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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葉落而天下知秋(일엽낙이천하지추)

solpee 2012. 11. 21. 05:01

一葉落而天下知秋(일엽낙이천하지추)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자 천하의 사람이 가을이 온 것을 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하나의 작은 기미만 보고도 전반적인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잎이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면 가을이 깊어져 이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알게 된다(見一葉落而知世之將暮)는 예측과 어떤 조짐을 말해준다. 당시(唐詩)에 산속의 중이 육갑을 헤아릴 줄 몰라도 잎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안다(山僧不解數甲子一葉酪天地秋)라고 하였으며, 병속의 얼음을 보면 모든 세상에 겨울이 온 것을 안다(睹甁中氷知天下寒)란 말도 있다.

중국 송나라 주자(朱子)는 권학문에서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이란 글을 남겼다.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도 못했는데 돌계단 앞 오동잎은 이미 가을소리를 낸다. 무수히 돋아난 봄의 풀잎들이 아직도 봄인가 하고 자라는데 뜰 밖의 넓고 넓은 오동잎은 푸르기만 한 줄 알았는데 벌써 비벼 대는 잎 소리가 말라가면서 다른 소리를 낸다. 참으로 절묘하게 시간의 빠름을 시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젊은이에게는 학문에 있어 때를 놓치지 말라는 경고이고, 주역에도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라 하여 서리를 밟을 때가 되면 얼음이 얼 때도 곧 닥친다는 뜻으로, 겨울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서리가 내리는 전조가 있어 서리가 내리는 것을 보면 겨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毋得專行

“나를 칭찬만 해주는 사람은 해롭고, 나의 나쁜 점을 말해 주는 사람은 스승과 같다(道吾善者是吾賊 道吾惡者是吾師)”는 공자의 말은 큰 깨우침을 주고 있다. 쓴 충고가 인간을 만든다는 뜻이다.

공자의 말은 계속된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서 그는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된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하는 데는 이롭다(良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而利於行)”고 강조했다. 예화를 들었다. 중국 하나라와 은나라를 각각 세우고 성군으로 칭송받는 우(禹)임금과 탕(湯)임금, 그리고 주나라 무왕(武王)은 곧은 말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 해 일어났고, 걸(桀)과 주(紂)는 ‘예스 맨’들의 말만 들어 망했음을 환기시켰다. 탕왕은 바른말 잘하는 이윤(伊尹), 무왕은 직언 잘하는 여상(呂尙)을 곁에 두고 썼기에 태평성대를 구가했다는 것이다. “임금으로 말리는 신하가 없고, 아비로 말리는 아들이 없고, 형으로 말리는 아우가 없고, 선비로 말리는 친구가 없으면 과오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도 설파했다.

“무릇 손아랫사람은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릴 것 없이 제멋대로 행동해선 안 된다. 반드시 어른께 여쭤봐야 한다(凡諸卑幼 事務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는 가르침이 있다. 중국 북송 때의 대학자로서 ‘자치통감(資治通鑑)’의 편자인 사마온공(司馬溫公)의 경책이다.

 

秋日田家卽事

                                     金允安(1562-1620 )

栗房初坼棗腮紅/율방초탁조시홍/밤송이 막 터지고 대추 볼 붉기에

手挽長條落滿籠/수만장조낙만롱/장대로 털어서 바구니에 담는다

急喚家人篘白酒/급환가인추백주/집사람 급히 불러 막걸리 거르게 하고

一邊呼起北隣翁/일변호기북린옹/한편으론 뒷집 노인네 부른다.

 

정홍명(鄭弘溟)의 ‘농가의 사계절(田家四時詞)’

 

“매달린 박 꼭지 떨어지고 대추 볼 붉어지자, 가는 곳마다 거리에는 즐거운 풍년 이야기 넘쳐나네. 어린 며느리 맛난 밥을 고이 지어다가, 손수 소반에 들고 늙은 시아비께 권하네"

淸朝白水滿塍畦 處處疏林布穀啼 野老驅牛持畚鍤 勤來播殖入深泥
輕雲掩日晩風涼 白酒盈甌細菜香 耘罷西疇向南畝 數聲農曲不成章
懸瓠落蔕棗顋紅 到處街談樂歲豐 小婦軟炊香稻飯 手提飣餖勸衰翁

地爐燒炭撥蹲鴟 短褐牛衣護病羸  煙煖土床慵不出 不知寒雪夜埋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