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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종의 잘못을 지적한 陸贄/小滿節末候麥秋至 1日(음4/20)己卯

solpee 2021. 5. 30. 14:48

《唐紀45 德宗 建中 4》〈癸亥, 783年〉

 

 

 ⑨. 황상이 육지에게 지금에 맞는 절실한 업무를 물었다. 육지는 지난번에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상하의 마음이 통하지 않앗던 것 때문이엇다고 생각하여 황상에게 아랫사람을 만나고 간하는 말을 좇도록 권하였고 마침네 소문을 올렸는데, 그 대략이다.

 ⑨. 上問陸贄以當今切務。贄以曏日致亂,由上下之情不通,勸上接下從諫,乃上疏,〈上,時掌翻。疏,所據翻。〉其略曰︰

 

 신은 지금에 있어서 스급한 업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데 있으며, 만약 여러 사람의 마음이 매우 원하는 것이면 폐하께서 먼저 그것을 시행하시고 아주 싫어하는 것은 폐하께서 먼저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臣謂當今急務,在於審察羣情,若羣情之所甚欲者,陛下先行之,所甚惡者,陛下先去之。〈此卽孟子「所欲與之聚之,所惡勿施」之意。惡,烏路翻;下同。去,羌呂翻。〉

 

 원하고 싫어하는 것을 천하의 사람들과 더불어 같이하였는데 천하가 귀부하지 않은 일은 예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직 없었습니다. 무릇 어지러운 것을 다스리는 본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잇는데 하물며 변고가 있고 동요하는 때를 당하여 위태롭고 의심하는 것과 향할 것이냐 등을 돌릴 것이냐 하는 때에는 사람들이 귀부하면 세워지고 사람들이 떠나가면 기울어지니, 폐하께선, 어찌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서 그들이 원하고 싫어하는 것과 똑같이 하여 억조로 하여금 돌아오도록 만들어서 나라와 집안을 편안하게 하지 않으십니까! 이것은 진실로 지금에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欲惡與天下同而天下不歸者,自古及今,未之有也。夫理亂之本,繫於人心,〈夫,音扶。〉況乎當變故動搖之時,在危疑向背之際,〈背,蒲妹翻。〉人之所歸則植,〈植,立也。〉人之所去則傾,陛下安可不審察羣情,同其欲惡,使億兆歸趣,以靖邦家乎!〈趣,嚮也。〉此誠當今之所急也。」

 

 또 말하였다.

 "근래에 무리들이 논의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자못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못 생각해 보았는데, 사방에서 곧 안팎의 뜻이 어그러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백성은 또 주군과 신하 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것을 걱정합니다. 군국의 뜻이 조정에 전달되지 않고 조정의 정성이 헌폐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又曰︰「頃者竊聞輿議,〈輿,衆也。〉頗究羣情,四方則患於中外意乖,百辟又患於君臣道隔。郡國之志不達於朝廷,朝廷之誠不升於軒陛。

 

 황상의 은덕이 아래로 퍼지는 길이 빠져있고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황상께서 듣는 길이 막혀있으니, 실제적인 일이 반드시 알려지지 않고 일을 안다 하여도 반드시 사실대로가 아니며, 위아래가 그 사이에서 막히고 진실과 거짓이 그 사이에서 섞여서 쌓인 원망이 떠들썩하고 끓어오르는 비난이 자자하니, 의심하여 막히는 것을 없애려고 하나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上澤闕於下布,下情壅於上聞,實事不必知,知事不必實,上下否隔於其際,眞僞雜糅於其間,〈朝,直遙翻。否,皮鄙翻。糅,女救翻。〉聚怨囂囂,騰謗籍籍,欲無疑阻,其可得乎!」

 

 또 말하였다.

 "천하 사람들의 지혜를 합쳐서 총명한 사람을 돕고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좇아서 교령을 시행하면 주군과 신하가 뜻을 함께 하는 것이니 어찌 좇지 않는 일이 있겠습니까!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귀부하니 누가 함께 혼란을 일으키겠습니까?"

