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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9일 오전 04:52

solpee 2013. 2. 19. 04:54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甲寅月(1) 10日 火曜日 丙辰 雨水(21:01)節 初候 獺祭魚(달제어;수달이 잡은 물고기를 진설하는 후)候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꽃샘바람) 중에서 菜花風(채화풍;유채꽃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若聽一面說便見相離別(약청일면설편견상이별)

한쪽 말만 들으면 친한 사이도 멀어진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어떤 분쟁에 있어 한 편의 말만 듣게 되면 상대방은 공평하게 대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 절친하고 가까운 사이였다 하여도 곧 원성을 사고, 이내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고대 무소(武蘇)라는 사람은 말 한마디를 잘하는 게 천금을 가진 것보다 도움이 될 수 있고(一言之益重於千金), 한 번 행동을 잘못 하면 독사에 물린 것보다 더 지독할 수 있다(一行之虧毒如蛇蝎)라고 했다.

또 공자는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피고(衆惡之必察焉),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衆好之必察焉)고 했다. 노자도 남이 알아서는 안 될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고(欲人不知), 남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게 하려면 처음부터 말을 안 하는 것이 좋다(欲人不言莫若不言)

말이 많음은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가장 방탕하게 하며, 기운도 또한 덜게 되고 꿈속에 정신도 또한 편안치 못하다. 마음을 펴놓았으면 거두어들일 줄 알고, 말을 하려는 때는 간단하고 침묵을 생각하라. 많은 말로 허물을 만들지 말고 다른 이의 허물을 듣더라도 내 부모 이름 듣는 것같이 하여 설사 듣더라도 입 밖에는 내지 말라. 시비는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어질 것이니 내게 와서 시비를 말하는 자가 곧 나를 시비하는 사람인 것이다. 사치하고 화려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죄악을 만나게 되고, 소박하고 올바른 사람은 그 자체가 큰 덕이다

 

日月欲明浮雲蔽之(일월욕명부운폐지)

해와 달은 밝고자 하나 뜬구름이 그것을 가린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군주는 총명하게 정사를 살피려 하나 간신이 가로막고 있다는 말로, 일월의 밝은 것을 본래의 선심 또는 군주의 총명에 비유하고 사욕 또는 간신을 뜬구름에 비유한 것이다. 고대 선인들의 가르침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책으로만 마차 부리는 것을 배워서는 말의 모든 사정을 알 수가 없다(以書御者不盡馬之情)고 했다.

그렇듯 정치나 행정에 있어 경험과 쌓아온 조예 없이는 탁상공론이 되는 것이고 많은 오류와 혼란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록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시세(세상의 흐름)를 따르지 않고선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하는 것(雖有智慧不如乘勢)이 또한 현실이다.

효경(孝經)에는 해는 특정 물건만을 위하여 그 밝음을 어둡게 하지 않고, 명군(명철한 군주)은 특정인을 위하여 법을 고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곁에서 살피는 자는 바르고 정당하게 판단하게 되고(傍觀者審), 일에 직접 임하는 자는 생각이 흐려져 어두울 수 있다(當局者迷)라는 바둑격언이 여기에 딱 부합된다 하겠다.

 

生事愛敬(생사애경) -황종택의新온고지신에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사랑과 공경으로 섬기라’.

효도에 나중은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효행을 해야 한다. 효경에 이르길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사랑과 공경으로 섬기라(生事愛敬)”고 가르친 이유가 있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 효자효부가 나기도 하지만, 후회막급이다. 부모가 자신에게 전답은 물론 단 한 푼의 돈도 물려주지 않았더라도 자신을 낳고 길러주셨지 않는가. 꼭 큰 돈을 들여야 효도하는 건 아니다. 말 한마디,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부모에겐 기쁨이고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에는 “무릇 자식이 되어 부모를 섬기는 데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해 드리며, 저녁이 되면 이부자리를 보아 드리고 새벽에 다시 가서 살펴보아야 한다(凡爲人子之禮 冬溫而夏淸 昏定而晨省)”고 훈육하고 있다. 공자의 타이름은 구체적이다. “부모가 계시면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나간다고 여쭙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얼굴을 보여드려야 한다(父母在 出必告 反必面).”

시경(詩經)에 “형제가 담 안에선 싸울지라도 밖에서는 모욕당하는 것을 막아준다(兄弟鬩於牆 外禦其侮:형제혁어장 외어기모)”고 한 바는 형제의 운명공동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효는 온갖 행실의 근본이요. 천하에 얻기 어려운 것은 형제(孝百行之本 天下難得者兄弟)”라고 효경은 경책했다. 인성(人性)이 메마른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부끄럽다.

 
야설(野雪)

                    ―이양연(李亮淵·1771~1853)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눈을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자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