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干將鏌釾,拂鐘不錚/간장막야로 종을 쳐도 종은 울지 않을 것이다.

solpee 2017. 6. 19. 08:50

《說苑 卷17 雜言10

西閭過東渡河中流而溺,船人接而出之,問曰:「今者子欲安之?」西閭過曰:「欲東說諸侯王。」船人掩口而笑曰:「子渡河中流而溺,不能自救,安能說諸侯乎?」西閭過曰:「無以子之所能相為傷也。子獨不聞和氏之璧乎?價重千金,然以之間紡,曾不如瓦磚;隨侯之珠,國寶也,然用之彈,曾不如泥丸;騏驥騄駬,倚衡負軛而趨,一日千里,此至疾也,然使捕鼠,曾不如百錢之狸;干將鏌釾,拂鐘不錚,試物不知,揚刃離金斬羽契鐵斧,此至利也,然以之補履,曾不如兩錢之錐。今子持楫乘扁舟,處廣水之中,當陽侯之波,而臨淵流,適子之所能耳。若誠與子東說諸侯王,見一國之王,子之蒙蒙,無異夫未視之狗耳。」

 서려과가 동쪽으로 가서 황하를 건너다가 강물 중간에서 빠지니, 뱃사람이 구하면서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시오."

 서려과가 답했다.

 "동쪽으로 가서 제후왕에게 유세하려 한다오."

 뱃사람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대는 물에 빠져 스스로 나오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제후들에게 유세한단 말이오."

 서려과가 답했다.

 "그대가 잘한다고 남을 폄하하지 말라. 그대는 화씨의 구슬에 관한 일을 듣지 못했는가? 그 가치가 천금이나 되지만 이것으로 紡錘(물레의 실패)를 만들면 진흙으로 구워 만든 瓦磚(기와와 벽돌)만 못하고, 수후의 구슬은 나라의 보배이지만 탄환으로 쓰면 泥丸(진흙탄환)만 못하며, 騏驥(기기;천리마)와 騄駬(록이:팔준마 중의 하나)는 수레 끌채 마구리에 의지하여 멍에를 지고 달리면 하루에 천리를 가니 이는 지극히 빠르지만, 쥐를 잡게 하면 백전짜리 고양이만 못하고, 干將과 鏌鎁는 종을 쳐도 울리지 않고 물건을 시험 삼아 베어도 베어지는지 알지 못하며, 칼날을 휘두르면 금속을 자르고 깃털을 베며 쇠도끼를 끊으니 이는 지극히 날카롭지만, 이것으로 신을 꿰매는 데 쓰면 2전짜리 송곳만 못하다.

 지금 그대는 노를 잡아 조각배를 타고 넓은 물 가운데에서 양후가 일으키는 물결을 맞으며 깉이 흐르는 물을 굽어보고 있으니, 그대의 재능에 딱 맞는다. 그러나 만일 한 번 그대와 동쪽으로 가서 제후들에게 유세하여 한 나라의 임금을 뵙게 되면 그대의 몽매한 모습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개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說苑 卷17 雜言12

今夫世異則事變,事變則時移,時移則俗易;是以君子先相其土地,而裁其器,觀其俗,而和其風,總眾議而定其教。愚人有學遠射者,參矢而發,已射五步之內,又復參矢而發;世以易矣,不更其儀,譬如愚人之學遠射。目察秋毫之末者,視不能見太山;耳聽清濁之調者,不聞雷霆之聲。何也?唯其意有所移也。百人操觿,不可為固結;千人謗獄,不可為直辭,萬人比非,不可為顯士。

 세상의 도가 달라지면 일이 변화하고, 일이 변화하면 시기가 바뀌며, 시기가 바뀌면 풍속이 따라 변천한다. 이 때문에 군자는 먼저 그곳의 토지를 살펴서 농기구를 만들고, 그곳의 풍속을 관찰하여 민풍을 조화시키며, 못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교화의 방향을 결정한다. 활을 멀리 쏘는 법을 배우려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서 하늘을 향해 활을 쏘아 이미 다서 걸음 안에 화살이 떨어졌는데, 〈변화할 줄 몰라〉또 하늘을 향해 활을 쏘았다. 세상의 도가 바뀌었는데 그 법도를 고치지 않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활을 멀리 쏘기를 배우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눈은 가을철에 새로 난 짐승의 가는 털끝을 보아도 태산은 보지 못하고, 귀는 맑고 탁한 음조를 들어도 우레 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단지 그의 마음이 다른 데로 옮겨간 곳이 있기 때문이다. 백 사람이 매듭을 푸는 뿔송곳을 가지고 있으면 노끈을 견고하게 묶을 수 없고, 천 사람이 옥사를 비방하면 바른말로 판결할 수 없으며, 만 사람이 일제히 옳지 않다고 하면 이름난 선비가 될 수 없다.


《說苑 卷17 雜言13

麋鹿成群,虎豹避之;飛鳥成列,鷹鷲不擊;眾人成聚,聖人不犯。騰蛇遊於霧露,乘於風雨而行,非千里不止;然則暮託宿於鰍鱣之穴,所以然者,何也?用心不一也。夫蚯蚓內無筋骨之強,外無爪牙之利;然下飲黃泉,上墾晞土。所以然者,何也?用心一也。

 고라니와 사슴이 떼를 지으면 법과 사슴도 두려워 피하고, 날아가는 새가 대열을 이루면 솔개와 새매도 공격하지 않으며, 못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성인도 침범하지 않는다. 등사(騰蛇: 전설 상에 날아다닌다는 뱀-韓非子 難勢)는 안개 속에서 놀다가 風雨를 타고 날아갈 적에 천리가 아니면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날이 저물면 미꾸라지나 드렁허리의 구멍에서 기숙하니, 그렇게 된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마음 씀이 전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안에 강한 근골이 없고 밖에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이 없다. 그러나 아래로 내려가 황천의 물을 마시고 위로 올라와 마른 흙을 마구 뒤집어엎으니, 그렇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마음 씀이 전일 같기 때문이다.

 

《說苑 卷17 雜言14

聰者耳聞,明者目見,聰明形則仁愛者,廉恥分矣。故非其道而行之,雖勞不至;非其有而求之,雖強不得;智者不為非其事,廉者不求非其有;是以遠容而名章也。《》云:「不忮不求,何用不臧。 」此之謂也。

 귀가 밝은 사람은 저절로 잘 듣고, 눈이 밝은 사람은 저절로 잘 보는 것이니, 귀가 밝고 눈이 밝으면 인애가 드러나고, 염치가 분명해진다. 그러므로 바른길이 아닌 곳으로 가면 숙롭게 가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자기의 소유가 아닌 물건을 구하면 힘을 쓰더라도 얻지 못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일이 아니면 하지 않고, 청렴한 사람은 자기 물건이 아니면 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재해가 멀어지고 이름이 밝게 드러난다. 《詩經》에 "남을 미워하여 해치지 않으며 탐욕스럽게 구하지 않으면, 어찌 선하지 않으리오."하였으니,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