 又曰︰「總天下之智以助聰明,順天下之心以施敎令,則君臣同志,何有不從!遠邇歸心,孰與爲亂!」

 

 또 말하였다.

 "생각하는 속에 어리석은 것이 있으나 정도에 가깝고, 일 가운데 요점을 가졌다고 하나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상소문이 올라간 지 여흘이었으나 황상은 시행하는 바가 없고 또 나무라며 묻지도 않았다. 육지가 또 상소하였는데, 그 대략이다.

 又曰︰「慮有愚而近道,〈近,其靳翻。〉事有要而似迂。」

疏奏旬日,上無所施行,亦不詰問。〈詰,去吉翻。〉贄又上疏,〈上疏,音並同前。〉其略曰︰

 

 "신이 듣건대 나라를 세우는 근본은 많은 사람을 얻는데 있으며, 많은 사람을 얻는 요체는 인정을 보는데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중니는 인정이라는 것은 성왕의 밭이라고 말하였는데, 리도가 나오는 곳을 말한 것입니다."

 「臣聞立國之本,在乎得衆,得衆之要,在乎見情。〈言洞見人情也。〉故仲尼以謂人情者聖王之田,〈《記‧禮運》以爲仲尼之言。〉言理道所生也。」〈理道,猶言治道也。唐人避高宗諱,率以治爲理。〉

 

 또 말하였다.

 "《周易》에 건괘가 아래에 있고 곤괘가 위에 있는 것을 태괘라고 하고, 곤괘가 아래에 있고 건괘가 위에 있는 것을 비괘라고 하였으며, 위에서 덜어내어 아래에 더해주는 것을 익괘라 하였고, 아래에서 덜어내서 위에 더해주는 것을 손괘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하늘이 아래에 있고 땅이 위에 있으면 위치에서는 어긋난 것인데 반대로 그것을 태괘라고 한 것은 상하가 교류하기 때문입니다.

 주군이 위에 있고 신하가 아래에 머무르면 의리에서는 순종하는 것이나 도리어 그것을 비괘라고 한 것은 위아래가 교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자기를 단속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여유 있게 하면 사람들은 반드시 기뻐하면서 위를 받들게 되니 어찌 그것을 익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위에서 다른 사람을 멸시하면서 자기에게 느슨하게 하면 사람들은 반드시 원망하연서 위에 배반할 것이니 어찌 그것을 손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又曰︰「《易》,乾下坤上曰泰,坤下乾上曰否,損上益下曰益,損下益上曰損。夫天在下而地處上,於位乖矣,而各謂之泰者,上下交故也。君在上而臣處下,〈否,皮鄙翻;下同。夫,音扶。處,昌呂翻。〉於義順矣,而反謂之否者,上下不交故也。上約己而裕於人,人必說而奉上矣,〈說,讀曰悅。〉豈不謂之益乎!上蔑人而肆諸己,人必怨而叛上矣,豈不謂之損乎!」〈陸贄此言,深究否、泰、損、益之義,誠足以箴砭德宗之失。〉

 

 또 말하였다.

 "배는 君道이고 물은 곧 인정입니다. 배가 물길을 따르면 뜨고 거스르면 가라앉는데, 주군이 인정을 얻으면 곧건해지고 잃으면 위태로워집니다. 이리하여서 옛날에 성왕은 사람들의 위에 있지만 반드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좇으려고 하였고, 감히 천하 사람들을 가지고서 그의 욕심을 좇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又曰︰「舟卽君道,水卽人情。舟順水之道乃浮,違則沒;君得人之情乃固,失則危。是以古先聖王之居人上也,必以其欲從天下之心,而不敢以天下之人從其欲。」〈祖《左傳》臧文仲所謂「以欲從人則可,以人從欲鮮濟」之語之意。〉

 

 또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세속적 풍습이 통치를 방해하는 것에 화가 나니 몸소 평탄하게 깎아내시고 밝으신 위엄을 가지고서 비추어보시며 엄한 법을 가지고서 다스리고 절단하였으나 유폐가 스스로 오래되었는데 항구적으로 하려는 생각이 너무 깊었습니다. 먼 곳에 있는 사람은 놀라고 의심하면서 명령을 거역하고 죽는 곳에서 도망하려는 재앙이 생겼으며,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두려워 떨면서 구차하게 수용하며 죄를 피하려는 모습이 생겨났습니다.

