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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雨欲來風滿樓

solpee 2014. 8. 17. 11:18

咸陽城東樓

晩唐 시절의 시인 許渾(?~858), 진시황제의 퇴락한 古都 함양성을 찾아 시 한수(咸陽城東樓)를 남긴다. 시인의 감수성인가, 그는 성의 동쪽 누각에 올라 몰려오는 먹구름 앞에서 唐의 황혼을 예견하고 있다.

 

 一上高樓萬里愁 / 한번 고루에 오르니 만리에 근심 뻗치고

蒹葭楊柳似汀洲 / 갈대와 버들은 무성하여 섬인듯 우거졌네

溪雲初起日沈閣 /계곡엔 구름 일고 해는 누각에 저무는데

山雨欲來風滿樓 / 산에 비 내리려나 바람은 누각에 가득하네

鳥下綠蕪秦苑夕 / 새는 황혼의 진나라 정원 잡초에 내리고

蟬鳴黃葉漢宮秋 / 매미는 한나라 궁궐의 누런 잎에서 우네

行人莫問當年事 / 나그네여 옛 모습 행여 묻지 마시라

故國東來渭水流 / 고향에서 그대로인 것은 동쪽의 위수 뿐일세.

 
茶山 丁若鏞은 임진강 가에서 임진왜란을 회상하면서 이 시의 일부(山雨欲來風滿樓)를 넣어 시를 짓고는 "이 구절을 훔치면서 염치도 잊었네(此句攘竊都忘廉)”라고 했을 정도로 명문인듯...

 

 臨津城樓避暑示南涑遂安임진강의 성루에서 피서하면서 수안군수 남속에게 보이다

 

까치는 짹짹이며 혀 끝을 토하고 / 乾鵲喳喳吐舌尖
화룡은 이글이글 늦더위를 부추기네 / 火龍勃勃噓晩炎
바람 더위 풀 향기도 코에 닿을까 겁이 나고 / 草香風薰驚觸鼻
모래먼지 해가 튀겨 수염 칠까 무섭구나 / 沙塵日炙愁撲髥
얼음에다 맨다리를 대던 때가 그리웁고 / 正憶玄氷垂赤脚
검정 일산 푸른 휘장 쳐봐야 헛것이야 / 空張皁蓋與靑襜
정수리도 내놓고 홀랑 벌거벗어야지 / 露頂倮體方快活
실오라기 하나만 걸쳐도 땀이 줄줄 흐른다네 / 一絲在身終汗沾
임진강 성루에는 수목도 많거니와 / 臨津城上多樹木
붉은 대마루 벽색 처마 덩실한 집도 있어 / 況有朱甍跨碧檐
그 곳에다 자리 깔고 오이를 깎아 먹으면 / 層軒鋪席剝瓜瓣
해갈도 되려니와 오줌도 잘 나오지 / 解渴利溲功能兼
비 오려고 시원한 바람 누대에 가득 불어 / 山雨欲來風滿樓
이 시를 얽으면서 염도 도무지 안 봤다네 /
此句攘竊都忘廉
앉고 눕고 해학하며 옛 얘기도 나눠 보세 / 偃仰談諧逮古往
꼬불꼬불 이 산하를 와서 좀 보게나 / 山河鬱紆來眺瞻
집을 태워 홰를 삼던 나라 꼴 말아야지 / 燒廬作炬國步窘
칡덩굴로 다리 놓은 그 군령 엄할시고 / 編葛成橋軍令嚴

임진왜란 때 大駕가 임진강 나루터에 당도했는데, 밤을 밝힐 불이 없어 인가에다 불을 지르고는 그 불빛을 이용하여 나루를 건넜고, 文忠公 柳成龍은 提督 李如松의 명령에 의하여 중국 군대가 건널 다리를 놓기 위해 칡덩굴을 엮어 다리를 놓았었음.

지금은 세상이 이렇게도 태평하여 / 如今海內昇平久
조금만 춥고 더워도 놀려고만 생각하지 / 小寒薄暑思嬉恬

.火龍 : 더운 기운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모양. 王轂의 〈苦熱行〉에, “축융이 남으로 와 화룡을 매질하니, 화기가 이글이글 하늘을 불사르네.[祝融南來鞭火龍 火旗焰焰燒天紅]” 하였음.

