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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心之不同如其面焉

solpee 2013. 2. 13. 05:15

오늘은 癸巳年(桓紀9210,神紀5910,檀紀4346) 甲寅月(1) 初나흘 水曜日 庚戌 立春(01:13)節 仲候 驚蟄始振(동면하던 벌레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후)끝날입니다. 小寒에서 穀雨까지 부는 妬花風(꽃샘바람) 중에서 櫻桃花風(앵두꽃 바람)이 부는 候이기도 합니다.

 

어제 북이 핵실험을 했다네요. 주변국들이 모두 국방력 증강에 혈안이 되어있는 마당에 우리만 국방비를 삭감하고 북의 장사정포에 대응할 수 있는 아파치 2개대대도 북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어떤 무기에 대한 예산도 모두 삭감되었다네요. 한마디로 속수무책이요 식물나라가 된겁니다.

차라리 국회를 해산시켜버리고 싶네요. 분통이 터집니다.

 

 

人心之不同如其面焉(인심지부동여기면언)

사람의 마음은 그 얼굴이 다르듯이 서로 다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사람의 마음이란 한결 같지가 않아 다른 것이 마치 얼굴이 똑같이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러니 입은 화근이 드나드는 문이므로 절대 조심해야 하고(口是禍之門), 혀는 자기 육신을 동강내는 칼과 같으므로 잘 놀려야 한다(舌是斬身刀). 사람들은 남의 재능을 질투하고(妬人之能) 남의 실수를 퍽 다행으로 여긴다(幸人之失). 남은 삶이 이제 얼마나 되랴(一生復能幾), 번개 치듯 흘러가니 빠르기만 하구나( 如流電驚). 죽고 태어남은 밤과 낮이 물 흐르고 꽃피는 소식이니(死生晝夜水流花開) 오늘에서야 콧구멍이 아래로 향한 도리를 알겠네(今日乃知鼻孔向下). 백성들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면 백성들도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한다(樂民之樂者民亦樂其樂)라는 말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싫어한다(世俗之人皆喜人之同乎己而惡人之異乎己也). 어진 사람을 사귀지 못하고 악한 사람을 멀리하지 못하면 위태로운 것이다(善人不能戚惡人不能疏者危).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나와 같고 또 같아야 한다고 생각 말라. 겉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내 마음과 같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도유우불(都兪吁咈)

                                                     -한문서당에서-

 

국가나 기업 경영, 또는 위기관리 측면에서 집단사고(groupthink), 만장일치, 일사불란의 폐단이 자주 거론된다. 집단사고는 조직원들의 갈등 최소화,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을 최선으로 삼는다. 어떤 사안에 대한 비판과 반대는 최대한 봉쇄돼, 결과적으로 경솔하고, 불합리한 결정을 내려 돌이킬 수 없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피그스만 침공 실패,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 사고 등이 꼽힌다.

중세 로마 카톨릭이 사제 선출과정에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두어, 후보자 약점을 지적하고 반대논리를 전문적으로 전개하여 실질적 검증을 하게 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의 예방책이었다. 오늘날 기업의 전문 컨설턴트, 정계의 야당 기능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양에서도 일찍이 이런 점을 간파, 고대국가에서부터 군신간에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정할 것은 부정하여 최선의 결말을 이루는도유우불(都兪吁咈)’을 필수 덕목으로 삼았다. 도유는 찬성의 감탄사, 우불은 반대의 감탄사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 요(堯)임금이 여러 신하들과 정사를 토론하고 심의할 때 쓰던 방법이다. 반대의사가 없는 경우를 가장 꺼렸다.

이를 가부상제(可否相濟)라고도 했다. 書經 商書편 주석에 和者可否相濟(조화란 어떤 사안을 두고 가타부타 논쟁하여 사리의 옳고 그름을 따진 뒤 서로 도와 처리함을 이른다)란 말이 나온다. 찬성과 반대의 필요성을 적시한 것이다. 상병(相病)이 ‘서로 괴롭힌다’는 뜻임을 알면 ‘서로 구제한다’는 상제 의미가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적극 수용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편에 따르면 1407년 권근이 상소문에서 可否相濟 共成其治者也(찬성, 반대가 서로 구제하여 함께 다스림[治]을 이룬다.)라며 일사불란의 위험을 지적했고, 태종 역시 충분히 공감했다. 세종도 정치는 가부상제가 필수인데 한 신하가 하루 종일 가타부타 한 마디 없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1421년)

그런데 우리의 오늘날 사회, 정치 등의 현장을 보면 가부상제는 없고, 가부상병의 기세만 등등하다. 가부상제의 역사적 전통과 현재의 추세가 엄연한데도 당리당략과 사리사략에만 얽매인 그들을 보면 우리 국민의 지지리도 복 없는 신세가 한심할 따름이다.

 

《書·堯典》:“帝曰:‘吁!咈哉!’”又《益稷》:“禹曰:‘都,帝,慎乃在位。’帝曰:‘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