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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無遺賢(야무유현)

solpee 2012. 12. 3. 05:42

野無遺賢(야무유현)
어진 사람이 초야에 없다는 뜻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어진 이가 있다면 초야에 묻혀 있게 하지 마라. 어진 이가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것은 세상이 어지럽고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재를 등용코자 하는 지위에 있는 이는 어진 이를 찾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조직 관리로 덕망 있게 잘 다스려 가라는 내용이다.

서경에 우 임금이 한 말이 있다. 임금이 임금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것을 어렵게 여기며,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책을 다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야 政事(정치)가 비로소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덕치 속에 잘 따르게 될 것이다 하였다. 여기에 순 임금은 ‘아아 그의 말이 옳다. 진실로 이와 같이 한다면 훌륭한 말이(언어) 가려지는 일이 없으며, 賢者(어진 사람)가 초야에 묻혀 있는 일이 없이 모두 등용되어 萬邦(온 나라)이 다 편안할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 의논하며 자기의 뜻을 굽히고 남을 따르며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을 학대하지 않으며 곤궁한 자들을 버려두지 않는 것은 오직 요 임금만이 그것을 잘 하셨다’고 적고 있는데 여기에서 고대로부터 치세의 교훈을 얻게 된다.

목수가 집을 지을 때 큰 나무는 대들보와 기둥으로 쓰고 작은 것은 서까래로 쓰고(梓人爲室也材大者 爲梁柱 小者爲椽) 눕힐 것과 세울 것을 각각 그 자리에 알맞게 써 크고 튼튼한 집이 된다(偃者植者 各安所施然後 大厦成焉). 요즘 세태를 보라. 상대방 모함하고 깎아내리고 비방하고 짓밟고 올라가려는 시궁창 세상이 아닌가.

 

先念飢寒

“남의 궂은일은 함께 괴롭게 여기고 남의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며, 남의 급한 일은 함께 도와주고 남의 위태로움은 함께 구하여 주라(悶人之凶 樂人之善 濟人之急 救人之危)”는 명심보감의 말이 가슴에 닿는다.
참된 이웃사랑, ‘애인(愛人)’이다. 우리 민족의 경전으로 알려져 온 천부경(天符經)을 보면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는 경구가 있다. 해석은 다양하지만, ‘천지 간 사람이 으뜸이다’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하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유교의 ‘경천애인(敬天愛人)’,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인내천(人乃天)’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에게 베풀면 복은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주역 문언전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잖은가.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재앙이 있다(積善之家必有餘慶 積不善之家必有餘殃).”
‘모든 종을 부리는 데는 먼저 그들의 춥고 배고픔을 생각하라(凡使奴僕 先念飢寒)’는 말이 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 대한 배려다.

 偶題우제/우연히 짓다 

                                               李廷柱

短夢初醒境絶幽/단몽초성경절유/선잠자다 막 깨어나니 너무도 호젓하여

小爐殘火試茶甌/소로잔화시다구/작은 화로의 스러지는 불에 차를 달인다

草間蟲語松間月/초간충어송간월/풀 숲 벌레 소리 솔 위에 뜬 달

幷作山家半夜秋/병작산가반야추/서로 어우러져 한 밤의 가을 풍경 그리네

 

李穡의 上永嘉君權皐 중에서

-상략-

비단 같은 봄꽃은 내가 꺾고자 하는 바요 / 春花如錦我所折/춘화여금아소절
물결 같은 가을 달은 내가 좋아하는 바요 / 秋月如波我所悅/추월여파아소열
시원한 봉우리 대자리는 내가 앉는 바요 / 氷峯竹簟我所坐/빙봉죽점아소좌
눈 녹인 물로 끓인 차 내가 마시는 바라 / 雪水茶甌我所啜/설수다구아소철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