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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災眚在我,禳之何益!/재앙과 허물이 내게 있다면 양제를 지낸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solpee 2019. 8. 8. 05:28

 

《齊紀1 武帝 永明元年 (癸亥, 483

 

 

 8.유사가 천문이 제자리를 잃었다 하여 양제를 지내자고 청하였다. 제무제가 말하였다.

 "하늘에 응한다는 것은 실제적인 것으로 하는 것이지 기도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극기하며 잘 다스려지기를 구할 것이고 융성할 것을 생각하고 정치에 은혜를 베풀 것이니, 만약에 재앙과 허물이 내게 있다면 양제를 지낸다고 하여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8.有司以天文失度,請禳之。禳,而羊翻。上曰︰「應天以實不以文。我克己求治,思隆惠政;若災眚在我,治,直吏翻。眚,所景翻。禳之何益!」

 

 

 10.제무제가 태자였을 때 스스로 나이가 제일 많아서 태조와 같이 대업을 창건하였다고 하여 조정의 일 가운데 크고 작은 것은 일률적으로 모두 전적인 단안을 내렸는데, 대부분 제도에 어긋났다.

 10.上之爲太子也,自以年長,長,知兩翻。與太祖同創大業,晉安王子勛之亂,帝亦起兵;沈攸之反,帝據湓城爲衆軍節度。朝事大小,率皆專斷,朝,直遙翻。斷,丁亂翻。多違制度。

 

 좌우에 있는 장경진을 믿고 맡기니 장경진은 교만하고 사치하여 옷을 입는 것과 쓰는 기물이 참람하여 승여를 모방하였지만 안팎에서 그를 두려워하였고 감히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信任左右張景眞,景眞驕侈,被服什物,僭擬乘輿;被,皮義翻。乘,繩證翻。內外畏之,莫敢言者。

 

 사공부의 자의 순백옥은 평소 태조가 가까이하고 두텁게여겼던 사람이었는데,  탄식하며 말하였다.

 "태자가 하는 일은 관께서 끝내 알지 못하니,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여 관의 눈과 귀를 가릴 것이냐! 내가 밝혀서 보고 드리지 않는다면 누가 말씀을 올리는 일을 감당하겠는가?"

 司空諮議荀伯玉,素爲太祖所親厚,諮議,卽諮議參軍。歎曰︰「太子所爲,官終不知,豈得畏死,蔽官耳目!我不啓聞,誰當啓者!」

 

 이어서 태자가 능묘에 성묘하러 간 틈에 비밀리에 태조에게 알렸다. 태조는 화가 나서 동궁을 검색하도록 명령하였다.

 因太子拜陵,拜永安、泰安陵也,皆在武進。密以啓太祖。太祖怒,命檢校東宮。

 

 태자가 능에 성묘를 마치고 돌아와서 방산에 도착하였고, 저녁이 되어서 장차 배를 정박시키려고 하였는데,  예장왕 소억이 동부에서부터 비연을 타고서 동쪽으로 가서 태자를 영접하며 태조가 화가 난 뜻을 알렸다.

 太子拜陵還,至方山,晚,將泊舟,建康城東北有方山埭,直瀆所經也。據《沈瑀傳》,方山埭在湖熟縣界。杜佑曰︰東晉至陳,西有石頭津,東有方山津,各置津主一人、賊曹一人、直水五人,以檢察禁物。《丹陽記》云︰秦始皇鑿金陵方山,斷處爲瀆。則今淮水經城中入大江,是曰秦淮。豫章王嶷自東府乘飛鷰東迎太子,飛鷰,名馬也。告以上怒之意。

 

 태자는 밤으로 돌아와서 궁궐로 들어가자 태조 역시 문약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날 태조는 남군왕 소장무·문희공 소자량으로 하여금 칙령을 선포하여 힐책하고 아울러 장진경의 죄상을 보이면서 태자의 명령으로 장경진을 잡아들여서 그를 죽이게 하였다. 태자는 근심하고 두려워서 병이 났다고 하였다.

 太子夜歸,入宮,太祖亦停門籥待之。明日,太祖使南郡王長懋、聞喜公子良宣敕詰責,詰,去吉翻。幷示以景眞罪狀,使以太子命收景眞,殺之。太子憂懼,稱疾。

 

 한 달 가량이 지나서도 태조의 화는 풀어지지 아니하였고,  어느 낮에는 태양전에서 누워있는데 왕경칙이 입적하는 당번이 되어 들어와서 태조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관께서는 천하를 소유하신 지가 얕고 태자는 책임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일이 없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두렵고 무서워하고 있으니, 바라건데 관께서 동궁에 가겨서 이를 푸십시오."

 月餘,太祖怒不解,晝臥太陽殿,王敬則直入,叩頭啓太祖曰︰「官有天下日淺,太子無事被責,被,皮義翻。人情恐懼;願官往東宮解釋之。」

 

 태조는 아무 말이 없었다. 왕경칙은 그 기회에 큰 소리로 황제의 뜻을 선포하고 동궁에 갈 복장을 단속하게 하고, 또한 태관에게 잔치를 진설하도록 칙령을 내렸으며, 좌우의 사람들에게 승여를 찾아오라고 부르게 하였지만, 태조는 움직일 뜻을 보이지 않았다.

 太祖無言。敬則因大聲宣旨,裝束往東宮,又敕太官設饌,饌,雛戀翻,又雛睆翻。呼左右索輿,索,山客翻。太祖了無動意。

 

 왕경칙은 옷을 찾아서 태조에게 입히고 이로 인하여 억지로 끌어서 승여에 오르게 하였다. 태조는 부득이하여서 동궁에 도착하였고, 여러 왕을 현포에서 불러서 연회를 열었다.

