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覆水不返盆(복수불반분)

solpee 2013. 1. 3. 08:53

 

覆水不返盆(복수불반분)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한 번 쏟은 물은 다시 그릇에 담지 못한다는 말로, 한 번 저지른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거나 한 번 떠난 아내는 다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강태공에 관한 일화다. 강태공이 출세하기 전에는 그야말로 찌든 가난 속에 살았다. 결혼 초기부터 시작된 생활고를 부인은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이후 강태공이 재상의 벼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돌아온 부인은 그때는 너무나도 가난하여 떠났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였다.

그러자 강태공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아내에게 물 한 동이를 떠오라고 해서 그것을 땅에 쏟은 다음 다시 그릇에 담아보라고 하였다. 아내는 담으려고 하였으나 손끝에 진흙만 묻힐 뿐이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강태공은 그대는 떨어졌다 다시 합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이다.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고, 한 번 떠난 아내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이요(輹水定難水 若能離更合)라며 자리를 떴다.

우리에게 흔히 쓰이는 속담 ‘엎질러진 물’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다른 기록에는 강태공이 수많은 사람의 행차를 거느리며 부임하는 길에 웬 여인이 길 가운데 꿇어앉아 있어 보니 집나간 부인이었다. 그 부인은 옛날로 돌아갈 수 없냐고 애원했다. 그러자 하인에게 물을 떠오게 한 뒤 땅에 쏟으며 지금 다시 부부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쏟아진 물도 주워 담을 수 있을 것 아닌가 하고 면박을 주었던 것이다.

各得輸其情

명심보감 치정편(治政篇)은 잔잔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유안례가 백성에 임하는 도리를 묻자 명도 선생이 말하기를 백성으로 하여금 각각 그들의 뜻을 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직자를 거느리는 도리를 물으니 자기를 바르게 함으로써 남을 바르게 할 수 있다(劉安禮 問臨民 明道先生 曰 使民 各得輸其情, 問御吏 曰 正己以格物).”

우화 한 토막. 한 노인이 나귀에게 풀을 뜯게 하고 있었다. 갑자기 적군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귀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러면서 노인에게 물었다. “만약 저 정복자에게 잡히면 짐을 두 곱으로 지울까요?” “그러진 않겠지, 뭐.”

그러자 나귀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지금과 같은 짐을 진다면 주인이 누가 되든 내게 무슨 상관입니까?”

시경(詩經)의 한 구절 “백성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하면, 이를 일러 백성들의 부모라 한다(民之所好 好之, 民之所惡 惡之, 此之謂民之父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