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桓伊三弄(환이삼롱)

solpee 2013. 7. 31. 05:01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己未月(六月大)  24일 戊戌 水曜日  大暑(6.16.00:56)節 中候 土潤溽暑(토윤욕서: 땅은 습하고 기후는 무덥다)候입니다. 日出은 05:35, 日入은 19:41, 月出은 00:07, 月入은 14:24 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桓伊三弄

huán yī sān nòng                                           

  

                                            정민의 세설신어에서

 

진(晋)나라 때 환이(桓伊)는 뛰어난 피리 연주자였다. 그가 작곡한 '낙매화곡(落梅花曲)'이 유명했다. 이백(李白)은 "황학루 위에 올라 옥피리 빗겨 불자, 5월이라 강성에서 매화꽃이 떨어지네(黃鶴樓上吹玉笛, 江城五月落梅花)"라 노래했다. 5월이면 꽃이 진작에 다 지고 매실이 주렁주렁 달릴 시절이다. 하지만 황학루에서 누군가 부는 젓대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갑자기 눈앞에서 난분분 날리는 매화 꽃잎의 환영을 보는 것만 같더라는 뜻이다. 허공으로 흩어지는 피리 소리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을 연상한 것은 참 대단하다. 이백은 이때 환이의 '낙매화곡'을 떠올린 것이 분명하다.

하루는 왕휘지(王徽之)가 냇가에 배를 대고 있는데 환이가 수레를 타고 언덕 위를 지나갔다. 왕휘지가 사람을 보내 말했다. "그대가 피리를 잘 분다는 말을 들었소. 나를 위해 한 곡 연주해주겠는가." 환이는 두말없이 수레에서 내렸다. 호상(胡床)에 자리를 잡고 걸터앉더니 왕휘지를 위해 세 곡을 연주했다. 연주를 마치더니 말없이 다시 수레에 올라 그 자리를 떠났다. 왕휘지는 배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로였다. 환이삼롱(桓伊三弄), 즉 환이가 피리로 세 곡을 연주했다는 고사가 이렇게 해서 생겨났다.

환이는 당시 지위가 꽤 높았고, 왕휘지는 재야의 인사에 지나지 않았다. 멀쩡히 길 가는 고관을 불러 세워 피리 연주를 청한 것은 자칫 거만하게 비칠 행동이었다. 하지만 왕휘지는 진심으로 그의 연주를 듣고 싶었다. 환이는 또 왕휘지의 예술과 인품을 깊이 흠모하고 있었다. '제까짓 게 감히 나를' 하는 마음이 조금만 있었다면 환이는 연주는커녕 화를 벌컥 내고 떠나갔을 것이다. '네가 지위가 높다지만 내 요청을 거절해?' 왕휘지에게도 이런 오만한 마음이 애초에 없었다. 그 진심이 맞통한 자리에는 최고 수준의 연주자와 감상자가 있었을 뿐이다. 둘은 끝내 서로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굳이 말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도연명은 '음주(飮酒)' 시에서 "이 가운데 참된 뜻이 있으나, 말하려니 어느새 말을 잊었네(此中有眞意, 欲辨已忘言)"라고 노래한 일이 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 사이에 언어는 별 의미가 없다. 말이 많아지고 다짐이 잦아지는 것은 그만큼 소통이 안 된다는 증거다.

 

☞.《晋书·桓伊传》

“﹝ 伊 ﹞善音乐,尽一时之妙…… 徽之 ( 王徽之 )便令人谓 伊 曰:‘闻君善吹笛,试为我一奏。’ 伊 是时已贵显,素闻 徽之 名,便下车,踞胡牀,为作三调,弄毕,便上车去。”
《世说新语笺疏》下卷上〈任诞〉
王子猷出都,尚在渚下。旧闻桓子野善吹笛,而不相识。遇桓于岸上过,王在船中,客有识之者云:「是桓子野。」王便令人与相闻云:「闻君善吹笛,试为我一奏。」桓时已贵显,素闻王名,即便回下车,踞胡床,为作三调。弄毕,便上车去。客主不交一言。

 

與史郞中欽聽黃鶴樓上吹笛

 

                                                              李白

 

一爲遷客去長沙/장안을 떠나면서 한번 쫓긴 몸 되어 장사로 간다

 西望長安不見家/서녘 하늘 아래 먼 장안엔 나의 집도 묻히고

 黃鶴樓中吹玉笛/황학루엔 누가부는 옥피리 소린가

 江城五月落梅花/강성 오월 달엔 매화꽃도 지는 것을......

 

 

 

 

 

小兒垂釣(소아수조)

낚시를 드리운 어린아이

                                                          胡令能(호령능). 中唐

蓬頭稚子學垂綸/봉두치자학수륜/헝클어진 머리로 낚시 배우느라

側坐莓苔草映身/측좌매태초영신/이끼에 비스듬히 앉으니 풀이 몸을 가리네.

路人借問遙招手/노인차문요초수/길 가던 나그네 길 물어도 손을 내저으며

怕得魚驚不應人/파득어경불응인/고기 놀라 달아날까 들은 척도 아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