秋史 김정희는 서예 뿐만 아니라 水墨畵에도 대가임을 암시하는 이런 시(驟雨:소나기)를 남겼다. 이로서 그는 선비 三絶, 즉 시, 글씨, 그림 모두에 뛰어난 예술가임을 알수 있다. 

樹薰風葉欲齊 /  나무 마다 더운 바람 불어와 잎들 한쪽으로 쓸리고

正濃黑雨數峰西 / 금새 검은 빗줄기 봉우리 서쪽으로 부터 몰려온다

小蛙一種靑於艾 / 쑥보다도 푸른 조그만 청개구리는

跳上芭梢效鵲啼 /  파초 잎새 끝에 뛰어 올라 까치처럼 울로 있네

 

 

秋思가을 상념

琪樹西風枕簟秋 / 멋진 나무에 서풍 불어 베개와 자리에 가을 오니

楚雲湘水憶同遊 / 그립구나 초나라 구름과 상수에서 함께 놀던 일

高歌一曲掩明鏡 / 한 곡조 소리 높여 부르고 거울을 가리니

昨日少年今白頭 / 어제의 소년이 지금은 이미 백발이구나.

 

 

 

긴 장마에 임 그리워

한 떨기 붉은 꽃(一朶紅)이라는 멋진 이름도 지니고 있는 기생  翠蓮의 長霖이라는 시 한 수를 감상해 보자. 

 

十日長霖若未晴 / 열흘이나 긴 장마 왜 안 개일가
鄕愁蠟蠟夢魂驚 / 고향 그리는 꿈 끝이 없구나
中山在眼如千里 / 임 계신 곳(中山)이 눈앞이나 천리같아
堞然危欄默數程 / 근심어려 난간에 기대 갈 길 헤아려 본다 

*翠蓮은 금산 출신으로 한양에서 주로 활동한 기생이다.  미색 뿐만 아니라 詩畵에도 빼어난 재능을 지녀 많은 시인묵객들이 다투어 찾았다고 한다. 선조대에 좌의정까지 지낸 沈喜壽(1548~1622)가 젊은 시절 실의하여 기방에 자주 드나들고, 특히 일타홍에 빠져지내자 집에서 아에 첩실로 들어 앉혔다고 한다. 그러나 공부에 게을리 하자, ‘과거에 급제한 뒤에 나를 찾으라’는 편지를 두고 집을 나왔다고 한다. 이후 심희수는 공부에 더욱 정진해서 21세에 진사시에 급제하고, 25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심희수가 35세 때, 허균의 형 허봉을 두둔하다 금산군수로 좌천될 때 함깨 내려갔으나 얼마 후에 죽었다고 한다. 가인박명인가...

 

少年智则国智,少年富则国富,少年强则国强,少年独立则国独立,少年自由则国自由,少年进步则国进步,少年胜于欧洲,则国胜于欧洲,少年雄于地球,则国雄于地球。

                                       少年中国说

                                 (一九○○年二月十日) 

                                          梁启超 

日本人之称我中国也,一则曰老大帝国,再则曰老大帝国。是语也,盖袭译欧西人之言也。呜呼!我中国其果老大矣乎?梁启超曰:恶。是何言,是何言,吾心目中有一少年中国在!


欲言国之老少,请先言人之老少。老年人常思既往,少年人常思将来。惟思既往也,故生留恋心;惟思将来也,故生希望心。惟留恋也,故保守;惟希望也,故进取。惟保守也,故永旧;惟进取也,故日新。惟思既往也,事事皆其所已经者,故惟知照例;惟思将来也,事事皆其所未经者,故常敢破格。老年人常多忧虑,少年人常好行乐。惟多忧也,故灰心;惟行乐也,故盛气。惟灰心也,故怯懦;惟盛气也,故豪壮。惟怯懦也,故苟且;惟豪壮也,故冒险。惟苟且也,故能灭世界;惟冒险也,故能造世界。老年人常厌事,少年人常喜事。惟厌事也,故常觉一切事无可为者;惟好事也,故常觉一切事无不可为者。老年人如夕照,少年人如朝阳;老年人如瘠牛,少年人如乳虎;老年人如僧,少年人如侠;老年人如字典,少年人如戏文;老年人如鸦片烟,少年人如泼兰地酒;老年人如别行星之陨石,少年人如大洋海之珊瑚岛;老年人如埃及沙漠之金字塔,少年人如西伯利亚之铁路;老年人如秋后之柳,少年人如春前之草;老年人如死海之潴为泽,少年人如长江之初发源。此老年与少年性格不同之大略也。梁启超曰:人固有之,国亦宜然。