 又曰︰「陛下憤習俗以妨理,〈理,治也。言德宗憤強藩之跋扈,習以成俗,有妨爲治。〉任削平而在躬,以明威照臨,以嚴法制斷,〈斷,丁亂翻。〉流弊自久,浚恆太深。〈《易‧恆》之初六曰︰「浚恆貞,凶,無攸利。」《象》曰︰「浚恆之凶,始求深也。」王弼《註》曰︰始求深者,求深窮底,令物無餘蘊,漸以至此,人猶不堪,而況始求深者乎!以此爲恆,無所施而利也。〉遠者驚疑而阻命逃死之禍作,近者畏懾而偷容避罪之態生。〈懾,質涉翻。〉

 

 주군과 신하의 뜻이 어긋나고 상하의 마음이 떨어져서 주군은 잘 다스리려고 힘을 쓰나 아래에서는 죽고 일족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방어하고, 신하가 장차 충성을 바치려고 하는데 또 위에서는 속일까 걱정하니, 그러므로 슬기와 정성이 여러 사람들에게 퍼지지 않고 인심은 슬기롭고 총명한 곳에 이르지 않습니다.

 君臣意乖,上下情隔,君務致理,而下防誅夷,臣將納忠,又上慮欺誕,〈此數語,亦深中當時君臣之病。誕,妄也。〉故睿誠不布於羣物,物情不達於睿聰。

 

 신은 예전에 어사를 맡은 일이 있고, 조정에서 알현할 수 있도록 허락을 얻어 겨우 반년이 되었는데, 폐하께서는 깊고 높은 자리레 엄히 머무르면서 명령을 내리고 질문에 임한 적이 없어 여러 신하들은 등을 구부리고 종종걸음으로 물러났으며, 역시 일을 열거하여 아뢰어 펼치ㅏ지 않았습니다. 난간과 층계 사이에서 서로 깨우쳐주지 않으면서 우주처럼 넓고 넓은데 어찌 스스로 통하겠습니까! 비록 다시 관례젹으로 사신을 마주하면서 따로 재보를 끌어들였으나 이미 무리와 함께 하는 것과 다르고, 또 공적으로 하는 말과 다릅니다.

 臣於往年曾任御史,〈德宗初年,陸贄爲監察御史。〉獲奉朝謁,僅欲半年,〈朝,直遙翻。〉陛下嚴邃高居,未嘗降旨臨問,〈此可以見德宗初年臨朝氣象。〉羣臣跼蹐趨退,〈距,音局。蹐,音脊。〉亦不列事奏陳。軒陛之間,且未相諭,宇宙之廣,何由自通!雖復例對使臣,別延宰輔,〈復,扶又翻,又音如字。使,疏吏翻。例對使臣,謂功臣節度及諸軍使待制者,得隨例以次對也。別延宰輔,謂朝謁之外,別延之與議天下事也。復,扶又翻。〉旣殊師錫,〈《書‧堯典》︰師錫帝曰。孔安國《註》云︰師,衆也;錫,與也。〉且異公言。

 

 아직시행하지 않은 것은 기밀인 까닭에 논하지 말도록 훈계하였고, 이미 시행한 것은 또 일을 이루었으므로 간하지 않도록 말하니, 점점 구속과 장애를 만들고 움직였다 하면 시기와 미움을 받았고,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각기 마음을 감추고 말하기를 꺼리게 되었습니다.

