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能書不擇筆(능서불택필)

solpee 2012. 11. 13. 06:39

能書不擇筆(능서불택필)
글씨에 능한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원래 명장이나 명필이란 훌륭한 사람은 어떤 도구나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진정한 달인은 종이나 붓 같은 재료를 가지고 트집부리거나 탓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택지필(不擇紙筆)이라고도 한다. 속담에도 서투른 무당이 장구 탓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말은 중국 서예가들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 서예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있는데 구양순(歐陽詢)이란 사람이다. 그는 왕희지의 법을 배워 자기의 독보적 해서체를 완성한 사람으로, 동양 서학도들에게 최고의 규범이 되었으며 당나라 태종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그는 붓과 종이를 가리지 않고 어떤 종이든 붓이든 간에 자기 뜻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를 비유해서 생겨난 말이 불택지필(不擇紙筆)인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데 종이나 붓 따위의 재료나 도구를 가리는 사람이라면 서화의 달인이라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반면 당시 동등하게 명필로 불렸던 저수량(楮遂良)은 붓을 만들 때 붓의 속은 너구리털을 넣고 토끼털로 겉을 싸서 상아나 코뿔소 뿔로 자루를 한 붓이 아니면 절대로 쓰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니 구양순과 정반대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반드시 붓을 가린다(能書必擇筆)는 전설을 만들기도 하였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통설로 볼 수가 없는 것이 서체에 따라서 획의 굵기와 장단이 붓에 달려있기 때문이며 그림도 붓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答賓/손님에게

                                           而已广(이이엄)張混 (1759~1828)
籬角妻舂粟/리각처용율/집 모롱이선 아내가 방아를 찧고
樹根兒讀書/수근아독서/나무 그늘서 아이는 책을 읽는다
不愁迷處所/불수미처소/우리집 못 찾을까 염려 마시게
卽此是吾廬/즉차시오려/여기가 바로 내 집이라네

 

손님에게 보낸 편지다. 아마도 손님이 보낸 편지에서 내 집의 위치를 물었던 모양이다. "그대를 찾아가서 만나보고 싶은데, 그대의 집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구료. 인편에 글을 적어 보내니, 댁을 찾아 가는 길을 자세히 일러 주시구료." 그러니까 이 시는 손님의 편지를 받고 답장으로 써준 시이다.

 

次尹恕中韻/윤서중의 시에 차운하다

                                                  李達

 

京洛旅遊客/경락여유객/서울을 떠도는 저 나그네야
細雨落藤花/세우낙등화/보슬비 등꽃 위로 떨어집니다

雲山何處家/운산하처가/구름 산 어디메가 그대 집이뇨

疎烟生竹徑/소연생죽경/엷은 안개 대숲길에 피어나오네

 

博覽歸德性 廣交得觀摩(博览归德性 广交得观摩)

박람귀덕성 광교득관마

널리 행하면 덕성으로 귀의하고

넓게 사귀면 갈고 닦음을 얻는다.

 

興家必勤儉 高壽宜子孫(兴家必勤俭 高寿宜子孙)

 


竹里館(죽리관)

王維

 

獨坐幽篁里(독좌유황리)

홀로 그윽한 숲속에 앉아

彈琴復長嘯(탄금부장소)

              거문고를 타다가 길게 휘파람을 불어본다.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숲이 깊어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明月來相照(명월래상조)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를 비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