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但有斷頭將軍 無有降將軍也

solpee 2013. 1. 25. 17:10

오늘은 壬辰年(단기4346) 癸丑月(12) 十四日 金曜日 辛卯 大寒節(06:52) 初候 鷄始乳(닭이 알을 품기 시작하는 시기) 끝날이다.

 

但有斷頭將軍 無有降將軍也

 

3000년 전 무렵 ‘시경(詩經)’에 소개된 필자 미상의 시 ‘여강 언덕에서(汝墳)’를 보자. “여강 강변에 나물 캐러 가보지만 전쟁 나간 남편은 밥보다 그립구나(遵彼汝墳 伐其條枚 未見君子 如調飢)/ 그리던 그 남편 강가에서 만났으니 이제 다시는 떠나가지 말아요(遵彼汝墳 伐其條肄 旣見君子 不我遐棄)….”

전쟁 참화 속에서도 피어나는 부부 간 사랑이 깃든 노래다. 군인들은 제 한 몸 돌볼 시간 없이 싸워야 했다. 그래야 가족의 안녕과 나라 존립이 담보됐다. ‘손자(孫子)’에 버금가는 병법서로 알려진 ‘오자(吳子)’에 “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게 되고(必死則生), 요행이라도 살려고 든다면 죽게 된다(幸生則死)”며 “이처럼 한 사람이 목숨을 바치고 나면(是以一人投命), 천 명의 사람을 두렵게 하기에 족하다(足懼千夫)”고 했던 게 잘 보여준다.

손자에도 이르길 “병사들은 심히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면 두려워하지 않는다(兵士甚陷則不懼)”고 했다. 어디 병사뿐일까. 장군 또한 마찬가지다. 삼국지의 ‘장비전(張飛傳)’이 뒷받침한다. 장비는 “오직 목이 잘리는 장군만 있을 뿐 항복하는 장군은 있지 않을 것이다(但有斷頭將軍 無有降將軍也)”라고 말했다. 비장함이 진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희생하신 분들과 참전용사들에게
“받은 은혜는 결코 잊지 말라(人有思於我不可忘)”고 채근담은 가르치고 있다.


산길
                   ―차영미(1961~ )

단풍나무 허리 잡고
가분가분
오르는 길

소나무 발등 밟고
조심조심
내려오는 길

돌아보면
걸음걸음
고마운 길

생각하면
구석구석
미안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