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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聲賦

solpee 2015. 10. 11. 19:59

 借馬說-李穀(1298~1351), 稼亭集

 

余家貧無馬, 或借而乘之. 得駑且瘦者, 事雖急, 不敢加策, 兢兢然若將蹶躓, 値溝塹則下, 故鮮有悔. 得蹄高耳銳駿且駛者, 陽陽然肆志, 着鞭縱靶, 平視陵谷, 甚可快也, 然或未免危墜之患. 噫! 人情之移易, 一至此邪? 借物以備一朝之用, 尙猶如此, 况其眞有者乎? 然人之所有, 孰爲不借者? 君借力於民以尊富, 臣借勢於君以寵貴. 子之於父、婦之於夫、婢僕之於主, 其所借亦深且多, 率以爲己有, 而終莫之省, 豈非惑也? 苟或須臾之頃, 還其所借, 則萬邦之君爲獨夫, 百乘之家爲孤臣, 况微者邪? 孟子曰: “久假而不歸, 烏知其非有也?” 余於此有感焉, 作「借馬說」, 以廣其意云.


 

나는 가난해서 말이 없기 때문에 간혹 남의 말을 빌려서 탄다. 그런

 

데 노둔하고 야윈 놈을 얻었을 때에는 아무리 급해도 금방이라도 쓰

 

러질까봐 겁이 나서 감히 채찍을 대지 못하고, 개천이나 도랑을 만

 

나면 말에서 내리곤 한다. 그래서 후회하는 일이 거의 없다. 반면에,

 

발굽이 높고 귀가 쫑긋하며 잘 달리는 준마를 얻었을 경우에는 의기

 

양양하게 채찍을 갈기기도 하고 고삐를 놓기도 하면서 언덕과 골짜

 

기를 평지인 양 내달리는데, 그러면 속이 아주 후련해진다. 그렇지

 

만 간혹 위험에 빠지거나 말에서 떨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달라지고 바뀔 수가 있단

 

말인가. 남의 물건을 잠깐 빌려서 쓸 때에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

 

물며 정말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경우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렇긴 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남에게 빌리지 않은

 

것이 무엇이겠는가. 임금은 백성에게 힘을 빌려서 존귀하고 부유하

 

게 되는 것이요, 신하는 임금으로부터 권세를 빌려서 영예를 누리고

 

 귀한 신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식은 어버이에게서, 지어미는

 

 지아비에게서, 婢僕은 주인에게서 각각 빌리는 것이 또한 심

 

하고도 많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

 

길 뿐 끝내 살피려고 하지 않으니, 미혹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혹 잠깐 사이에 그동안 빌렸던 것을 돌려주는 일이 생기

 

게 되면, 萬邦의 임금도 獨夫가 되고 百乘의 大夫도 孤臣이 되는 법

 

인데, 더군다나 미천한 자의 경우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孟子가 “오

 

래도록 차용하고서 반환하지 않으니, 자기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라고 하였다.

 

 내가 이에 느껴지는 바가 있기에, 「차마설」을 지어 그 뜻을 부연

 

한다. 
 

秋聲賦-歐陽修

  

歐陽子方夜讀書 :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다가

聞有聲自西南來者 : 서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悚然而聽之曰異哉 : 섬찟 놀라 귀기울이며 들으며 말하기를, "이상하구나!"

初淅瀝以蕭颯 : 처음에는 바스락 바스락 거리고 휘휘거리더니

忽奔騰而澎湃 : 갑자기 물결이 거세게 일어 치닫고 물결이 부짖혀 올랐다

如波濤夜驚 : 마치 파도가 밤에 놀라고

風雨驟至 : 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는 것 같았는데

其觸於物也 : 그것이 물건에 부딪힘에

鏦鏦錚錚 : 쨍그렁 쨍그렁하여

金鐵皆鳴 : 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것 같고

又如赴敵之兵 : 마치 적진으로 나가는 군대가

銜枚疾走 : 입에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 듯

不聞號令 : 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但聞人馬之行聲 :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

하기도 했다.

