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丁巳(四月) 9일 토曜日 甲申 立夏(3.26.17:18)節 末候 王瓜生(왕과생:쥐 참외 나온다)候입니다.
花下醉/꽃밭에서 취하다
李商隱
尋芳不覺醉流霞(심방부각취류하) 꽃 찾아 나섰다 나도 몰래 流霞에 취하여依樹沈眠日已斜(의수심면일이사) 나무에 기대 잠든 사이 해가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객산주성심야후) 손님 다 가고 술 깨고 보니 오밤중
更持紅燭賞殘花(갱지홍촉상잔화) 다시 촛불 밝혀 남은 꽃 구경 하였네
落照(낙조)
車雲輅(1559~?)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버들꽃 눈처럼 져서 흩날리고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복사꽃 타는 듯 붉게 피었네.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저무는 강물에 수놓은 그림
天西餘落照(천서여낙조) 서쪽 하늘엔 낙조가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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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내가 죽어보는 날’
조오현(1932∼)
부음을 받는 날은
내가 죽어보는 날이다
널 하나 짜서 그 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죽은 이를
잠시 생각하다가
이날 평생 걸어왔던 그 길을
돌아보고 그 길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
그 길에서 헤어졌던 그 많은 사람
나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
나에게 꽃을 던지는 사람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는 사람
아직도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사람
그 많은 얼굴들을 바라보다가
화장장 아궁이와 푸른 연길,
뼛가루도 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