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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厠二心(여측이심)

solpee 2013. 3. 11. 07:16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甲寅月(1) 30(晦日:회일 그믐)日 月曜日 丙子 驚蟄(19:15)節 中候 倉更鳴(창경명:꾀꼬리가 운다)候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투화풍;꽃샘바람) 중에서 棲棠風(서당풍;산사자꽃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내일부턴 이월입니다. 中和節 또는 영등절(靈登節)이라 합니다. 이 시기엔 바람과 날씨가 변화무쌍한 절후이지요.

 

이월 초하룻날을 민가에서는 영등절(靈登節)이라고 하며, 2월 초하루부터 20일까지 그 기간에 영등제(靈登祭)를 올리는데 「영등할머니」로 의인화 한 바람 신(神)을 위한 제사입니다. 영등신(靈登神)이란 이 기간에 세상에 내려왔다 올라간다는 신령이란 의미로서 2월 초하룻날 세상에 내려와서 농어촌 집집마다 다니며 살펴보고 스무날 하늘로 올라간다는 할머니 신(神)이라는 토속신앙에서 유래된 것인데 옛날 궁궐에서는 중화절(中和節)이라 하여 세상에 봄이 찾아 온 것을 경축하는 잔치를 베풀고 농사일을 권장하고 격려하는 뜻에서 임금이 신하들에게 중화척(中和尺)을 나누어주었으며, 농촌에서는 머슴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머슴들에게 하루를 즐기게 해주었고 영등제(靈登祭)를 올리는 풍습이 있었는데 영등할머니는 바람 신(神)이라 하여 어촌에서는 특히 중요시하였습니다.

 

영등신(靈登神)을 바람 신(神)이라 한 것은 동양의 토속신앙 중 풍신(風神)은 고상한 인품. 사표(師表)의 인격. 글씨를 잘쓰는 명필. 굳세고 위엄 있고 윤택하게 하고 좋은 일을 남겨주고 새로운 희망을 주는 신(神)으로 묘사하며 고매(高邁)하고 특이한 정령(精靈)이라고 옥인(玉人)이라 하였으니 새해 첫 천신으로 풍신(風神)을 영접한 것이라 하겠고, 풍신(風神)을 모신 것이니 특히 폭풍의 위험을 안고 있는 어촌에서는 진지할 것입니다.

 

궁궐에서는 토속신앙인 풍신(風神)을 맞는 영등제(影燈祭/ 영등할머니 제향)는 품격이 맞지 않으니 이 날을 중화절(中和節)이라 했는데 중화(中和)란 중용(中庸)에서의 치중화 천지위언 만물유언(致中和 天地位焉 萬物有焉)에서 온 말로써 천지가 바른 지위에 서고 만물(萬物)이 있게 된다는 뜻인 만물이 생동하는 절기라 한 것입니다.

 

 

如厠二心(여측이심)
뒷간에 갈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항간에 ‘위기를 모면하면 하느님을 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인간은 하나같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하느님을 찾는 데서 비유된 말이다.

애걸복걸해서 도와줬는데 차일피일 미루니 이것이 바로 여측이심(如厠二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한 것인가. 어떤 목적을 이루고 처리해내기 위해서 자존심 따위는 내팽개치고 아부 일색이지만 그 목적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본래 자기로 돌아간다.

20여 년 전의 일이다. 국제봉사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할 때 모 회원이 늦게 결혼하고 국제회원이 살고 있는 이웃 나라로 신혼여행을 갔다. 그 곳에 살고 있는 B회원은 여행 온 우리나라의 회원에게 자기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일주일간 손발이 돼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런 도움을 받을 때는 감지덕지한 생각에 그야말로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오면 10배를 잘해드리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B회원이 우리나라를 찾아왔을 때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아침해장국으로 그를 보냈다. 그 나라의 백만장자였던 그는 함께하려는 봉사의 마음이었을 것이고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情隨事遷/人心易變/好了傷疤忘了痛

 

戴盆望天(대분망천)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바라보려 함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병행할 수 없음을 이르는, 즉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사마천의 말이다

옛 글에 ‘사람의 생각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날카롭게 볼 수가 없고, 일이란 두 가지를 동시에 융성하게 할 수는 없다. 한쪽이 성하면 다른 한쪽은 쇠하게 마련이며 오른쪽이 길면 왼쪽은 짧을 수밖에 없다. 밤에 누워 뒤척이기 좋아하는 자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意不竝銳 事不兩隆 盛於彼者 必衰於此 長於左者 必短於右 喜夜臥者 不能蚤起也)라는 내용이 있다.

유사한 글은 얼마든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둥근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원만을 뜻하기 때문으로, 두루두루 다 알아야 하고 이것저것 다 갖기를 원한다. 모자람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비자라는 사람은 ‘오른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왼손으로 네모를 그리다 보면 두 가지 모두 이룰 수 없다’(左手畵圓 右手畵方 不能兩成)라 하지 않았던가. 못하는 것이 없는 자는 한 가지도 잘하는 것이 없고, 무엇이든지 다 하고자 하는 자는 한 가지도 제대로 얻는 것이 없다. 바른 행동을 쌓아두면 미치지 못할 복이 없으며, 사악한 행동을 쌓아두면 찾아오지 아니하는 화가 없는 것이다
.

 

☞.汉·司马迁《报任少卿书》:“仆以为戴盆何以望天,故绝宾客之知,亡家室之业,日夜思竭其不肖之才力,务一心营职,以求亲媚于主上。”


☞. 說苑 下篇 十六 談叢中에서

百方之事,万变锋出:或欲持虚,或欲持实,或好浮游,或好诚必,或行安舒,或为飘疾。从此观之,天下不可一,圣王临天下而能一之。

 

意不幷銳,事不兩隆;盛於彼者必衰於此,長於左者必短於右。喜夜卧者不能䗢(벼룩 조=早=蚤)起也。

 

鸾设于镳,和设于轼;马动而鸾鸣,鸾鸣而和应,行之节也。

 

☞.韩非子·功名》:“右手画圆,左手画方,不能两成。”

 


국립중앙도서관

                                        —고영민(1968~ )
허공에 매화가 왔다
그리고 산수유가 왔다
목련이 왔다
그것들은 어떤 표정도 없이
가만히 떠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쭈욱 빼고 내려다보았다
그저 말없이 내려다보기만 하다가
매화가 먼저 가고
목련이 가고
산수유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