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擧世皆濁

solpee 2012. 12. 23. 19:11

'12년 사자성어 '擧世皆濁(거세개탁)'
교수신문 설문…"온세상이 탁해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다"연합뉴스|입력2012.12.23 04:42



교수신문 설문…"온세상이 탁해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교수들이 2012년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擧世皆濁(거세개탁)'을 뽑았다.

교수신문은 10~19일 전국 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28.1%(176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거세개탁'을 선택했다고 23일 밝혔다.

'거세개탁(들 거, 세상 세, 다 개, 흐릴 탁)'이란 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 있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 말은 초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실린 고사성어다.

굴원이 모함으로 벼슬에서 쫓겨나 강가를 거닐며 초췌한 모습으로 시를 읊고 있는데, 고기잡이 영감이 그를 알아보고 어찌하여 그 꼴이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굴원은 "온 세상이 흐리는데 나만 홀로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다"고 답했다.

'거세개탁'에 이어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은 백성에게 있다"는 뜻의 '대권재민(大權在民)'이 26%(163명)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은 23.4%(147명)가 선택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나쁜 일을 하고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없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2010년에는 진실을 숨겨두려 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각각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屈原의 漁父辭

夫屈原이 旣放에 游於江潭하며 行吟澤畔할새
顔色이 樵悴하고 形容이 枯槁하니

漁父가 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아
何故로 至於斯오.

屈原이 曰 擧世皆濁이어늘 我獨淸하고,
衆人이 皆醉어늘 我獨醒이라. 是以로 見放이로다.

漁父가 曰 聖人은 不凝滯於物하고 而能與世推移하나니,
世人이 皆濁이어든 何不其泥而揚其波하며,
衆人이 皆醉어든 何不飽其糟而其하고,
何故로 深思高擧하여 自令放爲오.

屈原이 曰 吾聞之하니, 新沐者는 必彈冠이오 新浴者는 必振衣라 하니
安能以身之로 受物之汶汶者乎아.
寧赴湘流하여 葬於江魚之腹中이언정
安能以皓皓之白으로 而蒙世俗之塵埃乎아.

漁父가 莞爾而笑하고 鼓而去하며 乃歌曰,
滄浪之水가 淸兮어든 可以濯吾纓이오 滄浪之水가 濁兮어든 可以濯吾足이로다.
하고, 遂去하여 不復與言이러라.

권력으로부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겨난 굴원이
강담에서 상강의 물가를 거닐며 시를 읊조릴 적에 한 어부가 그를 알아보고 말을 걸었다.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어인 까닭으로 여기까지 이르렇소?"라고 하였다.
굴원이 말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뭇사람들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으니 그래서 추방을 당했소이다." 하니
어부가 말하길“성인은 사물에 막히거나 걸리지가 않아 세상과 함께 잘도 옮아가니,
세상 사람이 다 흙탕물에 뒹굴고 있거늘,
마땅히 그 흙탕물을 휘저어 남처럼 함께 뒤집어쓸 것이며,
모든 이가 취해있거늘, 그 술찌끼를 함께 씹으면서 말술을 들이마시면 될 일이지
무에 그리 깊은 생각과 고고한 행동으로 스스로를 쫓겨나게 만든단 말이오?”라고 대답한다.
이에 굴원은 분연히 반박한다.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어 쓰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 하였소.”
그러다가 비분강개한 굴원은 다시 덧붙여서,
“어떻게 맑고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차라리 저 강에 몸을 던져 물고기 뱃속에 장사를 지낼망정,
어떻게 희고 깨끗한 몸으로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단 말이오?”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에 굴원의 말을 묵묵히 듣던 어부는 어쩔 수 없음을 한 차례 빙긋 웃음으로 답하고,
뱃전에 노를 두드리며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는 떠나간다.
창랑의 물이 맑거든 (창랑지수청혜, 滄浪之水淸兮)
그 물로 나의 갓끈을 씻는 것이 좋고 (가이탁오영, 可以濯吾纓),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창랑지수탁혜, 滄浪之水濁兮)
거기에 나의 발을 씻는 것이 좋으리라. (가이탁오족,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거기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 흐리다면 내 거기다 내 발을 씻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