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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興 八首

solpee 2015. 11. 30. 17:20

秋興 八首

가을의 감흥

 

-杜甫(712~770) 詩-

 

其一

玉露凋傷楓樹林 옥로추상풍수림

巫山巫峽氣蕭森 무산무협기소삼

江間波浪兼天湧 강간파랑겸천용

塞上風雲接地陰 새상풍운접지음

叢菊兩開他日淚 총국양개타일루

孤舟一繫故園心 고주일계고원심

寒衣處處催刀尺 한의처처최도척

白帝城高急暮砧 백제성고급모침

 

옥구슬 이슬에 단풍 숲 시들고,

무산 무협에 가을 기색 소슬하다.

강물의 파도 하늘 위로 용솟음치고,

요새 위 풍운은 땅 덮어 음산하다.

국화 거듭 보니 옛날이 눈물겹고,

매어 둔 배에 고향 생각 엉키노라.

곳곳에서는 겨울 옷 마련하기 바빠,

백제성 높이 다듬이 소리 촉박히 울리어라.

 

其二

夔府孤城落日斜 기부고성락일사

每依北斗望京華 매의북두망경화

聽猿實下三聲泪 청원실하삼성루

奉使虛隨八月槎 봉사허수팔월사

畵省香爐違伏枕 화성향로위복침

山樓粉堞隱悲笳 산루분첩은비가

請看石上藤蘿月 청간석상등라월

已映洲前蘆荻花 이영주전로적화

 

해질녘 기운 해살 백제성을 비추는데,

언제나 북두성에 의지하여 장안 쪽을 바라보네.

원숭이 소리를 서너 번만 들어도 눈물 나는데,

팔월 뗏목이기 바랐던 절도사 수행 헛일 되었네.

벼슬에서 물러나 병든 몸으로 백제성 담장에서

은은한 젓대소리 듣네.

바위 위 덩굴에 걸린 달빛 보시게,

모래톱 앞 갈대꽃도 비추고 왔네.

 

其三

千家山郭靜朝暉 천가산곽정조휘

日日江樓坐翠微 일일강루좌취미

信宿漁人還泛泛 신숙어인환범범

淸秋燕子故飛飛 청추연자고비비

匡衡抗疏功名薄 광형항소공명박

劉向傳經心事違 유향전경심사위

同學少年多不賤 동학소년다불천

五陵衣馬自輕肥 오릉의마자경비

 

천호의 산성이 아침 햇살에 고요한데,

날마다 강가 누각에 앉아 푸른 산을 바라보네.

이틀 밤을 샌 어부 아직 강 위 배 안에 있고,

맑은 가을 하늘에는 날 놀리듯 제비들 나네.

광형을 본받아 소를 올렸으나 뜻 이루지 못했고,

유향처럼 저술을 남기는 것도 맘과 일이 달랐네.

함께 배우던 소년들 모두 가난에서 벗어나,

장안에서 귀하신 몸 되어 있다네.

 

其四

聞道長安似弈棋 문도장안사혁기

百年世事不勝悲 백년세사불승비

王侯第宅皆新主 왕후제택개신주

文武衣冠異昔時 문무의관이석시

直北關山金鼓振 직북관산금고진

征西車馬羽書馳 정서거마우서치

魚龍寂寞秋江冷 어룡적막추강냉

故國平居有所思 고국평거유소사

 

듣자니 장안은 바둑 형세 같다는데,

백여 년 동안 있었던 일 슬픈 일뿐이로세.

왕후장상 귀한 저택 모두 주인 바뀌고,

조정의 문무대관 옛 사람이 아니라네.

장안 바로 북쪽에서 징과 북이 울리는데,

토벌군의 기마는 급하고 장계는 내닫네.

사람들은 쓸쓸하고 가을 강은 찬데,

장안성 편안하던 날 그날이 그립네.

