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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去者日疎(거자일소)

solpee 2013. 4. 15. 08:24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丙辰(三月) 6일 月曜日 辛亥 淸明(4.5.00:02)節 末候 虹始見(홍시견:무지개가 보이기 시작한다)候 첫날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투화풍;꽃샘바람) 중에서 柳花風(유화풍: 버들꽃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去者日疎(거자일소)

보지 않으면 멀어진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우리의 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하지 않았던가. 옛 시(詩)에도 떠나와 멀어져 버린 고향을 바라보면서 애달프게 몸부림치며 그리워한 내용이 있다.

성문을 나서서 바라보니 보이는 것이라곤 언덕과 무덤뿐이네(出郭門直視但見丘與墳). 옛 무덤 뭉개져서 밭이 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베어져서 장작이 되었네(古墓犁爲田 松佰摧爲薪.)

사시나무엔 슬픈 바람이 휘몰아쳐 쓸쓸히 사람의 애간장을 끊는구나(白楊多悲風 簫簫愁殺人). 고향마을에 돌아가려 마음 먹어보지만 돌아갈 수 없는 처지를 어이할꼬(思還故里閭 欲歸道無因). 인생무상을 노래했다.

어릴 적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듯 슬퍼하며 견디기 힘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는 절망과 서운함에 의욕마저 잃고 매일 장취(長醉)하던 날이 그 얼마였던고. 언젠가는 고향도 멀어지고 사람들도 멀어지고 누구나 멀어지면서 이별을 하게 되는 것. 우리는 그리 많지 않은 소중한 시간 속에서 오늘 하루도 따뜻한 사람들과 맑고 향기롭게 보내고 싶다.

 

☞.《古詩原文》六朝時代 梁의 昭明太子는 作家不明의 雜詩 十九首를 모아 文選을 편찬하였다.

한자 한자가 금이요 한구 한구가 옥인 오언절구들이며 감성표현의 아름다움이 타에 비견할 수가 없다.

 

十九首 中 그 十四

 

之十四

去者日以疎/거자일이소/떠난 사람은 날로 멀어지고

來者日以親/내자일이친/오는 사람은 날로 친해지네

 

出郭門直視/출곽문직시/성문을 나서 곧 돌아보니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보이는 것은 언덕과 무덤뿐이네

 

古墓犁爲田/고묘이(려)위전/옛무덤은 뭉개져서 밭이 되고

松柏摧爲薪/송백최위신/소나무와 잣나무는 베어져 장작이 되었네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백양나무엔 슬픈 바람이 휘몰아쳐

蕭蕭愁殺人/소소수살인/쓸쓸히 사람의 애간장을 끊는구나

 

思還故里閭/사환고리려/고향에 돌아가려 하지만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돌아간들 의지할 곳 없겠지

 

                      
진달래

                       ―전연희(1947~ )

 

순이나 옥이 같은 이름으로 너는 온다
그 흔한 레이스나 귀걸이 하나 없이
겨우내 빈 그 자리를
눈시울만 붉어 있다
어린 날 아지랑이 아른아른 돌아오면
사립문 열고 드는 흰옷 입은 이웃들이
이 봄사 편지를 들고
울 너머로 웃는다

 

放言(방언) - 백거이(白居易)

거리낌 없이 말하다

 

 泰山不要欺毫末/태산불요기호말/태산은 털끝만한 것을 속일 필요 없고

顔子無心羨老彭/안자무심선노팽/안회는 노자를 부러워할 마음 없으리라.

松樹千年終是朽/송수천년종시후/소나무는 천 년을 살아도 끝내 썩어버리고

槿花一日自爲榮/근화일일자위영/무궁화는 하루를 피어도 영화스럽다.

 

何須戀世常憂死/하수련세상우사/어찌 현세에 연연하여 늘 죽음을 근심할까

亦莫嫌身漫厭生/역막혐신만염생/또한 몸을 혐오하여 삶을 함부로 말라.

生去死來都是幻/생거사내도시환/살고 죽고 가고 오는 일 모두 환상인 것을

幻人哀樂繫何情/환인애낙계하정/인간의 애락이 무슨 마음에 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