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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1일 오후 05:17

solpee 2017. 9. 21. 17:17

 

絶句漫興 九首-杜甫

 

 

其一

眼見客愁愁不醒 / 보이는 것마다 나그네의 시름뿐이건만

無賴春色到江亭 / 무뢰한 봄빛이 강가 정자에 이르렀네

卽遣花開深造次 / 꽃을 피워내길 순식간에 하더니

便敎鶯語太丁寧 / 꾀꼬리를 시켜 쉴 새 없이 지저귀네

 

其二

手種桃李非無主 / 손수 桃李를 심었으니 꽃 임잔 나요

野老牆低還是家 / 노인네의 담이 낮아도 집은 집인데

恰似春風相欺得 / 봄바람은 나를 얕잡아 보는 듯이

夜來吹折數枝花 / 밤사이 꽃가지를 지끈 꺾어 놓았네

 

其三

熟知茅齋絶低小 / 집이 비할 데 없이 작은 줄을 잘 아는지

江上燕子故來頻 / 강가의 제비 자주도 날아오네

銜泥點汚琴書內 / 진흙 물고 거문고와 책을 더럽히더니

更接飛蟲打著人 / 다시 날벌레 잡으려다 나를 때리네

 

其四

二月已破三月來 / 이월 가고 삼월 오네.

漸老逢春能幾回 / 점점 늙어가는 몸 봄 맞이 몇 번 더 할꼬?

莫思身外無窮事 / 내 몸 추스르기 외엔 하고 많은 일들 생각말자.

且盡生前有限杯 / 이생 다하기 전 얼마 남지 않은 술잔이나 들자

 

其五

腸斷春江欲盡頭 / 애 끊듯 춘강 얼음 그믐 달 같기만 하더니,

杖藜徐步立芳洲 / 벌써 여장짚고 천천히 꽃핀 물가에 다가서네.

顛狂柳絮隨風舞 / 미친듯 버들 솜 강 바람 터고 쏠려 다니고,

桃花逐水流 / 나풀나풀 복사꽃잎 물결따라 흘러 가네.

 

其六

懶慢無堪不出村 / 게으르고 태만하나 마실 가지 않을 수 없어

呼兒日在掩柴門 / 아이 불러 낮인데도 일찍 삽짝문 닫았다.

蒼苔濁酒林中靜 / 청태낀 고요한 숲 속에서 탁주를 마시나니

碧水春風野外昏 / 푸른 물에 춘풍 불어 어둠이 깔렸네.

 

其七

糝徑楊花鋪白氈 / 길 위에 밥알 같은 버들 솜은 흰 융단이요

點溪荷葉疊青錢 / 시냇물에 점점이 뜬 연잎 동전처럼 잇닿았네.

筍根雉子無人見 / 죽순 밑동 꿩 병아리 어미 없이 저 혼자

沙上鳧雛傍母眠 / 모래밭 오리 새끼 어미 곁 편히 자네.

 

其八

舍西柔桑葉可拈 / 서쪽 집 뽕잎 손으로 딸 수 있을 만큼 돋았고,

江畔細麥纖纖 / 강변 촘촘한 보리는 부드럽고 싹싹하게 자랐네.

人生幾何春已夏 / 사람 살면 얼마 산다고 봄 지나 여름 되었는데,

不放香醪如蜜糖 / 향기로운 탁주 꿀같이 달콤하게 빚지 않겠는가.

 

其九

隔戶楊柳弱裊裊 / 삽짝 건너 여린 수양버들가지 하늘하늘

恰似十五女兒腰 / 마치 십오 세 여자아이 허리춤 같네.

誰謂朝來不作意 / 어느 누가 말했나 아침 작의는  아니라고,

狂風挽斷最長條 / 광풍은 긴 가지(시간)를 통하여 이끌어내야 하고 재단하는 것이 으뜸이란 생각은 왜 못 할까?


 

 

松香我袖盈/솔 향기 소매 가득하고

溪怡洗心淸/시내 있어 마음 씻기 좋아라.

莫笑山居老/산에 산다고 웃지마소

躬耕自是榮/스스로 갈아 먹으니 이것이 영광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