 

其五

蓬萊宮闕對南山 봉래궁궐대남산

承露金莖霄漢間 승로금경소한간

西望瑤池降王母 서망요지강왕모

東來紫氣滿函關 동래자기만함관

雲移雉尾開宮扇 운이치미개궁선

日繞龍鱗識聖顔 일요용린식성안

一臥滄江驚歲晩 일와창강경세만

幾回靑瑣點朝班 기회청쇄점조반

 

봉래궁은 남산을 마주하고 있고,

이슬 받는 쇠기둥은 높은 하늘 사이에 닿았네.

서쪽을 바라보면 서왕모 노닐던 요지가 있고,

동쪽으로 오면 길상의 징조 함곡관에 가득했네.

빛깔 고운 오색구름 치미선을 펼친 듯했고,

햇살이 용의 비늘에 어리니 성상의 용안인 줄 알겠네.

지금은 병든 몸 물가에서 늙은 것을 한탄하네.

금문 지나 조회에 나간 게 몇 번이나 되었던가?

 

其六

瞿塘峽口曲江頭 구당협구곡강두

萬里風煙接素秋 만리풍연접소추

花萼夾城通御氣 화악협성통어기

芙蓉小苑入邊愁 부용소원입변수

珠簾繡柱圍黃鵠 주렴수주위황곡

錦纜牙檣起白鷗 금람아장기백구

回首可憐歌舞地 회수가련가무지

秦中自古帝王州 진중자고제왕주

 

구당협 입구와 곡강의 나루가

천지에 가득한 건 가을 기운이네.

지난날 화악루와 협성에는 왕기가 오갔는데,

지금은 부용원에 변방의 우환이 들어섰네.

황곡이 춤을 추듯 곡강이 궁전을 두르고,

비단으로 맨 놀잇배 돛대 갈매기도 놀라 나네.

돌아보니 가련타 노래하고 춤추던 곳,

진중은 예로부터 제왕들의 터였다네.

 

其七

昆明池水漢時功 곤명지수한시공

武帝旌旗在眼中 무제정기재안중

織女機絲虛夜月 직녀기사허야월

石鯨鱗甲動秋風 석경린갑동추풍

波漂菰米沈雲黑 파표고미침운흑

露冷蓮房墮粉紅 노랭연방타분홍

關塞極天惟鳥道 관새극천유조도

江湖滿地一漁翁 강호만지일어옹

 

곤명지의 물은 한나라 때 파서 만든 호수인데,

무제의 깃발들이 지금도 눈앞에서 보는 듯하네.

달 뜨는 밤이면 직녀가 베틀에 앉아 실을 짜고,

돌고래의 비늘이 가을 바람을 일으키네.

물결에 일렁이는 줄풀들 검은 구름 속에 잠기고,

차가운 이슬에 연밥이 익을 때 분홍꽃은 지네.

여기 관새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는 오직 새나 다니는 길,

강호의 모든 땅에서 하나같이 어부 신세일세.

 

其八

昆吾御宿自逶迤 곤오어숙자위이

紫閣峰陰入渼陂 자각봉음입미피

香稻啄餘鸚鵡粒 향도탁여앵무립

碧梧棲老鳳凰枝 벽오서노봉황지

佳人拾翠春相問 가인사취춘상문

仙侶同舟晩更移 선여동주만경이

彩筆昔曾干氣象 채필석증간기상

白頭吟望高低垂 백두음망고저수

 

곤오산과 어숙천이 꾸불꾸불 이어지고,

자각봉 산그늘이 미피호에 잠겼어라.

향기로운 벼 나락은 앵무새가 쪼다 남은 것이요,

벽오동 굵은 가지에는 봉황새가 깃들었네.

미인들과 푸른 풀을 따서 봄에 서로 주기로 하고,

신선들과 배를 타고 놀다 돌아갈 때 잊었네.

아름다운 글 솜씨는 그 기상도 메말라서,

흰머리 한탄하며 하늘을 바라보다 고개 떨구네.

 

☞.破帆不兜风(pò fān bù dōufēng)
망가진 돛으로는 바람을 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