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苑 卷10 敬愼23》忘妻忘身
魯哀公問孔子曰:「予聞忘之甚者,徙而忘其妻,有諸乎?」孔子對曰:「此非忘之甚者也,忘之甚者忘其身。」哀公曰:「可得聞與?」對曰:「昔夏桀貴為天子,富有天下,不修禹之道,毀壞辟法,裂絕世祀,荒淫于樂,沈酗于酒,其臣有左師觸龍者,諂諛不止,湯誅桀,左師觸龍者,身死,四支不同壇而居,此忘其身者也。」哀公愀然變色曰:「善!」
魯 哀公이 孔子에게 물었다.
"제가 듣기로 건망증이 심한 사람 중에, 이사를 간 뒤에 자기의 아내를 잊은 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하였다.
"그런 상태라면 건망증이 심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심한 것은 자기 자신을 잊는 것입니다!"
애공이 다시 물었다.
"말씀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말씀하셨다.
"옛적에 夏 桀王은 천자의 귀한 신분이요 천하를 다 가진 부자였지만, 禹王의 도를 닦지 않고 도리어 나라법을 훼멸하고, 종묘에 올리는 祭祀를 단절하고, 주색에 빠져 함부로 음탕한 놀이를 즐겼으며 술에 잠겨 깨어나지 못하였습니다. 그 신하에 左師를 맡은 觸龍이란 자가 있었는데 아첨을 일삼아 그치지 않았습니다. 湯王이 桀을 주벌할 때, 그 좌사인 촉룡은 몸이 죽어서 사지가 각각 다른 곳에 놓이게 되었으니 이것이 자기 몸을 잊어 버린 것입니다. "
애공은 두렵고 놀라운 기색이 되어 말했다.
"좋습니다."
《說苑 卷10 敬愼24》戰戰兢兢如臨深淵如履薄冰
孔子之周,觀於太廟右陛之前,有金人焉,三緘其口而銘其背曰:「古之慎言人也,戒之哉!戒之哉!無多言,多口多敗;無多事,多事多患。安樂必戒,無行所悔。勿謂何傷,其禍將長;勿謂何害,其禍將大;勿謂何殘,其禍將然;勿謂莫聞,天妖伺人;熒熒不滅,炎炎奈何;涓涓不壅,將成江河;綿綿不絕,將成網羅;青青不伐,將尋斧柯;誠不能慎之,禍之根也;曰是何傷?禍之門也。強梁者不得其死,好勝者必遇其敵;盜怨主人,民害其貴。君子知天下之不可蓋也,故後之下之,使人慕之;執雌持下,莫能與之爭者。人皆趨彼,我獨守此;眾人惑惑,我獨不從;內藏我知,不與人論技;我雖尊高,人莫害我。夫江河長百谷者,以其卑下也;天道無親,常與善人;戒之哉!戒之哉!」孔子顧謂弟子曰:「記之,此言雖鄙,而中事情。《詩》曰:『戰戰兢兢,如臨深淵,如履薄冰』。行身如此,豈以口遇禍哉!」
공자가 주나라에 가서, 태묘를 둘러보고 있는 중 오른 쪽 계단 앞에 금으로 만든 상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동상의 입은 세 겹으로 꿰매었는데 그 등에 銘文이 있었다.
"예부터 말을 삼가하는 사람은 경계할 지니라! 경계할 지니라!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실패함이 많다. 사업을 많이 하지 말라. 일이 많으면 근심이 많다. 안락을 필히 경계할 것이며 후회할 일을 행하지 말라.
무엇이 ‘상해가 되랴?’하지 말라. 그 화는 점차 자라날 것이다. 무엇이 ‘해로우랴?’이르지 말라. 그 화는 장차 커질 것이다. 무엇이 ‘잔혹하랴?’ 말하지 말라. 그 화는 장차 불꽃이리라. 말을 들은 자가 없다고 이르지 말라. 하늘의 요괴가 엿듣는다. 번쩍번쩍 꺼지지 않고 활활 불길이 솟을 것이니 어찌 할꺼나? 막힘없이 출렁출렁, 장차 江河가 되리라. 이어져 끊이지 않으면 장차 그물을 일우리라. 푸르고 푸르니 아직 베지 않지만, 장차 큰 도끼라도 찾아오면 어찌 하나?
진실로 삼가하지 않으면, 화의 뿌리가 되리라. 말이 무엇을 손상하는가? 禍亂의 문이로다. 강하고 쎄기만 한 자는 제 命에 죽지 못하고, 승리만을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강한 적을 만나리라. 도둑이 주인을 원망하고, 백성이 그 귀인을 해치리라. 천하를 다 덮을 수 없다는 것을 군자가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기를 남의 뒤로 하고, 자신을 남보다 낮추는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그를 사모하게 한다. 암컷처럼 물러서며 낮은 것을 택하여 상대가 스스로 대적하려 하지 않게 한다. 사람들이 누구나 저것을 쫓을 때 나는 홀로 이것을 지키며, 많은 무리가 미혹에 빠져도 나는 마음을 옮기지 않으며, 나의 지식을 깊이 감추어 사람들과 재주를 다투지 말지니라. 내가 비록 `존귀할지라도 사람이 나를 해침이 없고 대저 江河가 모든 시냇물의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다.
하늘의 도는 따로 친한 것이 없고, 항상 선한 자의 편에 선다. 경계할진저. 경계할진저!“
공자가 이를 읽고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기록해 두어라. 이 말은 비록 鄙俗하기는 하지만 일의 사정에 꼭 들어 맞는다. 《詩經》에 말하기를 '두려워서 벌벌떨며 마치 깊은 못에 임한 듯이 하고 마치 살얼음을 밟듯 하라’고 하였으니 몸의 행실을 이와같이 한다면 어찌 입으로 인하여 화를 만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