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登山有感

solpee 2012. 11. 8. 06:56

登山有感

                                                       復齋 鄭摠(1358∼1397)

 

步步方知眼界寬/보보방지안계관/한 걸음 한 걸음 오르자 시야가 트이더니

無邊山海一時看/무변산해일시간/끝없는 산과 바다가 한 누에 보이네

學人用力當如此/학인용력당여차/공부하는 사람들아 모름지기 이렇게 힘을 다 쏟아야지

莫爲高堅廢仰鑽/막위고견폐앙찬/높고도 튼튼한 그곳으로 오르길 꺼리지 말지어다.

 

看山看水看人看世-南冥 曺植(1501~1572)

 

仰之彌高 鑽之彌堅-論語

 

登山而不志於絶頂-盧守愼(1515~1590)

 

不亦快哉行

                                                 茶山 鄭若鏞(1762~1836)

其一

달포 넘게 찌는 장마 오나 가나 곰팡냄새/跨月蒸淋積穢氛/과월증림적예분

사지에 맥이 없이 아침 저녁 보내다가/四肢無力度朝曛/사지무력도조훈

가을 되어 푸른 하늘 맑고도 넓으면서 / 新秋碧落澄寥廓 /신추벽락징요확

하늘 땅 어디에도 구름 한 점 없으면 / 端軒都無一點雲 /단축도무일점운

그 얼마나 상쾌할까 / 不亦快哉

 

其二

 산골 시내 굽이진 곳 돌무더기 가로막혀/疊石橫堤碧澗隈/첩석횡제벽간외

가득히 고인 물이 빙빙 돌고 있는 곳을 / 盈盈滀水鬱盤迴/영영축수울반회

막고 있는 모래주머니 긴 삽으로 툭 터서/長鑱起作囊沙決/장참기작낭사결

우레처럼 소리 내며 쏜살같이 흘러가면 / 澎湃奔流勢若雷/팽배분류세약뇌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三 
날개를 묵히면서 굶고 있는 푸른 매가 / 蒼鷹鎖翮困長饑 /창응쇄핵곤장기

숲 끝에서 날개쳐도 갈 곳 별로 없다가 / 林末毰毸倦却歸/임말배시권각귀

매서운 북풍에 처음으로 줄을 풀고 / 好就朔風初解緤/호취삭풍초해설
바다 같은 푸른 하늘 마음껏 날아갈 때면/碧天如水盡情飛/벽천여수진정비

그 얼마나 유쾌할까 / 不亦快哉

 

其四 
삐걱삐걱 노 저으며 청강에 배 띄우고 / 客舟咿嘎汎晴江 /객주이알범청강
쌍쌍이 무자맥질하는 물새들을 보다가 / 閒看盤渦浴鳥雙/한간반와욕조쌍
쏜살같이 내닫는 여울목에 배가 와서 / 正到急湍投下處/정도급단투하처
시원한 강바람이 뱃전을 스쳐 가면 / 涼颸拂拂洒篷牕 /량시불불쇄봉창
그 얼마나 상쾌할까 / 不亦快哉

 

其五
깎아지른 절정을 힘겨웁게 올랐을 때 / 岧嶢絶頂倦游筇/초요절정권유공
구름 안개 겹겹으로 시야를 막았다가 / 雲霧重重下界封/운무중중하계봉
이윽고 서풍 결에 태양이 눈부시고 / 向晩西風吹白日/향만서풍취백일
천봉만학 있는 대로 일시에 다 보이면 / 一時呈露萬千峯/일시정로만천봉

그 얼마나 상쾌할까 / 不亦快哉

 

其六
야윈 말이 힘겨웁게 험한 길을 지나면서 /驂局促歷巉巖/영참국촉력참암
돌부리 나뭇가지에 옷자락이 찢겼다가 / 石角林梢破客衫/석각림초파객삼

말에서 내려 배를 타고 평온한 앞 길 따라/下馬登舟前路穩/하마등주전로온

석양 하늘 순풍에 돛을 높이 달고 가면 / 夕陽高揭順風帆/석양고게순풍범
그 얼마나 유쾌할까 / 不亦快哉

 

其七
낙엽은 사각사각 강언덕에 떨어지고 / 騷騷木葉下江皐/소소목엽하강고
우중충한 날씨에 흰 파도가 넘실댈 때 / 黃黑天光蹴素濤/황흑천광축소도
옷자락 휘날리며 바람 속에 섰노라면 / 衣帶飄颻風裏立/의대표요풍리립
하얀 깃을 쓰다듬는 선학과도 같으리니 / 怳疑仙鶴刷霜毛/황의선학쇄상모
그 얼마나 청쾌하랴 / 不亦快哉

