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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0일 오전 06:00

solpee 2013. 2. 20. 06:03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陰 甲寅月(1) 11日 水曜日 丁巳 雨水(21:01)節 初候 獺祭魚(달제어;수달이 잡은 물고기를 진설하는 후)候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꽃샘바람) 중에서 菜花風(채화풍;유채꽃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유언혹중(流言惑衆)-정민의 세설신어에서


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엮은 '성심잡언(省心雜言)'을 읽었다. 몇 구절에 밑줄을 긋는다.

"말로 남을 다치게 함은 예리하기가 칼이나 도끼와 같다. 꾀로 남을 해치는 것은 독랄하기가 범이나 이리와 한가지다. 말은 가려 하지 않을 수 없고, 꾀도 가려 하지 않을 수 없다(以言傷人者, 利如刀斧. 以術害人者, 毒如虎狼. 言不可不擇, 術不可不擇也)." 남을 다치게 하고 남을 해코지 하는 말이 너무 많다. 처지가 바뀌면 고스란히 자기에게 돌아온다.

"강변하는 자는 잘못을 가려 꾸미느라고 허물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겸손하고 공손한 사람은 다툴 일이 없어 선함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안다(强辯者飾非, 不知過之可改. 謙恭者無諍, 知善之可遷)." 잘못을 해놓고 깨끗이 인정하는 대신 변명하는 말만 늘어놓으면, 허물을 고칠 기회마저 영영 놓치고 만다.

"사람이 과실이 있으면 자기가 반드시 알게 되어 있다. 제게 과실이 있는데 어찌 스스로 모르겠는가? 시비를 좋아하는 자는 남을 검속하고, 우환을 두려워하는 자는 자신을 검속한다(人有過失, 己必知之. 己有過失, 豈不自知. 喜是非者, 檢人, 畏憂患者, 檢身)." 잘못해놓고 저만 알고 남은 모를 줄 안다. 알고도 모른 체 해주는 것이다. 남의 시비를 자꾸 따지지 마라. 쌓여가는 제 근심이 보이지 않는가?

"귀로 들었어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것은 덩달아 말해서는 안 된다. 유언비어는 대중을 미혹시킬 수 있다(流言惑衆). 만약 그 말만 듣고 후세에 전한다면 옳고 그름과 삿됨과 바름이 실지를 잃게 될까 걱정이다(耳雖聞, 目不親見者, 不可從而言之. 流言可以惑衆. 若聞其言, 而貽後世, 恐是非邪正失實)." 스쳐 들은 말을 진실인 양 옮기고 다니지 마라. 시비와 사정(邪正)이 실다움을 잃을까 겁난다. 글로 쓰면 그 죄가 더 크다. 걷잡을 수가 없다. 

"말을 많이 해서 이득을 얻음은, 침묵하여 해가 없음만 못하다(多言獲利, 不如默而無害)." 다변이 늘 문제다. 말이 말을 낳는다.

 

唐의 손과정은 서보에서 "남위와 같은 미녀를 아내로 맞아본 다음 미녀를 논할 수 있으며 용천과 같은 명검을 사용해 보고서야 비로소 명검의 날카로움을 논할 수 있다.(聞夫家有南威之容, 乃可論於淑媛, 有龍泉之利, 然後議於斷割.)"라 하면서 "비평이 자기의 한계를 넘으면 오히려 치욕을 자초한다. (語過其分, 實累樞機.)"고 하였다.

 

와유(臥遊)  

 

                             -  안현미(1972~ )

내가 만약 옛사람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홀로 국화술에 취하리


 

問劉十九(문유십구)

                             - 백거이(白居易)

綠蟻新醅酒(녹의신배주) 새로 담근 술 익어 거품 오르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로) 작은 화로에는 숯불이 붉네.

晩來天欲雪(만래천욕설) 눈이 나릴 것만 같은 이 저녁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술 한 잔 하지 않으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