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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지교담여수)君子之交淡如水

solpee 2012. 12. 27. 06:10

(군자지교담여수)君子之交淡如水

군자의 사귐은 물같이 담백하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군자의 교제는 물같이 담백하지만 소인의 교제는 달콤해서 단술과 같은 것이다. 군자의 교제는 담백하기 때문에 친해지고 소인의 교제는 달콤하기 때문에 끊어지게 된다(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 君子淡以親 小人甘以絶). 즉, 군자 같은 이의 사귐은 맑은 물같이 항상 담담하여 오래 지속되고, 소인 같은 이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꿀맛 같아 그 맛이 다하면 멀어져버린다고 장자는 말한다.

우리들 주위에 주옥 같은 내용의 글을 써서 걸어두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 담백한 물을 의미한 내용들이 매우 많다. 淡若水(흐르는 물처럼 맑게), 心如水(마음가짐이 담백한 물같이), 上善若水(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등.

맹자는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사귀는 것(友也者 友其德也)이라고 했다. 장자의 물과 맹자의 덕이 곧 군자다운 이들의 떳떳한 지침과도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증자도 군자는 글을 통해서 벗을 모으고 벗을 통해서 인(仁)을 이루는 데 도움을 받는다(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라고 해 군자는 반드시 학문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교우관을 역설했다.

술 마시고 먹고 놀 때는 형이다 아우다 하는 사이가 수천 개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 가운데 위급하고 어려울 때 진정 도와주는 벗은 몇 사람이나 될까(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 새로 친구를 사귀면서도 오래된 친구를 잊지 말아야(結交新友 莫忘舊友) 한다.


공성신퇴(功成身退)

전한 시대 대학자 동중서(董仲舒)는 “성공이나 실패의 정황을 이해하려면 곧 전 시대의 흥망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而觀成敗,乃切悁悁於前世之興亡也)”고 말했다.


그럼 역사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공성신퇴(功成身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모들이 공을 세워 이룬 후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겸허히 물러난다는 얘기다.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공을 이루고도 이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저 머무르지 않기에 공도 떠나지 않는다(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去)”는 말에서 유래됐다.
유방(劉邦)이 서초패왕 항우(項羽)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데에는 3명의 큰 참모가 있었다. 전쟁에 나가 싸우기만 하면 승리로 이끄는 한신(韓信), 지혜와 책략으로 완벽한 전략을 세운 정책 전문가 장량(張良), 후방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적시에 보급물자를 조달하는 소하(蕭荷) 같은 내정 전문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달랐다. 장량은 아무런 공을 주장하지 않고 낙향해 천수를 누렸다. 그러나 한신과 소하는 공을 누리려다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한신은 불행하게 잡혀가면서 “토끼를 잡으니 사냥개를 잡아먹는구나”라며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興亡?《書·太甲下》:“與治同道罔不興,與乱同事罔不亡。” 汉·董仲舒 《春秋繁露·精华》:“故吾按《春秋》而观成败,乃切悁悁於前世之兴亡也。” 唐·劉知几 《史通·载文》:“夫观乎人文以化成天下,观乎国风以察兴亡。”

 

羽溪縣軒韻/우계현헌운

우계에서                                                                         

                                                                     이우(李堣;1469∼1517)

雪澌氷漲水生溪/설시빙창수생계/눈 녹은 얼음 물이 골짜기에 넘처나고

八九煙村海半西/팔구연촌해반서/여덟 아홉 집 연기나니 해는 서쪽 반쯤일세

倦客投來空館冷/권객투래공관랭/게으른 손이 드는 빈 공관은 썰렁하기만 하고

竹風聲裏午鷄啼/죽풍성리오계제/댓 바람 소리 속으로 낮 닭 우는 소리 들리네
雪逼窓虛燭減明/설핍창허촉감명/빈 창 틈으로 스미는 눈빛에 촛불 어둑하고

月篩松影動西榮/월사송영동서영/솔 가지 사이로 스며나온 달 빛이 서쪽 처마에 일렁이네

夜深知得山風過/야심지득산풍과/밤 깊자 산에 바람부는 줄 아는 것은

墻外蕭騷竹有聲/장외소소죽유성/담 너머 대 숲에 쏴~하는 바람 소리 나기에
官倉寥落粟無陳/관창요락율무진/창고는 영락하여 곡식이 남아 있지 않은데

唯有煙霞屬縣新/유유연하속현신/오직 안개와 노을만 새로 딸린 것이라지

民瘼欲醫吾失藥/민막욕의오실약/백성들 치료하려 하나 내 약 없으니

一方休戚係何人/일방휴척계하인/온 고을 애환이 누구 손에 달렸는가

 

柏栗寺。謝友人乘雪夜訪

 눈 내리는 밤에 백율사에서 친구가 찾아와서 고마움에 짓다 

 

                                               이언적(李彦迪·1491∼1553)

 

雪天山夜喜君來/설천산야희군래/눈 내리는 밤에 기쁘게 자네들 찾아오니

把酒憑闌更快哉/파주빙란갱쾌재/술 들고 난간에 기대 쾌재를 부른다네

天地中間興無盡/천지중간흥무진/하늘과 땅 사이 흥이 끝이 없으니

笑他王子到門廻/소타왕자도문회/왕자유가 왔다 그냥 간들 웃고 버려둔다네
日出雲收眼界開/일출운수안계개/해 뜨고 구름 걷히니 안계가 확 트이는데

登樓對酌穩談懷/등루대작은담회/등루에서 편안하게 술잔 주고 받으며

休言騷客淡生活/후은소객담생활/훈훈하고 화기애애하게 사람 사는 이야기 질펀하게 흐르고니

雪滿千峯酒滿杯/설만천봉주만배/봉우리마다 가득한 눈 술잔도 가득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