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問我何處來

solpee 2016. 8. 29. 19:47

問我何處來

淸代 화가 王石谷·惲壽平<桃源圖> (1670年作)

                                    ☞ 蘇軾, <和陶淵明擬古> 중에서

 

 

問我何處來  我來無何有

 

어디서 왔느냐고 묻길래

어디에도 없는 곳에서 왔다고 했지

 

 

和陶淵明擬-蘇軾


有客扣我門 / 어떤 나그네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
繫馬門前柳 / 문 앞 버드나무에 말을 맨다
庭空鳥雀噪 / 빈 뜰에는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門閉客立久 / 문이 닫혀있어 나그네는 오랫동안 서있다.

主人枕書臥 /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
夢我平生友 / 평생의 벗을 꿈꾼다
忽聞剝啄聲 /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驚散一杯酒 / 한 잔 술에 놀라 달아나버린다

倒裳起謝客 /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과 하니
夢覺兩愧負 / 꿈에서 깨니 우정을 저버린 것 부끄러웠다
坐談雜古今 / 앉아서 고금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니
不答顔愈厚 / 답하지 못하니 얼굴 더욱 무안하다


問我何處來 /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我來無何有 . 나는 무하유 꿈나라에서 왔노라 했다네

☞.剝啄聲[zòngzhuóshēng]: 문 두드리는 소리. 敲门声

  

 

 

明代 화가 仇英<桃源仙境圖> 手卷

 

- 無何有/無何有之鄕: 직역하면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뜻이니 곧 인간의 이상향을 말한다.

 

중국 고대 지리서 ≪山海經≫에 나오는 臷民國, 陶淵明이 ≪桃花源記≫에서 그린 武陵桃源, 李白이 <山中問答>에서 읊은 '別有天地非人間', ≪後漢書≫에 나오는 壺中天(壺天)이 그런 부류다.

 

또한 黃帝가 꿈꾼 華胥 또는 華胥國, 列子가 말하는 終北, 老子의 小國寡民, 莊子의 建德도 마찬가지다.

 

중국 산수화론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宗炳의 <畵山水序>에 나오는 無人之野(인위가 배제된 이상향)도 비슷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다.

 

우리 옛 문헌이나 설화 속에서도 그 자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학동, 우복동, 율도국, 이어도, 청산도, 太平洞, 五福洞, 檜山仙界, 化龍窟, 丹邱, 梨花洞, 山桃源 등이 그런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를 서양식으로 표현하면 Utopia 라는 단어가 가장 적확하게 어울릴 것이다. 

 

Paradise나 남미의 El Dorado, 고대 그리스의 Arcadia, 플라톤의 Atlantis, 프랑스 파리 상젤리제의 어원이 되었다고 하는 Elysium 등도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 십주(十州) 구영(仇英)의 <도원선경도(桃源仙境圖)>

 

 

 

王石谷<桃源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