 

予謂童子 : 내가 동자에게 묻기를,

此何聲也 : "이게 무슨 소리냐

汝出視之 : 네 좀 나가 보아라."하니

童子曰星月皎潔 : 동자가 이르기를, "달과 별이 밝게 빛나며

明河在天 : 하늘엔 은하수가 걸려 있고

四無人聲 : 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聲在樹間 : 그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나고 있습니다." 하였다

予曰唏唏悲哉 : 내가 말하기를, "아, 슬프도다,

此秋聲也 : 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

胡爲而來哉 : 어찌하여 온 것인가

蓋夫秋之爲狀也 : 저 가을의 모습이란,

其色慘淡 : 그 색은 참담하여

煙霏云斂 : 안개는 날아가고 구름은 걷힌다

其容淸明 : 가을의 모양은 청명하며

天高日晶 : 하늘은 드높고 태양은 빛난다.

其氣慄冽 : 가을의 기운은 살이 저미도록 차가워

砭人肌骨 : 피부와 뼛속까지 파고 들며,

其意蕭條 : 가을의 뜻은 쓸쓸하여

山川寂寥 : 산천이 적막해진다.

故其爲也 : 그러기에 그 소리 됨이

凄凄切切 : 처량하고 애절하며

呼號憤發 : 울부짖는 듯 떨치고 일어나는 듯한 것이다.

豊草綠縟而爭茂 : 풍성한 풀들은 푸르러 무성함을 다투고,

佳木蔥籠而可悅 : 아름다운 나무들은 울창하게 우거져 볼 만하더니,

草拂之而色變 : 풀들은 가을이 스쳐가자 누렇게 변하고,

木遭之而葉脫 : 나무는 가을을 만나자 잎이 떨어진다.

其所以摧敗零落者 : 그것들이 꺾여지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乃其一氣之餘烈 : 바로 한 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夫秋刑官也 : 가을은 형관이요,

於時爲陰 : 절후에 있어서는 음의 때요,

又兵象也 : 또한 전쟁의 상이요,

於行爲金 : 오행에 있어서는 금에 속한다

是謂天地之義氣 : 이는 천지간의 정의로운 기운이라 하겠으니,

常以肅殺而爲心 : 항상 냉엄하게 초목을 시들어 죽게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天之於物 : 하늘이 만물에 대해 작용함에

春生秋實 : 봄에는 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게 한다.

故其在樂也 : 그러므로 그것이 음악에 있어서는

商聲主西方之音 : 상성으로, 서방의 음을 주관하고,

夷則爲七月之律 : 이칙으로 칠월의 음률에 해당한다.

商傷也 : 商은 傷의 뜻이다.

物旣老而悲傷 : 만물이 이미 노쇠하므로 슬프고 마음 상하게 되는 것이다.

夷戮也 : 夷는 戮의 뜻이니

物過盛而當殺 : 만물이 성한 때를 지나니 마땅히 죽이게 되는 것이니라.

 

嗟乎 : 아,

草木無情 : 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有時飄零 : 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人爲動物 :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惟物之靈 : 영혼이 있는 존재인지라

百憂感其心 : 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

萬事勞其形 : 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여

有動於中 : 마음 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必搖其精 : 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되나니

而況思其力之所不及 :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며

憂其智之所不能 : 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게 되어서는,

宜其渥然丹者爲槁木 : 마땅히 홍안이 어느 새 마른 나무같이 시들어 버리고

黟然黑者爲星星 : 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되어 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다.

奈何以非金石之質 : 어찌하여 금석같은 바탕도 아니면서

欲與草木而爭榮 : 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투려 하는가

念誰爲之戕賊 : 생각건대, 누가 저들을 죽이고 해하고 있건데

亦何恨乎秋聲 : 또한 어찌 가을의 소리를 한하는가" 하니

童子莫對 : 동자는 아무 대답 못하고

垂頭而睡 : 머리를 떨구고 자고 있다.

但聞四壁 : 다만 사방 벽에서

蟲聲喞喞 : 벌레 우는 소리만 찌륵찌륵 들리는데,

如助余之歎息 : 마치 나의 탄식을 돕기나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