 처자식이 푸념하면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젊어서는 시로 이름이 높았다. 나이 들자 시도 짓지 않으면서 "나는 말을 잊고자 한다"고 했다. 경전에 침잠해 침식을 잊었고, 시무책을 지으면 경륜이 높았다. 대제학 조관빈(趙觀彬)과 정승 유척기(兪拓基)가 그를 천거해 벼슬을 내리려 해도 듣지 않았다. 정승 유언호(兪彦鎬)가 당대의 급선무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 "독서를 더 하고 나서 물으시오"였다.

그는 자신의 허리띠에 '의롭지 못하면서 부귀한 것은 내게는 뜬구름 같다(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는 공자의 말씀을 적어두고 후배들에게 읊어주곤 했다. 병이 위중해 세상을 뜨는 순간에도 낮은 목소리로 이 말을 되뇌다가 세상을 떴다. 남공철은 그에게 진락선생(眞樂先生)이란 시호를 사사로이 올렸다.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끝부분에 '사여게(四如偈)'란 것이 있다.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몽환이요 거품 그림자. 이슬 같고 번개 같나니, 이리 봐야 마땅하리(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꿈은 깨면 그만이다. 환(幻)은 분명히 있었는데 잡으려면 없다. 거품은 잠깐만에 스러지고, 그림자는 해에 따라 있다 없다 한다. 이슬은 금세 마르고 번개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재물이니 권세니 하는 것들이 저 몽환포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유위와 작위의 길을 버려 자연을 따라 무위의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다.

세 번씩이나 뇌물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까지 되고도 할 말 많은 표정의 전직 국세청장, 나랏일 한다며 제 잇속 챙기기 바빴던 원전 비리 당사자들, 교회 돈을 제 주머니 돈 쓰듯 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종교 지도자 집안. 그들이 꼭 쥐고 절대 놓지 않으려 한 것은 뜬구름이다. 꿈이요 허깨비며 거품이요 그림자일 뿐이다. 깨달음은 항상 한 걸음 늦게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