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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陽城東樓

solpee 2014. 8. 17. 11:06

 

咸陽城東樓

晩唐 시절의 시인 許渾(?~858), 진시황제의 퇴락한 古都 함양성을 찾아 시 한수(咸陽城東樓)를 남긴다. 시인의 감수성인가, 그는 성의 동쪽 누각에 올라 몰려오는 먹구름 앞에서 唐의 황혼을 예견하고 있다. 

 

一上高樓萬里愁 / 한번 고루에 오르니 만리에 근심 뻗치고

蒹葭楊柳似汀洲 / 갈대와 버들은 무성하여 섬인듯 우거졌네

溪雲初起日沈閣 /계곡엔 구름 일고 해는 누각에 저무는데

山雨欲來風滿樓 / 산에 비 내리려나 바람은 누각에 가득하네

鳥下綠蕪秦苑夕 / 새는 황혼의 진나라 정원 잡초에 내리고

蟬鳴黃葉漢宮秋 / 매미는 한나라 궁궐의 누런 잎에서 우네

行人莫問當年事 / 나그네여 옛 모습 행여 묻지 마시라

故國東來渭水流 / 고향에서 그대로인 것은 동쪽의 위수 뿐일세.

 
茶山 丁若鏞은 임진강 가에서 임진왜란을 회상하면서 이 시의 일부(山雨欲來風滿樓)를 넣어 시를 짓고는 "이 구절을 훔치면서 염치도 잊었네(此句攘竊都忘廉)”라고 했을 정도로 명문인듯...

 

 

 

秋史 김정희는 서예 뿐만 아니라 水墨畵에도 대가임을 암시하는 이런 시(驟雨:소나기)를 남겼다. 이로서 그는 선비 三絶, 즉 시, 글씨, 그림 모두에 뛰어난 예술가임을 알수 있다. 

 

 

 

 

樹薰風葉欲齊 /  나무 마다 더운 바람 불어와 잎들 한쪽으로 쓸리고

正濃黑雨數峰西 / 금새 검은 빗줄기 봉우리 서쪽으로 부터 몰려온다

小蛙一種靑於艾 / 쑥보다도 푸른 조그만 청개구리는

跳上芭梢效鵲啼 /  파초 잎새 끝에 뛰어 올라 까치처럼 울로 있네

 

 

 

 

 

 

 

 

 

 

 

 

 

 

 

긴 장마에 임 그리워

 

 한 떨기 붉은 꽃(一朶紅)이라는 멋진 이름도 지니고 있는 기생  翠蓮의 長霖이라는 시 한 수를 감상해 보자. 

 

十日長霖若未晴 / 열흘이나 긴 장마 왜 안 개일가
鄕愁蠟蠟夢魂驚 / 고향 그리는 꿈 끝이 없구나
中山在眼如千里 / 임 계신 곳(中山)이 눈앞이나 천리같아
堞然危欄默數程 / 근심어려 난간에 기대 갈 길 헤아려 본다 

*翠蓮은 금산 출신으로 한양에서 주로 활동한 기생이다.  미색 뿐만 아니라 詩畵에도 빼어난 재능을 지녀 많은 시인묵객들이 다투어 찾았다고 한다. 선조대에 좌의정까지 지낸 沈喜壽(1548~1622)가 젊은 시절 실의하여 기방에 자주 드나들고, 특히 일타홍에 빠져지내자 집에서 아에 첩실로 들어 앉혔다고 한다. 그러나 공부에 게을리 하자, ‘과거에 급제한 뒤에 나를 찾으라’는 편지를 두고 집을 나왔다고 한다. 이후 심희수는 공부에 더욱 정진해서 21세에 진사시에 급제하고, 25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심희수가 35세 때, 허균의 형 허봉을 두둔하다 금산군수로 좌천될 때 함깨 내려갔으나 얼마 후에 죽었다고 한다. 가인박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