 未行者則戒以樞密勿論,已行者又謂之遂事不諫,〈《論語》載孔子責宰我之言。〉漸生拘礙,動涉猜嫌,由是人各隱情,以言爲諱。

 

 변란이 곧 일어나게 되어서도 백성들이 똑같이 걱정하기에 이르렀으나 오직 폐하께서만 편안하게 알지 못하였고, 바야흐로 태평이 이르게 할 수 잇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폐하께서 오늘날 본 것을 가지고서 예전에 들은 것을 조사해보시면 누가 참되었고 누가 거짓이었으며 어느 것이 이득이 되었고 어느 것이 잃어버리게 된 것인지 즉, 일이 통하고 막힌 것이 다 자세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진심과 거짓이 다 알려질 것입니다."

 至於變亂將起,億兆同憂,獨陛下恬然不知,方謂太平可致。〈德宗致亂之事,誠如贄言。〉陛下以今日之所覩驗往時之所聞,孰眞孰虛,何得何失,則事之通塞備詳之矣!〈塞,悉則翻。〉人之情僞盡知之矣!」

 

 황상은 마침내 중사를 파견하여 그를 타이르며 말하였다.

 "짐의 본래 성격은 정성으로 미루어 나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역시 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곧 주군과 신하가 한 몸이라고 하여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였고, 정성을 미루어나감으로 말미암아 의심하지 않으니, 간사한 사람에게 팔리고 희롱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 불러온 우환과 해로움은 짐의 생각 역시 다른 것이 아니니 그 잘못은 오히려 정성을 미루어나간 데에 있었다. 또 간관은 일을 논하면서 신중하고 은밀하게 하는 일이 적었고 스스로 자랑하였으며 허물을 짐에게 돌려서 스스로 명성을 차지하려 하였다.

 上乃遣中使諭之曰︰「朕本性甚好推誠,〈好,呼到翻。〉亦能納諫。將謂君臣一體,全不隄防,緣推誠不疑,多被姦人賣弄。今所致患害,朕思亦無他,其失反在推誠。〈此德宗猜防之心,發於言而不能自掩者也。被,皮義翻。〉又,諫官論事,少能愼密,例自矜衒,〈少,詩沼翻。衒,音炫。〉歸過於朕以自取名。

 

 짐이 즉위한 이래로부터 상주하며 마주하고 일을 논한 사람이 매우 많았는데, 대개 모두 덩달아 같이 하는 것이었고, 도청도설하여서 시험을 삼아 질문을 해보면 갑자기 말이 막혓다. 만약 기이한 재주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짐이 어찌 발탁한 것을 애석하게 여기는 일이 있었겠는가! 짐이 이전부터 이미 내려온 것을 보니 일이 다만 이와 같았고 이것이 근래 사람을 차례대로 대면한 일이 많지 않은 까닭이며 역시 접견하고 의견을 받아들이기에 개을렀던 것은 아니다. 경은 마땅히 이 마음을 깊이 알아야 할 것이다."

 朕從卽位以來,見奏對論事者甚多,大抵皆是雷同,道聽塗說,〈孔子有言︰道聽而塗說,德之棄也。馬融《註》曰︰謂聞於道路,則傳而說之。〉試加質問,遽卽辭窮。若有奇才異能,在朕豈惜拔擢。朕見從前已來,事祗如此,所以近來不多取次對人,〈言次對人敷奏,緣此多不取用其言。或曰,取次,唐人語也。〉亦非倦於接納。卿宜深悉此意。」〈悉,詳也。〉

 

 육지는 주군이 아랫사람을 대할 때는 응당 정성과 믿음을 본체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간하는 사람이 비록 말투가 천박하여도 역시 응당 너그럽게 받아들여 언로를 열어야 하고, 만약 위엄으로 떨게 하고 말을 해서 꺾으면 신하가 어찌 감히 말하기를 다하겠는가 하여 마침내 다시 상소하였는데, 그 대략이다.

 贄以人君臨下,當以誠信爲本。諫者雖辭情鄙拙,亦當優容以開言路,若震之以威,折之以辯,則臣下何敢盡言,乃復上疏,〈折,之舌翻。復,扶又翻。上,時掌翻。疏,所據翻。〉其略曰︰

 

 "천자의 도리는 하늘과 더불어 방향을 같이하니, 하늘은 땅이 해로운 나무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서 땅이 만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없애지 아니하고, 천자는 때때로 소인이 있다고 하여 신하들의 말을 들어서 받아들이는 일을 없애지 않습니다."

