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槿堂體本(11/22) / 辛丑秊孟冬小雪節(11:34)初候虹藏不絹1日(陰10/18)甲戌.

solpee 2021. 11. 22. 11:19

槿堂體本(11/22)

☞. 我憐芙蓉淸.《芙蓉·張維

 人愛衆卉茂, 我憐芙蓉淸. 亭亭出深沼, 濯濯當回楹.

 사람들 화려한 꽃을 좋아하나, 나는 연꽃의 맑음을 좋아하노라. 우뚝하게 깊은 못 속에서 나와, 깨끗하여라, 당당히 난간을 둘렀구나.

 

 纖莖立更直, 危朶高不傾. 馨香匪外襲, 穠艷眞天成.

 가냘픈 줄기 곧추 서 있고, 뾰죽이 높은 가지 기울지도 않는구나. 그윽한 그 향기 속에서 이어지고, 농염한 자태가 자연스럽구나.

 

 後凋惜無華, 碧鮮徒自貞. 亮比君子德, 宜寄美人情.

 늦게 시드는 소나무 꽃이 없어 아쉽고, 대나무는 다만 스스로 곧기만 하지만. 참으로 이 연꽃은 군자와 같아서, 미인의 정 여기에 붙음이 마땅하도다.

 

☞. 不悟. 習草將迷, 假令 薄解草書, 粗傳隸法. 《書譜· 孫過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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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亭煙雨萬壑松. 足不起祥雲, 到此者带....几分仙气

☞. 子, 提孩巧相如. 少長聚嬉戱. 不殊同隊魚,

☞. 積財千萬不如明觴一經. 《太公家敎》

 積財千萬,不知明解一經; 良田千頃,不如薄藝隨身。/많은 재물을 쌓아두어도 경서 한 권을 이해하는 것만 못하고, 기름진 밭이 천경이라도 얕은 예술을 따르는 것만 못하다.

 積財千萬,不如薄伎在身. 伎之易習而可貴莫如讀書。《顔氏家訓· 顔之推》

 많은 재물을 쌓아두어도 작은 재주를 가지는 것만 못하고, 배우기 쉬우면서 귀하게 될 수 있는 것은 독서만 한 것이 없다.

☞. 若無閑思挂心頭, 便是人間好時節. 《無門關· 無門慧開禪師 悟道誦》

春有百花秋有月, 夏有涼風冬有雪. 若無閑事挂心頭, 便是人間好時節.

봄엔 백화 가을엔 달, 여름엔 량풍 겨울엔 눈. 한가로운 마음에 걸림이 없으니. 이게 바로 호시절이라.

☞. 草草新年蒙, 蕭蕭古驛軒.

☞. 一壺濁酒喜相逢. 《臨江仙· 三國志開場詞· 廿一史弹词· 楊愼

 滾滾長江東逝水 浪花淘盡英雄 是非成敗轉頭空 靑山依舊在 幾度夕陽紅 白髮漁翁江渚上 慣看秋月春風 一壺濁酒喜相逢 古今多少事 都付笑談中.

 넘실넘실 장강은 동쪽으로 꺾이고, 영웅은 물보라에 모조리 씻겨가네. 시비와 성패도 돌아보면 헛것인데 푸르른 산은 옛날처럼 그대로인데 몇 번이나 저녁놀 발갛게 물들었나? 백발로 강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며 가을 달 봄바람을 보고 또 보았네. 한 병 탁주로 즐겁게 만나서 고금 여러 일 웃으며 이야기한다.

☞. 花好月圓, 人長不老, 孫賢子孝, 世濟今明.

☞. 甘雨和風歲其樂康.

 

※.[최영미의 어떤 시] [46] 겨울 파리[寒蠅]

 

겨울 파리 벽 위에 딱 붙어

날개 접고 마른 송장 되었네

소란만 일으켜 미움받아

앵앵대고 성가셔도 못 잡았던

찬바람에 다 죽었나 했더니

따뜻한 방에서 다시 날아올라

더 이상 살아나지 말라며

가시나무 손에 쥐고 혼쭐 냈지

더위엔 호기롭고 장하더니만

찬 서리에 풀 죽어 설설 긴다네

단청 기둥에 점 하나 되고

흰 벽 위 까만 사마귀 점 되어

쓸모없는 얇은 날개로

모퉁이에 천한 흔적 하나 남겼거늘

때 얻었다 방자하지 마라

권세 다한 뒤 그 누구를 원망하랴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최명자 옮김)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오언절구 한시. 2행에서 날개를 접고 벽에 붙은 파리를 마른 송장이라 하더니 마지막 행에서는 세력이 다한 권신에 비유해 일침을 날렸다. 수미상관하고, 진부한 구석이 없고 묘사가 치밀하고 적확하다. 오백 년 전 그때는 가시나무로 파리를 잡았구나! 고것 참 편리하겠다. 살충제처럼 독한 성분이 없어 친환경적이며 돈도 안 들고…. 그 한 몸 겨우 뉠 소나무 오두막에 살면서도 김시습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생육신 김시습의 시에 배어있는 어떤 정서, 불우한 지식인의 환멸과 체념의 몸짓이 때로 지겨웠는데 ‘겨울 파리’는 신선했다. 날 웃게 만든 사람을 어떻게 미워하나.

10행에 “풀 죽어 설설 긴다네”의 원문은 “不自由”다. 찬 서리에 자유롭지 못하다를 쓰면서 시인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시의 서정적 자아에 대해 생긴 의문: “소란만 일으켜 미움받아 앵앵대고 성가셔도 못 잡았던” 그는 누구일까? 시인 자신이 투영되어 있지 않나.

 

寒蠅 [겨울 파리] (시 원문)

寒蠅倚壁上 戢趐作枯殭 變亂人多嫉 喧煩臂莫攘

風寒如殄瘁 室暖又飛翔 勿復重蘇活 深呵止棘章

溽暑多豪壯 淸霜不自由 畫梁加剩點 粉壁受黥疣

薄趐容無地 寒蹤貼一隅 得時須勿恣 勢盡欲誰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