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過河折橋(과하절교)

solpee 2013. 7. 17. 06:33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己未月(六月大)  10일 甲申 水曜日  小暑(5.29.07:34)節 中候 실솔거벽(蟋蟀居壁: 귀뚜라미가 벽 속에서 울기 시작)候입니다. 日出은 05:24, 日入은 19:52, 月出은 14:02, 月入은 00:04 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근당의고전]過河折橋(과하절교)

강을 건넌 다음에 다리를 끊는다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거나 결심을 굳힘을 뜻하는데 중국 元史(원사)에 나온다.

정치가 안철수는 ‘건너온 다리를 불살라 버렸다’고 정치선언에 필사의 결심을 보였다. 다리를 부셔버렸으니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아닌가. 또 兵法書(병법서)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보면 濟河焚舟(제하분주)라는 말도 유사한 뜻이다. 즉 건너온 배를 불태우고 물러설 수 없는, 필사의 싸움밖에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전략으로도 사용되는 말이며 이러한 말들을 인용해 자기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조선시대 학자 한분은 술을 끊고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했다. 술은 殺人之耽毒(살인지탐독) 麴蘖杯樽(국얼배준) 釜甑廬舍(부증여사) 保養精神(보양정신) 安享壽考(안향수고) 濟河焚舟(제하분주)로 ‘술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술을 만드는 누룩과 술잔, 술병을 곁에서 모두 치워라. 술 만드는 솥을 깨버리고, 술 담는 장소를 없애버려라. 술을 끊어 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살리라. 남은 내 인생 술 안 먹고 편안하게 살리라. 이번에 금주에 실패하면 다시는 물러설 때가 없다’는 말이다. 인용이 다소 어색하기도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주 금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비유다.

天下第一鐵關門 是花柳關(천하제일철관문 시화류관). 천하에 제일 뚫기 힘든 문은 철관문이 아니라 화류계의 문이다. 따라서 濟河焚舟의 背水陣(배수진)은 여기서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정민의 세설신어] 지만계영(持滿戒盈)

공자께서 노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을 구경했다. 사당 안에 의기(欹器), 즉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그릇이 놓여 있었다. 묘지기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그릇인가?" "자리 곁에 놓아두었던 그릇(宥坐之器)입니다.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집니다. 이것으로 경계를 삼으셨습니다." "그렇구려." 제자에게 물을 붓게 하니 과연 그 말과 꼭 같았다. 공자께서 탄식하셨다. "아! 가득 차고도 엎어지지 않을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

제자 자로(子路)가 물었다. "지만(持滿), 즉 가득 참을 유지하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따라내어 덜면 된다." "더는 방법은요?" "높아지면 내려오고 가득 차면 비우며 부유하면 검약하고 귀해지면 낮추는 것이지. 지혜로워도 어리석은 듯이 굴고 용감하나 겁먹은 듯이 한다. 말을 잘해도 어눌한 듯하고 많이 알더라도 조금밖에 모르는 듯이 해야지. 이를 두고 덜어내어 끝까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방법을 행할 수 있는 것은 지덕(至德)을 갖춘 사람뿐이다."

지만계영(持滿戒盈)! 가득 찬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가(持滿)? 넘치는 것을 경계하라(戒盈). 더 채우려 들지 말고 더 덜어내라. 의기(欹器)에 관한 얘기는 '순자(荀子)' '유좌(宥坐)'편에 처음 보인다. 한영(韓嬰)의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나온다. 이 그릇의 실체를 두고 역대로 많은 학설이 있었다. 그릇을 복원하려는 시도도 계속되었다. 원래 이 그릇은 농사에 쓰는 관개용(灌漑用) 도구였다. 약간 비스듬하게 앞쪽으로 기울어 물을 받기 좋게 되어 있다. 물을 받아 묵직해지면 기울었던 그릇이 똑바로 선다. 그러다가 물이 그릇에 가득 차면 훌렁 뒤집어지면서 받았던 물을 반대편으로 쏟아낸다. 마치 물레방아의 원리와 비슷하다.

환공은 이 그릇을 좌우(座右)에 두고 그것이 주는 교훈을 곱씹었다. 고개를 숙여 받을 준비를 하고, 알맞게 받으면 똑바로 섰다가, 정도에 넘치면 엎어진다. 바로 여기서 중도에 맞게 똑바로 서서 바른 판단을 내리라는 상징을 읽었다. 가득 차 엎어지기 직전인데도 사람들은 욕심 사납게 퍼담기만 한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뒤집어져 몰락한다. 가득 참을 경계하라. 차면 덜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