 「天子之道,與天同方,天不以地有惡木而廢發生,天子不以時有小人而廢聽納。」

 

 또 말하였다.

 "오직 믿음과 정성은 잃어버리게 되면 보충할 길이 없습니다. 한 번 정성스럽지 않으면 마음을 보전하지 못하고 한 번 미덥지 않으면 말을 실행하지 못합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신바 정신과 믿음에서 실수하여서 재난이 만들어지도록 하였다는 것은 신이 가만히 보건대 그 말이 잘못입니다."

 又曰︰「唯信與誠,有失無補。〈言人君所爲,有失於誠信,則無補於治道。〉一不誠則心莫之保,一不信則言莫之行。陛下所謂失於誠信以致患害者,臣竊以斯言爲過矣。」

 

 또 말하였다.

 "지혜를 가지고서 부리면 사람들이 속이고, 의심을 가지고 보이면 사람들은 게을러집니다. 위에서 시행하면 아래에서는 이를 좇고 위에서 베풀면 아래에서는 그것에 보답합니다. 만약 진실로 자기에게서 달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하기를 바라면 무리는 반드시 게을리 하며 좇지 않습니다.

 又曰︰「馭之以智則人詐,示之以疑則人偷。上行之則下從之,上施之則下報之。〈施,式豉翻,或讀如字。〉若誠不盡於己而望盡於人,衆必怠而不從矣

 

 앞에서 정성스럽게 하지 않고 뒤에서 정성을 말하면 무리는 반드시 의심하면서 믿지 않습니다. 이것은 정성과 믿음의 도리는 잠시라도 몸에서 벗어나게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그것을 더욱 신중히 지키고 시행하시면 아마도 후회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아닐 것입니다."

 不誠於前而曰誠於後,衆必疑而不信矣。是知誠信之道,不可斯須而去身。願陛下愼守而行之有加,恐非所以爲悔者也!」〈因德宗之言,以爲失在推誠,故陸贄極言誠信之不可去身,以開廣上意。〉

 

 또 말하였다.

 "신이 듣건대 중훼는 성탕을 찬양하면서 그가 허물이 없는 것을 칭찬하지 않고 그가 허물을 고친 것을 칭찬하였으며, 윤길보가 주 선왕을 노래하고 읊조리면서 그가 모자란 것이 없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지 않고 그가 부족한 것을 고치는 것을 아름답게 여겼습니다. 이것은 곧 성현의 뜻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니 오직 허물을 고치는 것을 유능하다 하였지 잘못이 없는 것을 귀하다 하지 않았습니다.

 又曰︰臣聞仲虺贊揚成湯,不稱其無過而稱其改過;〈《書‧仲虺之誥》曰︰「惟王改過不吝。」虺,許偉翻。〉吉甫歌誦周宣,不美其無闕而美其補闕。〈《詩‧烝民》曰︰「袞職有闕,惟仲山甫補之。」尹吉甫所以美宣王之任賢使能也。〉是則聖賢之意較然著明,惟以改過爲能,不以無過爲貴

 

 대개 사람이 되어 행동을 하게 되면 반드시 허물과 부족함이 있는 것은 상지와 하우가 모두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허물을 고쳐서 선으로 옮기고 어리석은 사람은 허물을 부끄러워하면서 끝내 그른 일을 하는데, 선으로 옮기면 그 덕은 날로 새로워지고 끝내 그른 일을 하면 그 악은 더욱 쌓여집니다."

 蓋爲人之行己,必有過差,〈蓋爲,于僞翻。〉上智下愚,俱所不免。智者改過而遷善,愚者恥過而遂非;遷善則其德日新,遂非則其惡彌積。」

 

 또 말하였다.

