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促膝談心(촉슬담심)

solpee 2012. 12. 17. 05:38

促膝談心(촉슬담심)
무릎을 맞대고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함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추심치복(推心置腹)이란 말도 있다. 내 심장을 남의 뱃속에 넣어둔다는 말로, 남을 믿고 성의를 가지고 교제함을 비유한 것이다.

옛말에 출호이자반호이(出乎爾者反乎爾)라는 말이 있다. 이쪽에서 마음을 터놓고 손을 내밀어보니 상대방도 은연중에 그 손을 잡아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흉금을 터놓고 기탄없이 대화를 나누다보면 생각밖의 우정이 싹트게 되고, 거북스런 거부감도 먹구름 걷히듯 한다는 것. 고대의 계급사회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고관대작들은 자기만의 담을 쌓아 자기에게 이로움이 있을 때 나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주춤대는 허세를 부렸으며, 불리해지면 온갖 추태를 부리기도 하였다. 때문에 흉금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인간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인 김삿갓은 길을 가다가 나무꾼 백수건달(白手乾達)을 만나게 되었는데 주막에 들어가 술잔을 나누는 사이에 서로의 흉금을 털어 놓은 사이가 되었다. 그와 헤어지고 난후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외쳐댔다. 즉,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간사 이치이니 어찌 할 것이냐며 시 한 수를 남겨놓았다.

“오늘 아침 한번 헤어지면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今朝一別後 何處更相逢).” 참으로 인간미 넘치는 장면이다.

분신처럼 여겨졌던 운전기사가 폭로를 하고, 몇 십 년 고락을 같이한 동료들이 녹취를 해서 폭로가 만연한 시궁창 같은 이 판국에 가을바람처럼 상쾌하게 가슴을 열어줄 이는 그 어디에 있는지.

 

天命有德

“정성됨이란 스스로 이루는 것이요(誠者自成也) (중략) 정성은 만물의 처음과 끝이니(誠者物之終始) 정성됨이 아니라면 만물이 없는 것이다(不誠無物)” -중용-

 서경에 “하늘은 덕이 있는 분에게 중책수행의 명을 내리고(天命有德) 하늘은 죄 있는 사람을 치신다(天討有罪)”고 했다.

“사람을 밀어 올려도 하늘까지는 올라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을 밀어내도 깊은 구렁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대에게 권고 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본시 사람에게 후하고 박함이 없다(扶人未必上靑 推人未必塡溝壑 勸君凡事莫怨天 天意於人無厚薄)”는 명심보감 성심편의 경책을 되새길 일이다.


送金擢卿 朝潤 之任文州

문주 사또로 가는 김탁경 조윤을 보내며 

                                   이용휴(李用休;1708∼1782)

 

搏兔與搏象。獅子用全力。無論官大小。惟當盡其職。
勿以官視官。官事卽家事。此義久不講。所以無善治。
監司書上考。御史奏異政。不如窮村民。相對頌治行

失手誤觸刺/실수오촉자/잘못하여 가시에 찔리면

不覺發痛聲/불각발통성/저도 모르게 이야 소리를 내지

須念訟庭下/수념송저하/유념하시라 재팜받는 자리는

露軆受黃荊/로체수황리/벌거벗은 몸에 가시에 찔리는 것임을

四窮君居二。其苦心自知。窮民各有苦。所宜軆認之。
取財旣傷廉。取名亦好勝。但爲所當爲。自有神明聽。
蜜蜂喧蕎花。茭雞出䆉稏。謂御且徐驅。恐傷田畔稼

 

嬰兒喃喃語/영아남남어/어린 아기 칭얼거리는 소리를

其母皆能知/기모개능지/그 어미라면 다 알아듣는 법

至誠苟如此/지성구여차/지극정성이 정말 이와 같다면

荒政豈難爲/황정기난위/흉년의 救恤이 무엇이 어렵겠나? 

 

送申使君之任漣川

村婦從兩犬/촌부종양견/시골 아낙 두 마리 개를 좇아

栲栳盛午饁/고로성오엽/광주리에 점심(들)밥 담아가는데

或恐蟲投羹/혹공충투갱/벌레가 혹 국에 빠질까

覆之以瓠葉/복지이호엽/호박잎으로 덮어두었네

 

雪馬

                          신즙(申楫;1580∼1639)

冉冉雪中馬/염염설중마/쌩하니 눈 위의 말이

突如流星過/돌여류성과/유성처럼 빠르게 돌진하네

瞻之在山上/첨지재산상/처음 볼 때 산 위에 있더니

忽然而在下/홀연이재하/어느새 아래에 내려와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