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骸垢想浴

solpee 2013. 3. 21. 05:38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乙卯(2) 十(旬)日 木曜日 丙戌 春分(20:02)節 初候 玄鳥至(현조지:제비가 온다)候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투화풍;꽃샘바람) 중에서 海棠風(해당풍;해당화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骸垢想浴/해구상욕

몸에 때가 있으면 씻어야 한다

 

공직자가 깨끗하면 세상은 쉽게 맑아진다. 우리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행해지는 부정부패는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됐고, 그 중심에 일부 공직자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를 넘어 목민관의 자세를 잘 제시해 주고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은 공직자의 본무다. 온갖 선정의 원천이 되고 모든 덕행의 근본이 된다. 깨끗하지 않고 목민관 노릇을 제대로 한 사람은 아직 없다(廉者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고 말했다.

그럼 청렴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탐욕을 줄이는 일이다. 권력, 돈, 명예, 혈족, 건강 등 모든 것을 다 갖겠다는 지나친 욕심에서 비리는 싹트는 것이다.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五色令人目盲)”고 노자가 일찍이 경책했지 않은가.

재물을 지나치게 추구하면 몸과 마음을 망치고 명예마저 더럽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성인군자들은 소박한 삶을 살 뿐 관능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적당한 욕망은 삶에 활력을 주고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동기부여를 하지만, 탐욕은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게 하기에 청렴이 강조되는 것이다. 무릇 절제와 청렴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마음이 편하면 천국과 극락이 따로 없다. 명심보감은 일러주고 있다. “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도 아늑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국무총리실과 감사원 등이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해 나섰다. 근무지 무단이탈 및 무사안일 업무처리, 중식시간 과도한 음주 및 출장 빙자 조기퇴근 여부, 민원 접수 및 처리 지연부터 뇌물 수수까지 복무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천자문의 한 구절처럼 ‘해구상욕(骸垢想浴)’ 곧 몸에 때가 있으면 마땅히 씻어야 한다. 문제는 세상 자체가 구정물이면 목욕을 해도 도로 더러워진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맑고 향기로운 공동체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물론 그 선두에는 공직자가 있어야 한다.

녹명문화연구소장

 

새우젓
                                          
―윤후명(1946~ )

새우젓의 새우 두 눈알
까맣게 맑아
하이얀 몸통에 바알간 꼬리
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게 하네
달밤이면 흰 새우, 그믐밤이면 붉은 새우
그게 새우잡이라고 배운 안산 사리포구
멀리 맑게 보이네
세상의 어떤 눈알보다도 까매서
무색한 죽음
지금은 사라진 사리포구
삶에 질려 아득히 하늘만 바라보던
사람의 까만 두 눈
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네
그게 사랑의 뜻이라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