 "간관이 주밀하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자랑한다 하고, 진실로 충성스럽고 중후하지 않다고 믿으나 그것은 성스런 은덕에 역시 훼손한 것이 없습니다. 폐하께서 만약 간쟁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어기지 않는다면 그것이 전달되어 마침 아름다운 명예를 더하기에 충분하지만, 폐하께서 만약 간하는 것을 어기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또 어찌 그것을  금하여 전달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又曰︰「諫官不密自矜,信非忠厚,其於聖德固亦無虧。陛下若納諫不違,則傳之適足增美;陛下若違諫不納,又安能禁之勿傳!」〈陸贄告君之言,可謂深切著明。〉

 

 또 말하였다.

 "사치스럽게 말을 해도 증험이 없으면 반드시 채용되지 않을 것이고, 질박한 말이라도 이치에 맞으면 반드시 어겨서는 안 됩니다. 말씨가 졸열하나 효력이 빠른 것은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니고 말이 달콤하면서 이익이 크다 하는 것은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모두 사실을 가지고서 살피고 결과를 가지고서 생각한 것이며, 그 용도는 다른 것이 아니고 오직 선이 있는 곳일 뿐입니다."

 又曰︰「侈言無驗不必用,〈德宗之信裴延齡,以侈言也。〉質言當理不必違。〈德宗之罷柳渾,以質言也。當,丁浪翻。〉辭拙而效速者不必愚,〈如蕭復之諫幸鳳翔是也。〉言甘而利重者不必智。〈趙贊、竇滂之苛征重斂是也。〉是皆考之以實,慮之以終,其用無他,唯善所在。」

 

 또 말하였다.

 "폐하께서 말씀하신바, '근래 상주하여 마주하고 일을 논한 사람은 모두 부화뇌동하며, 도청도설한 것'이라고 하셨는데, 신이 가만히 보건대, 많은 의견을 가지고서 인심을 보기에 충분하니 반드시 행해야 할 것이 있고 역시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어서 아마도 의당 한결같이 가볍게 업신여겨서 살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폐하께서 또 말씀하시기를, '시험 삼아 질문을 내리면 즉시 말이 막힌다.'라고 하셨는데, 신은 다만 폐하께서 비록 그 말을 궁색하게 하고 아직 그 이치를 궁구하지 않고, 그 일을 복종시킬 수 있었으니 그 마음을 복종시키지 못하였다고 생각합니다."

 又曰︰「陛下所謂『比見奏對論事皆是雷同道聽塗說者。』〈比,毗至翻。〉臣竊以衆多之議,足見人情,必有可行,亦有可畏,恐不宜一槪輕侮而莫之省納也。〈省,悉景翻,察也。〉陛下又謂『試加質問,卽便辭窮。』臣但以陛下雖窮其辭而未窮其理,能服其口而未服其心。」〈「但以」若依上文作「竊以」,又覺文從字順。〉

 

 또 말하였다.

 "아랫사람은 충성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윗사람은 잘 다스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랫사람은 매번 위사람이 잘 다스리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하고 윗사람은 매번 아랫사람이 충성하지 않는다고 괴로워합니다. 이와 같은 것은 왜이겠습니까? 두 마음이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又曰︰爲下者莫不願忠,爲上者莫不求理。然而下每苦上之不理,上每苦下之不忠。若是者何?兩情不通故也。

 

 아랫사람의 마음이 윗사람에게 전달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윗사람의 마음이 아랫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그러나 아랫사람은 항상 윗사람에게 전달되기 어려운 것을 괴로워하고, 윗사람은 항상 아랫사람에게 알려지기 어려운 것을 힘들어합니다. 이와같은 것은 왜이겠습니가? 아홉 가지 폐단이 없어지지 아니하였기 때문입니다.

