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苑 卷10 敬愼4》滿則覆虛則攲中則正
孔子觀於周廟 而有欹器焉,孔子問守廟者曰:「此為何器?」對曰:「蓋為右坐之器。」孔子曰:「吾聞右坐之器,滿則覆,虛則欹,中則正,有之乎?」對曰:「然。」孔子使子路取水而試之,滿則覆,中則正,虛則欹,孔子喟然嘆曰:「嗚呼!惡有滿而不覆者哉!」子路曰:「敢問持滿有道乎?」孔子曰:「持滿之道,挹而損之。」子路曰:「損之有道乎?」孔子曰:「高而能下,滿而能虛,富而能儉,貴而能卑,智而能愚,勇而能怯,辯而能訥,博而能淺,明而能闇;是謂損而不極,能行此道,唯至德者及之。《易》曰:『不損而益之,故損;自損而終,故益。』」
孔子께서 周廟를 참관하셨는데 欹器가 있었다. 공자께서 사당지기에게 물었다.
"이것이 무슨 그릇입니까?"
사당지기가 대답하엿다.
"아마 자리 오른쪽에 두어 경계로 삼는 기구일 겁니다."
공자께서 다시 물으셨다.
"내가 들으니 자리 오른쪽에 두는 기구는 가득 차면 엎어지고, 비우면 기울어지며 알맞게 채우면 바로 선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사당지기는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공자께서 자로를 시켜 물을 떠오게 하여 실험해 보았다. 과연 가득 채우면 엎어지고, 중간쯤 채우면 바로 서며, 다 비우면 다른 물건에 기대어야 서는 것이었다. 공자께서 길게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아! 어찌 가득 차고도 기울지 않는 것이 있으랴!"
이에 자로가 여쭈었다.
"감히 여쭙건대 가득 차고도 유지되는 도리가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가득 찬 것을 유지하는 도리는 억제하여 줄이는 것이다."
자로는 다시 여쭈었다.
"그러면 양을 덜어 내어 줄이는 도법이 있습니까?"
이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높은 자리에 있거든 몸을 낮추며, 가득찼거든 비우며, 부유하거든 건소하며, 존귀하거든 겸손하며, 지혜롭거든 어리석은 듯이 하며, 용감하거든 겁내는 듯이 하며, 말을 잘하거든 어눌한 듯이 하며, 학식이 넓거든 얕은 듯이 하며, 명철하거든 어리석은 듯이 하는 것, 이것이 덜어내어 극도에 이르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이 도리를 행하는 것은 다만 지극한 덕이 잇는 사람이라야 이를 수 있다.《周易》에 ‘덜어내지 않고 보태기 때문에 손실이 오고, 스스로 덜어내어 끝까지 잘하기 때문에 더함을 얻는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