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난범(衆怒難犯)
주자의 핵심 키워드는 ‘식·교·학(食·敎·學)’이다. 주자는 “목민관은 백성을 대함에 있어서 반드시 먹고살게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하고, 그 뒤에 교화시키며, 교화시킨 뒤에 학문을 닦게 한다(君子之於小民也 必先養而後敎 敎而後
學焉;군자지어소민야 필선양이후교 교이후학언)”고 가르쳤다.
‘대학’에 “군자에게는 큰 길이 있으니 반드시 정성과 믿음으로써 이를 얻고, 교만으로 잃는다(君子有大道 必忠信以得之 驕泰以失之;군자유대도 필충신이득지 교태이실지)”고 경책한다.
‘춘추좌씨전’은 이를 일찍이 꼬집었다. “무리의 분노는 거스르기 어려우니 억지 부리지 말라. 자기 욕심만 부리면 어떤 일도 이루기 어렵다(衆怒難犯
專欲難成;중노난범 전욕난성).”
“대중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대중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得衆則得國 失
衆則失國;득중즉득국 실중즉실국)”고 ‘대학’은 아프게 경고한다.
訪俗離山
金昌翕(1653∼1722)詩 二首
江南遊子不知還/강남유자부지처/강남간 나그네 돌아올 줄 모르는데
古寺秋風杖屨開/고사추풍장구개/가을바람 부는 옛 절엔 행장이 한가롭다
笑別鷄龍餘興在/소별계룡여흥재/웃으며 계룡산 떠나도 흥이 남아 있으니
馬前猶有俗離山/마전유유속리산/말 앞에 다시 속리산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葛驛雜詠
尋常飯後出荊扉/심상반후출형비/심상하게 밥 먹고 사립문 나서면
輒有相隨粉蝶飛/첩유상수분접비/그때마다 범나비 나를 따라 나서네
穿過麻田迤麥壠/천과마전타맥롱/삼밭 뚫고 보리밭둑 고불고불 걸어가니
草花芒刺易罥衣/초화망자이견의/들풀의 가시가 쉬이 옷에 걸리네
☞.尋常;대수롭지 아니함
荊扉;가시나무 사립문. 허술하게 짠 사립문
迤;비스듬할 이, 잇닿을 타. 여기서는 타로 보았다.
麥壠; 보리 밭두렁 또는 보리밭 이랑
罥; 얽을 견.
刖趾適屨(월지적구);yuè zhǐ shì jù;削足适履(삭족적리); 발꿈치를 잘라 신에 맞춘다는 뜻으로, ①본말(本末)이나 주객(主客)을 뒤집음 ②좋게 하려다 도리어 더 나쁘게 됨
비슷한 말로 프로크루테스(Procrutes)의 침대라는 말이 있다. 고대 그리이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테스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 키가 자기와 꼭 같아야 된다고 생각하고서 길가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자기의 침대에 눕혀보고 난 뒤에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키가 작은 사람은 어거지로 잡이당겨 늘리어서 그리고, 자기보다 더 큰 사람은 그의 몸을 잘라서, 같이 맞추는 바람에 그의 앞을 지나다가 잡힌 사람들 거의 모두가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이에 연유하여, 우리는 획일적이거나 자기본위적인 어떤 잣대를 가리켜
흔히,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라 일컬어 내려오게 된 것이다.
自斧刖足;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힘
視若尋常; 흥분(興奮)되거나 충동(衝動)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심상하게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