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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枾詠

solpee 2012. 11. 30. 08:16

野人送紅柿

                                   이규보(李奎報·1168∼1241)

植物憐渠兼七絶/식물린거겸칠절/ 식물 가운데 칠절을 가졌는      

野翁餉我僅千枚/야옹향아근천매/야옹이 나에게 천 개나 보냈구려

味如飴蜜還如乳/미녀이밀환여유/맛이 꿀이나 엿 또는 젖과 같아      

解止兒啼作笑媒/해지아제작소매/우는 아이도 웃길 수 있네

 

謝郎中 河千旦送紅柿

낭중 하천단이 홍시를 보내준 데 감사하여

                                               이규보

飽霜方爛熟/포상방란숙/서리 먹어 잘 익은 홍시

濡及病中脣/유급병중순/병든 내 입술 촉촉이 적셔주네

膚砑紅綃色/부아홍초색/비단 같이 붉은 껍질 속에

膏流赤玉津/고류적옥진/붉은 옥 같은 진액이 흐르네 

 

紅柹呈西坡子

                                                     유방선(柳方善)

早熟山中柹/조숙산중시/

全勝海上柑/전승해상감/

近唇皮自坼/근신피자탁/입술에 대면 껍질이 절로 터지고

濺齒味殊甘/천치미수감/이빨에 닿으면 맛이 더욱 달다네

映檻桃詩興/영함도시흥/

堆盤侑客談/퇴반유객담/

贈君慙器少/증군참기소/

聊欲慰兒男/요욕위아남/

 

謝申同年送紅柿

홍시(紅柿)를 보내 준 신 동년(申同年)에게 사례하다

서거정(徐居正)

金榼初開見/금합초개견/노란 합자를 막 열고 보니

團團柿子紅/단단시자홍/동실동실한 홍시가 담겨 있네

軟宜消渴病/연의소갈병/연한 육질은 당뇨에 딱 좋겠고
甛可愈頭風/첨가유두풍/단 맛은 두풍도 치유할 만하구려
盧橘何須數/노귤하수수/노귤이야 어찌 셀 것이나 있으랴

張梨逈不同/장이형부동/장리는 월등히 이만 못하고말고

病餘增口業/병여증구업/병든 뒤로 읊조림이 많아진 때에

嚼破興無窮/작파흥무궁/깨물어 먹으니 흥취가 그만일세

☞.단 맛은 …… 만하구려 : 중국 삼국 시대 위(魏)의 조조(曹操)가 일찍이 두풍(頭風)을 앓아 누웠다가 진림(陳琳)이 초(草)한 격문을 보고는 갑자기 일어나서 말하기를 “이 글이 내 병을 치유해 주었다.” 하고, 그에게 후한 상을 내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전하여 두풍을 치유할 만하다는 것은 곧 남의 뛰어난 시문 등을 예찬하거나 상쾌한 기분을 표현하는 데에 쓰인다.
☞.노귤(盧橘) : 노란 빛의 밀감을 이른다. 《본초강목(本草綱目)》 금귤(金橘)에 “이 귤이 처음에는 청로색(靑盧色)을 띠다가 노랗게 익으면 황금 빛 같으므로, 금귤이니 노귤이니 하는 명칭이 있게 되었다.” 하였다.
☞.장리(張梨) : 반악(潘岳)의 한거부(閑居賦)에 “장공의 대곡 배요, 양후의 오비 감이로다.〔張公大谷之梨 梁侯烏椑之柿〕”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배는 맛이 아주 뛰어나서 천하에 오직 한 그루만이 있다고 칭할 만큼 진귀한 품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