 敬則索衣被太祖,仍牽強登輿。被,皮義翻。強,其兩翻。太祖不得已至東宮,召諸王宴於玄圃。

 

 장사왕 이황이 화개를 붙잡았고, 임천왕 소영이 치미선을 잡고 있었고, 문희공 소자량이 술병을 잡고 있었고, 남군왕 소장무가 술을 돌렸으며, 태자와 에장왕 소억, 왕경칙이 스스로 술안주를 잡고 있었는데, 저녁이 되어서 잔뜩 취하자 마침내 돌아왔다.

 長沙王晃捉華蓋,捉亦執也。臨川王映執雉尾扇,雉尾扇,編雉尾爲之,以障乘輿。聞喜公子良持酒鎗,鎗,楚庚翻,盛酒之器。按《太平御覽》,鎗卽鐺字;但鐺非可持者。南郡王長懋行酒,太子及豫章王嶷、王敬則自捧酒饌,至暮,盡醉乃還。還,從宣翻,又如字。

 

 태조는 순백옥이 충성을 다하였다고 가상하게 생각하여 더욱 더 가까이하고 믿음을 보여주니 군사와 국가의 비밀스러운 일을 대부분 그에게 위임하였는데, 권력이 조정을 움직였다. 어머니의 상을 당하자 집에서 2리가량 관개가 길을 꽉 메웠다.

 太祖嘉伯玉忠藎,愈見親信,軍國密事,多委使之,權動朝右。朝,直遙翻。遭母憂,去宅二里許,冠蓋已塞路。

 

 좌솔 소경선·시중 왕안이 함께 그를 조문하였는데, 아침부터 시작하여 저녁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앞까지 갈 수 있었다. 나올 때쯤에는 주리고 피곤하여 숨이 끊어질 듯하여 목소리와 모습에서 분하고 편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左率蕭景先、侍中王晏共弔之,塞,悉則翻。左率,左衞率也。率,所律翻。自旦至暮,始得前。比出,飢乏,氣息惙然,比,必寐翻。惙,積雪翻,疲乏也。憤悒形於聲貌。悒,乙及翻。

 

 이튿날 태조에게 말하였다.

 "신 등이 본 바로서는 두 궁궐의 문정은 순백옥의 집에 비한다면 작라를 펼쳐놓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왕안은 왕경홍의 조카였다.

 明日,言於太祖曰︰「臣等所見二宮門庭,比荀伯玉宅可張雀羅矣。」門外可設雀羅,用《漢書》語。師古《註》曰︰「言其寂靜無人行也。」晏,王敬弘之從子也。王敬弘見用於元嘉中。從,才用翻。

 

 효기장군 진윤숙도 먼저 또한 장진경과 태자가 잘못한 것을 말씀드렸는데, 그러나 태자에게는 모두 '순백옥이 보고하였다.'고 말하였다. 태자는 이로 말미암아서 순백옥을 깊이 원망하였다.

 驍騎將軍陳胤叔,先亦白景眞及太子得失,而語太子皆云「伯玉以聞。」驍,堅堯翻。騎,奇寄翻。語,牛倨翻。太子由是深怨伯玉。

 

 태조는 속으로 예장왕 소억으로 태자를 대신할 뜻을 가갖고 있었지만, 그러나 소억이 태자를 섬기는 것을 더욱 삼가니, 그러므로 태자의우애가 쇠퇴하지 않았다.

 太祖陰有以豫章王嶷代太子之意;而嶷事太子愈謹,嶷,魚力翻。故太子友愛不衰。

 

 예주 자사 원승조는 친히 태자에게 붙지 않았는데, 마침 원승조가 위의 군사를 격파하자 태조가 불러서 조정으로 돌아오게 하고 그와 더불어 비밀리에 모의하였다. 태자는 이를 의심하고 굽혀서 더욱 예우를 다하여 접대하며 말하였다.

 豫州刺史垣崇祖不親附太子,會崇祖破魏兵,見上太祖建元三年。太祖召還朝,與之密謀。朝,直遙翻。太子疑之,曲加禮待,謂曰︰

 

 "세간에 흘러 다니는 얘기로는 내가 이미 뻥 뚫린 가슴을 안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는 부귀를 부탁해야겠습니다."

 원숭조가 절하며 사과하였다. 마침 태조가 다시 순백옥을 파견하여 변방의 일을 가지고 칙령을 내려 지의를 받고 밤중에 출발하여서 동궁에 가서 인사할 수가 없었는데, 태자는 정성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이를 악물었다.

「世間流言,我已豁懷;自今以富貴相付。」崇祖拜謝。會太祖復遣荀伯玉,復,扶又翻。敕以邊事,受旨夜發,不得辭東宮;太子以爲不盡誠,益銜之。

 

 태조가 임종할 때 순백옥에게 태자를 부탁하였다. 무제가 즉위하자 왕승조는 여러 번 자리를 옮겨서 오병상서가 되었고, 순백옥은 여러 번 자리를 옮겨서 산기상시가 되었다.

 太祖臨終,指伯玉以屬太子。屬,之欲翻。上卽位,崇祖累遷五兵尚書,伯玉累遷散騎常侍。散,悉亶翻。

 

 순백옥은 안으로 걱정하고 두려운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무제는 순백옥과 원숭조가 친하게 지냄으로써 그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걱정하여 더욱 마음을 써서 그들을 어루만졌다.

 정해일(9)에 조서를 내려서 원숭조가 장강 북쪽에 사는 사람들과 결탁하여 불러 들여서 순백옥과 더불어 난을 일으키려고 하였다고 무고하게 하고 모두를 잡아들여서 죽였다.

 伯玉內懷憂懼,上以伯玉與崇祖善,恐其爲變,加意撫之。丁亥,下詔誣崇祖招結江北荒人,欲與伯玉作亂,皆收殺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