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宵衣旰食: 밤중에 옷 입고 해 질 때에 밥먹다./芒種節末候反舌無聲 (陰5/6)甲午

solpee 2021. 6. 14. 17:41

《唐紀54 憲宗 元和 7》〈壬辰, 812年〉

 

 ③. 3월 28일에 황상이 연영전에 오르자, 이길보가 말하였다.

 "천하가 태평해졌으니 폐하께서는 의당 즐기셔야 합니다."

  ③. 三月,丙戌,上御延英殿,李吉甫言︰「天下已太平,陛下宜爲樂。」〈樂,音洛;下同。〉

 

이강이 말하였다.

 "한의 문제 때에 무기는 나무였고 칼날이 없었고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였는데, 가의는 오히려 쌓아놓은 땔나무 아래에 불을 두었다고 여겨서 편안하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지금 법령으로 통제할 수 없는 곳은하남과 하북의 50여 주입니다. 견융이 누린내를 풍기면서 涇(감수성 경천현)· 隴(섬서성 농현)에 가까이 접근하니 봉화가 자주 놀램을 알리는데, 이에 더하여수재와 한해가 때때로 일어나서 창고가 비어 있으니,  이것이 바로 폐하께서 宵衣旰食(소의간식: 힘써 일함)할 때이지, 어찌 이를 태평성대라고 여기고 갑자기 즐길 수 있습니까?"

 李絳曰︰「漢文帝時兵木無刃,家給人足,賈誼猶以爲厝火積薪之下,不可謂安。〈見十四卷漢文帝六年。〉今法令所不能制者,河南、北五十餘州;犬戎腥羶,近接涇、隴,烽火屢驚;〈《唐六典》︰烽候所置,大率三十里。若有山岡隔絕,須逐便安置,得相望見,不必要限三十里。其逼邊境者,築城而置之,每烽置帥副各一人。其放烽有一炬、兩炬、三炬、四炬,隨賊多少爲差。〉加之水旱時作,倉廩空虛,此正陛下宵衣旰食之時,豈得謂之太平,遽爲樂哉!」〈旰,古按翻。〉

 

 황상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경의 말이 바로 짐의 생각과 합치하오."

 물러나자,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길보는 오로지 기쁘게 하며 아부하려 하는데, 이강과 같은 사람이 진정한 재상이다!"

 上欣然曰︰「卿言正合朕意。」退,謂左右曰︰「吉甫專爲悅媚;如李絳,眞宰相也!」

 

 황상은 일찍이 재상에게 물었다.

 "정원 연간에 정사가 잘 다스려지지 않은 것이 어찌하여 마침내 이런 상황에 이르렀는가?"

 이길보가 대답하였다.

 "덕종은 스스로 성스런 지혜를 가졌다고 생각하여 재상을 믿지 않고 다른 사람을 믿었는데, 이것이 간신으로 하여금 틈을 타서 위엄과 복록을 희롱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정사가 잘 다스려지지 않은 것은 대부분 이러한 연고입니다."

 上嘗問宰相︰「貞元中政事不理,何乃至此?」李吉甫對曰︰「德宗自任聖智,不信宰相而信他人,是使姦臣得乘間弄威福。〈間,古莧翻。〉政事不理,職此故也。」

 

 황상이 말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반드시 덕종의 과실은 아니오. 짐은 어려서 덕종의 좌우에 있었으며 일에 득실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당시의 재상도 역시 두 번 세 번 상주하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복록 받을 것을 마음에 품고 편안한 것을 훔쳤으니, 오늘날 허물을 어찌 오로지 덕종에게 돌릴 수 있겠소! 경들은 의당 이것을 경계로 삼아야 하고, 일에는 옳고 그른 것이 있으니 응당 힘써 진술하기를 그치지 않아야 하며, 잠이, 견책하고 화를 내는 것이 두려워서 황급히 중지하지 마시오."

 上曰︰「然此亦未必皆德宗之過。朕幼在德宗左右,見事有得失,當時宰相亦未有再三執奏者,皆懷祿偷安,今日豈得專歸咎於德宗邪!卿輩宜用此爲戒,事有非是,當力陳不已,勿畏朕譴怒而遽止也。」

 

 이길보가 일찍이 말하였다.

 "신하는 응당 나약하여 강하게 간언해서는 안되니, 주군이 기뻐하고 신하가 편안하도록 만들면 역시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강이 말하였다.

 "신하는 응당 범안하여 고뇌하며 입을 열어서 득실을 가리켜 설명해야 하니 만약에 주군을 악에 빠뜨리면 어찌 충성이 될 수 있겠습니까?"

 황상이 말하였다.

 "이강의 말이 옳소!"

 李吉甫嘗言︰「人臣不當強諫,〈《左傳》︰宮之奇之爲人也,懦而不能強諫。陸德明《音義》曰︰強,其良翻,又其兩翻。〉使君悅臣安,不亦美乎!」李絳曰︰「人臣當犯顏苦口,指陳得失,若陷君於惡,豈得爲忠!」上曰︰「絳言是也。」

 

 이길보는 중서성에 이르러 누워서 일을 살피지 않고 길게 탄식할 뿐이었다. 이강이 혹 오래도록 간하지 않으면, 황상은 번번이 그를 나무라며 말하였다.

 "어찌 짐이 용납하여 받아들이지 못한단 말인가? 장차 간할 만한 일이 없단 말인가?"

 吉甫至中書,臥不視事,長吁而已。李絳或久不諫,上輒詰之曰︰「豈朕不能容受邪,將無事可諫也?」

 

 이길보가 또 일찍이 황상에게 말하였다.

 "상과 벌은 주군의 두 가지 칼자루이며, 한쪽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폐하께서 천조한 이래로은덕을 내린 것은 깊었는데, 위엄과 형벌을 아직 떨치지 않아 안팎ㅆ이 나태해졌으니 청컨대 엄하게 그것을 떨치십시오."

 황상은 이강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어떻소?"

 대답하였다.

 "제왕 된 사람의 정치는 덕을 숭상하고 형벌을 받들지 않는 것이니, 어찌하여 成王· 康王· 文帝· 景帝를 버리고 진 시황 부자를 본받을 수 있겠습니까?"

 황상이 말하였다.

 "그렇소."

 李吉甫又嘗言於上曰︰「賞罰,人主之二柄,不可偏廢。陛下踐阼以來,惠澤深矣;而威刑未振,中外懈惰,〈懈,古隘翻,怠也。〉願加嚴以振之。」上顧李絳曰︰「何如?」對曰︰「王者之政,尚德不尚刑,豈可捨成、康、文、景而效秦始皇父子乎!」上曰︰「然。」

 

 열흘 남짓 후에 우적이 들어가 마주하고서 역시 황상에게 준엄한 형벌을 권하였다. 또 며칠 후에 황상이 재상에게 말하였다.

 "우적은 큰 간신이다. 짐에게 준엄한 형벌을 권하였는데 경은 그 뜻을 아는가?"

 모두 대답하였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後旬餘,于頔入對,亦勸上峻刑。又數日,上謂宰相曰︰「于頔大是姦臣,勸朕峻刑,卿知其意乎?」皆對曰︰「不知也。」

 

 황상이 말하였다.

 "이것은 짐으로 하여금 인심을 잃도록 만들려고 하는 것일 뿐이오."

 이길보는 안색을 잃었고, 물러나서도 머리를 숙이고 말하거나 웃지 않으며 하루를 마쳤다.

 上曰︰「此欲使朕失人心耳。」吉甫失色,退而抑首不言笑竟日。〈上以于頔峻刑之言爲姦,故吉甫愧前之失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