 下之情莫不願達於上,上之情莫不求知於下,然而下恆苦上之難達,上恆苦下之難知。〈恆,戶登翻。〉若是者何?九弊不去故也。

 

 이른바 아홉 가지 폐단이라는 것은 윗사람에게 여섯 가지가 있고, 아랫 사람에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남을 이기기 좋아하고, 허물이 잇다는 말을 듣기를 부끄러워하며, 말재주를 피우고, 총명하다는 말에 현혹되면, 위엄을 가지려고 힘을 쓰고, 방자하고 강퍅한 것으로, 이 여섯 가지는 주군과 윗사람의 폐단입니다. 아첨하는 것과 돌아보며 바라는 것 그리고 두려워하는 것 이 세 가지는 신하의 폐단입니다.

 所謂九弊者,上有其六而下有其三︰好勝人,〈好,呼到翻;下同。〉恥聞過,聘辯給,眩聰明,厲威嚴,恣強愎,〈愎,符逼翻,很也。〉此六者,君上之弊也;諂諛,顧望,畏愞,〈愞,奴亂翻。〉此三者,臣下之弊也。

 

  위사람이 이기기를 좋아하면 반드시 아첨하는 말을 달게 여기게 되며, 윗사람이 잘못하였다는 말을 부끄러워하면 반드시 직간을 꺼리게 되니, 이와 같이하면 아랫사람 가운데 아첨하는 사람은 지시를 따르나 충성스럽고 알찬 말은 보고되지 않습니다.

 上好勝必甘於佞辭,上恥過必忌於直諫,如是則下之諂諛者順指而忠實之語不聞矣

 

 윗사람이 말재주를 피우면 반드시 초설을 하여 말로 다른 사람을 꺾으며, 윗사람이 총명하다는 말에 현혹되면 반드시 억지로 헤아리고 거짓으로 다른 사람을 걱정하도록 만드니, 이와 같이 하면 아랫사람 가운데 돌아보면 바라는 사람은 스스로 편리하게 여기고 절마한 말을 다하지 않습니다.

 上騁辯必勦說而折人以言,〈勦,初交翻,又初敎翻。此所謂勦說者,人言未竟,勦絕其說而伸己之說也。折,之舌翻。〉上眩明必臆度而虞人以詐,〈度,徒洛翻。以胸臆之見料度人。〉如是則下之顧望者自便而切磨之辭不盡矣。

 

 윗사람이 위엄을 보이려고 힘을 쓰면 반드시 마음을 낮추어서 사물을 만날 수 없고, 윗사람이 방자하고 괴팍하면 반드시 허물을 끌어당겨서 규제를 받을 수 없으니, 이와 같이 하면 아랫사람 가운데 두려워하는 사람은 죄짓는 일을 피하려고 인정과 도리를 다하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上厲威必不能降情以接物,上恣愎必不能引咎以受規,如是則下之畏愞者避辜而情理之說不申矣。

 

 무릇 구역이 광대하고 살아있는 영혼이 많지만 궁궐이 겹겹이고 깊고 높고 낮은 신분의 격차로 여헌(黎獻: 많은 현명한 사람)에서부터 올라가서 지극히 존귀하신 분의 광경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온 백성을 뛰어 넘어도 한 사람이 없습니다. 본 사람 중에서도 마주하며 있엇던 사람은 또 천만명 가운데 한 명도 안 됩니다. 요행히 마주할 수 있었던 사람은 오히려 아홉 가지의 폐단이 그 사이에 있어서 위아래의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夫以區域之廣大,生靈之衆多,宮闕之重深,〈夫,音扶。重,直龍翻。〉高卑之限隔,自黎獻而上,獲覩至尊之光景者,踰億兆而無一焉;〈黎獻,衆賢也。〉就獲覩之中得接言議者,又千萬不一;幸而得接者,猶有九弊居其間,則上下之情所通鮮矣。〈鮮,息淺翻。〉

 

 윗사람의 마음이 아랫사람에게  통하지 않으면 사람이 미혹되고, 아랫사람의 마음이 윗사람에게 통하지 않으면 주군이 의심하고, 의심하면 그들의 정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혹되면 그 명령을 좇지 않으며, 정성스러웠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패역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명령하였으나 추종하는 것이 보이지 않으면 형벌을 그에게 덧붙여 내리니, 아래에서는 거스르고 위에서는 형벌을 내리는데 무너지지 않을 것을 어찌 기대하겠습니까? 이것은 혼란을 많게 하고 잘 다스려지는 것이 적도록 만드는 것인데,  옛날부터 그러하였습니다."

