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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지필(董狐之筆)

solpee 2012. 12. 14. 19:56

동호지필(董狐之筆)

‘동호지필(董狐之筆)’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보다 100년 쯤 전 인물인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사관인 동호(董狐)가 사실대로 직필함을 일컫는 말이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임금 영공(靈公)은 포악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정경(正卿) 조돈(趙盾)은 바른 정사를 펴도록 호소했는데, 오히려 왕의 미움을 사는 빌미가 됐다. 영공은 조돈을 죽이려고 했다. 조돈은 이웃나라로 망명길에 올랐다. 그 무렵 무도한 영공은 조천(趙穿)이라는 의기 있는 사나이의 손에 시해되고 말았다. 국경을 막 넘으려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조돈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급히 도성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사관(史官)인 동호(董狐)가 공식 기록에다 이렇게 적었다. ‘조돈, 군주를 죽게 하다.’

조돈의 항의에 동호는 이렇게 반박했다. “물론 직접 시해는 아니지만 대신으로서 직무를 하지 않았으니, 시해와 무엇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이 ‘선거 후 이득’을 염두에 두고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잖다. 곡필을 찬핵(鑽核)이라 한다. 열매의 씨를 뚫어서 죽인다는 뜻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식인의 곡필아세(曲筆阿世)는 시대정신을 죽이는 짓이다. 채근담에 이런 충고가 있다. “부귀를 탐내어 비단옷을 입고 기름진 고기를 먹는 사람 중에는 남에게 굽실거리며 종노릇하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袞衣玉食者 甘婢膝奴顔).”


정약용의 후학 조두순(趙斗淳)이 마포에서 지은 시 ‘풍악소리 서쪽 누각에 요란하게 울리는데, 소나기에 저녁바람 불자 가을처럼 시원하네. 옆집 고운 여인이 새로 배운 솜씨를 발휘하였기에, 평양냉면이 사람의 목구멍을 시원하게 하네(笙簫迭發鬧西樓 驟雨斜風颯似秋 賴有芳隣新手法 箕城冷麵沃人喉)’

激浊(濁)扬(揚)清 (jī zhuó yáng qīng) ;탁한 물을 흘려보내고 맑은 물을 끌어들이다. 악을 물리치고 선을 권장하다.

 

친구의 죽음 哭劉主簿(곡유주부)

                           원중거(元重擧·1719~1790)

 

人世一番花/인세일번화/인생은 한 번 피는 꽃
乾坤是大樹/건곤시대수/천지는 큰 나무다
乍開還乍零/사개환사령/잠깐 피었다가 도로 지나니
無寃亦無懼/무원역무구/억울할 것도 겁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