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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名之下難以久居

solpee 2012. 12. 26. 06:14

 

大名之下難以久居(대명지하난이구거)

득세한 사람 밑에 오래 머물지 말라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명성이 높은 지위에는 시기나 의심 또는 모함을 받아 오래 있기가 어려움을 말함. 높은 산위에는 잘 자란 나무가 없다는 뜻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남의 시기를 사기 쉬우므로 미명(美名)을 보전키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성공지하 불가구처(成功之下 不可久處)라는 말이 있다. 성공했으면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말라는 뜻이다. 자연 속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차례가 있어 할 일을 다 하면 물러간다. 이토록 사계의 순서가 분명하듯이 사람이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도 분명한 것이다.

옛말에 명대로 살고도 공명을 이룬 자를 가장 훌륭하다고 하며, 공명을 이루었으나 제 명에 죽지 못하고 비명에 죽은 자를 그 다음으로 치며, 이름을 더럽히면서까지 제 명대로 산 인물을 가장 아래로 친다(身與名俱全者上也 名可法而身死者其次也 名在辱而身全者 下也) 했다. 해도 중천에 오르면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니 무슨 일에 있어서도 성한 다음 쇠하는 것이 불변의 이치다.

주역에도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할 때가 있다(亢龍有悔)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오르기만 하고 내려올 줄 모르고, 펴기만 하고 굽힐 줄 모르며, 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 모르는 자를 비유함이다.

자대일점시취자(自大一點是臭字). 自大一點을 모으면 냄새 취 자가 된다.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면 썩는 냄새가 나서 모든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게 된다.

 

墜淵加膝/추연가슬

 

예쁠 때는 제 무릎 위에라도 앉힐 듯 살뜰하게 굴다가, 내칠 때는 깊은 연못에 밀어 넣듯 뒤도 안 돌아본다는 의미다. 사람을 쓸 때 애증(愛憎)이 죽 끓듯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가리키는 뜻으로 쓴다.

'예기(禮記)'단궁(檀弓)에 나오는 자사(子思)의 말이다. "지금의 군자가 사람을 쓸 때는 마치 무릎에 앉힐 듯이 하다가, 물리칠 때는 못에 빠뜨릴 듯이 한다(今之君子, 進人若將加諸膝, 退人若將墜諸淵)"고 했다.

 

논공행상(論功行賞)의 시절이 왔다. 윗사람의 용인법은 역량을 가지고 해야지 미쁘고 미운 감정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 예쁘다고 무릎 위에 척 앉히면, 다른 사람들도 역량이 아닌 아첨으로 섬기려 든다. 무릎 위에 앉는 것을 기뻐할 일도 아니다. 언제 못에 빠질지 알 수가 없다.

'시경'진풍(秦風) 권여(權輿)에도 "내게 잘 차린 음식이 가득하더니, 지금은 매 끼니조차 빠듯하네. 아아, 처음과 다르도다(於我乎 夏屋渠渠 今也每食無餘 于嗟乎 不承權輿)"라고 했다. 
                                       

                                                 -정민의 세설신어에서

 

무엇일까,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신경림(1936~ )
무엇일까 저 아름다운
풍경 속에 들어가 숨어 있는 것들이.
학교 마당 플라타너스 가지 사이에
디딜방아 확 속에, 찬가게 마루 끝에 숨어서
짐짓 모른 체 외면하는 나를
빼꼼히 올려다보며 킬킬대고 웃는 것들이.
반들거리는 들쥐새끼처럼 눈을 빛내며
꼬리를 흔들고 귀를 쫑긋대는 것들이.
깡총 그림 속에서들 빠져나와
두려워서 층계로 도망쳐 내려오는
내 어깨와 가슴팍에 달라붙어
나를 모르겠느냐며 간질이고 꼬집는 것들이.
온통 골목과 길바닥에 널려 있는 것들이.
벽 틈과 창 뒤에 숨어 있는 것들이.

 

奎章閣延祥詩 六首 中 其三

                              

                              서명응(徐命膺;1716~1787)

 

臘雪徵三白/납설미삼백/섣달에 세 번 눈이 내려서

豊年綏四方/풍년타사방/풍년으로 사방이 편안하기를

從來八百業/종래팔백업/팔백년 주나라 왕업도

實賴萬千倉/실뢰만천창/천 개 만 개의 창고에서 실로 힘입은 것이니

 ☞.三白:조야첨재(朝野僉載)에 “섣달에 눈 세번 오면, 농부가 껄걸 웃는다.[臘月見三白 田公笑嚇嚇;납월(음력 동짓달:11월)견삼백 전공소하하]" 한 데서 온 말이다. 풍년이 든다는 뜻이다.

唐代张鹜(張鶩)《朝野佥(僉)载(載)》:“腊(臘)月见(見)三白,田公笑赫赫(嚇;웃음소리 하)。”“三白”即三度下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