 上情不通於下則人惑,下情不通於上則君疑;疑則不納其誠,惑則不從其令;誠而不見納則應之以悖,令而不見從則加之以刑;下悖上刑,不敗何待!〈悖,蒲內翻,又蒲沒翻。〉是使亂多理少,從古以然。」〈少,始紹翻。或謂「從古以然」,當作「從古而然」。今觀文意,陸宣公所謂從古至今亂多治少者,正以下悖上刑故也。以之與而,辭義相去遠矣。〉

 

 또 말하였다.

 "옛날에 조무는 말을 더듬었으나 진의 현명한 신하가 되었고,  강후는 질박하고 느리고 둔하였으나 한의 원보가 되었습니다. 그런 즉 말주변이 있는 사람은 하는 일을 혹 믿을 것이 아니고, 말이 서투른 사람은 다스리는데 혹 막히지 않습니다. 사람을 알기 어려운 것은 요· 순도 어렵게 여겼던 것인데, 어찌 한 번 대답하고 한 번 나무란 것을 가지고서 그 능력을 다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을 가지고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면 진실로 대부분 알맹이를 잃을 것이고, 이것을 가지고서 천하의 사인을 가볍게 여기면 반드시 인재를 잃게 됩니다."

 又曰︰「昔趙武吶吶而爲晉賢臣,〈晉趙文子名武,其言吶吶然如不出其口,爲晉正卿,晉國以強,諸侯不叛。吶吶,舒小貌,音如悅翻,又奴劣翻。〉絳侯木訥而爲漢元輔,〈絳侯事見《漢文帝紀》。程氏曰︰木者,質樸;訥者,遲鈍。〉然則口給者事或非信,辭屈者理或未窮。人之難知,堯、舜所病,〈《書》︰皋陶曰︰在知人,在安民。禹曰︰吁!惟帝其難之。〉胡可以一詶一詰而謂盡其能哉!〈詰,去吉翻。〉以此察天下之情,固多失實,以此輕天下之士,必有遺才。」〈德宗所以成段平仲之名者正如此。〉

 

 또 말하였다.

 "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였다는 것이고, 간하는 사람이 직언을 하였다면 내가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 간하는 사람이 미친 듯 속인다면 내가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고, 간한 것이 새나가면 내가 좇을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주군과 간하는 사람이 바꾸어서 서로 이익이 되는 길입니다.

 又曰︰「諫者多,表我之能好;諫者直,示我之能容;諫者之狂誣,明我之能恕;諫者之漏泄,彰我之能從;〈極言納諫之美以誘掖其君。好,呼到翻。〉是〈【章︰十二行本「是」上有「有一于斯,皆爲盛德」八字;乙十一行本同;張校同;退齋校同。】〉則人君與諫者交相益之道也。

 

 간하는 사람이 작위와 상을 받는 이익을 갖게 되면 주군 역시 다스려서 편안해지는 이익을 갖게 되며,  간하는 사람이 주군을 대체할 정책을 바쳤다는 이름을 얻게 되면 주군 역시 잘 받아들였다는 명성을 얻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간하는 사람은 합당한 것을 놓치는 일이 있으나 주군은 아름답지 않다는 일이 없으니 오직 정직한 말에 절실하지 않으면 천하 사람들이 보고하지 않을까 두려워할 뿐이니, 이와 같이 하면 간언을 받아들이는 덕망이 빛납니다."

 황상은 자못 그 말을 채용하였다.

 諫者有爵賞之利,君亦有理安之利;諫者得獻替之名,君亦得采納之名。然猶諫者有失中而君無不美,唯恐讜言之有不切,天下之不聞,如此則納諫之德光矣。」〈讜,音黨。〉上頗采用其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