梁启超曰:伤哉老大也。浔阳江头琵琶妇,当明月绕船,枫叶瑟瑟,衾寒于铁,似梦非梦之时,追想洛阳尘中春花秋月之佳趣。西宫南内,白发宫娥,一灯如穗,三五对坐,谈开元、天宝间遗事,谱霓裳羽衣曲。青门种瓜人,左对孺人,顾弄孺子,忆候门似海珠履杂遝之盛事。拿破仑之流于厄蔑,阿剌飞之幽于锡兰,与三两监守吏或过访之好事者,道当年短刀匹马,驰骋中原,席卷欧洲,血战海楼,一声叱咤,万国震恐之丰功伟烈,初而拍案,继而抚髀,终而揽镜。呜呼,面皴齿尽,白头盈把,颓然老矣!若是者,舍幽郁之外无心事,舍悲惨之外无天地,舍颓唐之外无日月,舍叹息之外无音声,舍待死之外无事业。美人豪杰且然,而况于寻常碌碌者耶!生平亲友,皆在墟墓,起居饮食,待命于人,今日且过,遑知他日,今年且过,遑恤明年。普天下灰心短气之事,未有甚于老大者。于此人也,而欲望以拏云之手段,回天之事功,挟山超海之意气,能乎不能?


呜呼,我中国其果老大矣乎?立乎今日,以指畴昔,唐虞三代,若何之郅治;秦皇汉武,若何之雄杰;汉唐来之文学,若何之隆盛;康乾间之武功。若何之烜赫!历史家所铺叙,词章家所讴歌,何一非我国民少年时代良辰美景、赏心乐事之陈迹哉!而今颓然老矣,昨日割五城,明日割十城;处处雀鼠尽,夜夜鸡犬惊;十八省之土地财产,已为人怀中之肉;四百兆之父兄子弟,已为人注籍之奴。岂所谓老大嫁作商人妇者耶?呜呼!凭君莫话当年事,憔悴韶光不忍看。楚囚相对,岌岌顾影;人命危浅,朝不虑夕。国为待死之国,一国之民为待死之民,万事付之奈何,一切凭人作弄,亦何足怪!


梁启超曰:我中国其果老大矣乎?是今日全地球之一大问题也。如其老大也,则是中国为过去之国,即地球上昔本有此国,而今渐渐灭,他日之命运殆将尽也。如其非老大也,则是中国为未来之国,即地球上昔未现此国,而今渐发达,他日之前程且方长也。欲断今日之中国为老大耶,为少年耶?则不可不先明“国”字之意义。夫国也者,何物也?有土地,有人民,以居于其土地之人民,而治其所居之土地之事,自制法律而自守之;有主权,有服从,人人皆主权者,人人皆服从者。夫如是,斯谓之完全成立之国。地球上之有完全成立之国也,自百年以来也。完全成立者,壮年之事也;未能完全成立而渐进于完全成立者,少年之事也。故吾得一言以断之曰:欧洲列邦在今日为壮年国,而我中国在今日为少年国。夫古昔之中国者,虽有国之名,而未成国之形也,或为家族之国,或为酋长之国,或为诸侯封建之国,或为一王专制之国。虽种类不一,要之,其于国家之体质也,有其一部而缺其一部,正如婴儿自胚胎以迄成童,其身体之一二官支,先行长成,此外则全体虽粗具,然未能得其用也。故唐虞以前为胚胎时代,殷周之际为乳哺时代,由孔子而来至于今为童子时代,逐渐发达,而今乃始将入成童以上少年之界焉。其长成所以若是之迟者,则历代之民贼有窒其生机者也。譬犹童年多病,转类老态,或且疑其死期之将至焉,而不知皆由未完全、未成立也,非过去之谓,而未来之谓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