 

 其八
이웃집 처마끝이 앞마당을 막고 있어 / 隣人屋角障庭心/린인옥각장정심
가을도 바람 없고 맑아도 그늘진 것을/涼日無風晴日陰/량일무풍청일음
백금으로 사들여서 모두 다 헐어내고 / 請買百金纔毁去/청매백금재훼거
먼 산 묏부리들이 눈앞에 훤하게 하면 / 眼前無數得遙岑/안전무수득요잠
그 얼마나 시원할까 / 不亦快哉

 

其九
지루한 여름날 불볕더위에 시달려서 / 支離長夏困朱炎/지리장하곤주염
등골에 땀 흐르고 베적삼이 축축할 때 / 濈濈蕉衫背汗沾/즙즙초삼배한첨
시원한 바람 끝에 소나기가 쏟아져서 / 洒落風來山雨急/쇄락풍래산우급
얼음발이 단번에 벼랑에 걸린다면 / 一時巖壑掛氷簾/일시암학괘빙렴
그 얼마나 상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

깊은 골 밤 들어 죽은 듯이 고요하고 / 淸宵巖壑寂無聲/청소암학적무성
귀신도 잠이 들고 짐승들도 기척 없어 / 山鬼安棲獸不驚/산귀안서수불경
집채 같은 큰 바위 두 손 번쩍 들어다가 / 挑取石頭如屋大/도취석두여옥대
천 척 낭떠러지를 매질하듯 울려보면 / 斷厓千尺碾砰訇/단애천척년팽굉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一
장안의 성 안에서 움츠리고 지내기를 / 局促王城百雉中/국촉왕성백치중

병든 새가 조롱 속에 갇혀있듯 하다가 / 常如病羽鎖雕籠/상여병우쇄조롱
채찍을 울리면서 교문 밖을 썩 나서면 / 鳴鞭忽過郊門外/명편홀과교문외
산천과 들빛들이 눈에 온통 다 보일 때 / 極目川原野色通/극목천원야색통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二
흰 종이 활짝 펴 두고 시상에 잠겼다가 / 雲牋闊展醉吟遲/운전활전취음지

우거진 녹음 속에 비가 뚝뚝 떨어질 때 / 草樹陰濃雨滴時/초수음농우적시
서까래와 같은 붓을 손에 잔뜩 움켜쥐고 / 起把如椽盈握筆/기파여연영악필
먹물 흥건하게 일필휘지 하고 나면 / 沛然揮洒墨淋漓/패연휘쇄묵림리
그 얼마나 유쾌하랴 / 不亦快哉

 

其十三
장기 바둑 승부수를 내 일찍이 모르기에 / 奕棋曾不解贏輸/혁기증불해영수

곁에서 물끄러미 바보처럼 앉았다가 / 局外旁觀坐似愚/국외방관좌사우
한 자루 여의철을 손으로 움켜잡고 / 好把一條如意鐵/호파일조여의철
단번에 판 위를 홱 쓸어 없애 버리면 / 砉然揮掃作虛無/획연휘소작허무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四

대숲 위 외로운 달 소리 없이 밤 깊을 때 / 篁林孤月夜無痕/황림고월야무흔
초당에 홀로 앉아 술독을 앞에 놓고 / 獨坐幽軒對酒樽/독좌유헌대주준
한 백 잔 마시다가 질탕하게 취한 후에 / 飮到百杯泥醉後/음도백배니취후
한바탕 노래 불러 근심 걱정 씻어버리면 / 一聲豪唱洗憂煩/일성호창세우번
그 얼마나 유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五

눈보라 분분하고 삭풍이 차가워서 / 飛雪漫空朔吹寒/비설만공삭취한
숲 속 여우 다리 저는 토끼 보고/入林狐兎脚蹣跚/입림호토각반산
긴 창에 큰 화살로 홍전립 눌러 쓰고 / 長槍大箭紅絨帽/장창대전홍융모
산 채로 때려 잡아 안장 곁에 꿰어차면 / 手挈生禽側挂鞍/수설생금측괘안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六

푸르른 물결 따라 고깃배로 노닐면서 / 漁舟容與綠波間/어주용여록파간
야삼경 술에 취해 돌아갈 줄 모르다가 / 風露三更醉不還/풍로삼경취불환
기러기 한 소리에 놀라 잠을 깼더니만 / 歸雁一聲驚破睡/귀안일성경파수
갈꽃 이불 썰렁하고 초생달이 떠 있으면 / 蘆花被冷月如彎/노화피랭월여만
그 얼마나 상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七

세간살이 모두 팔아 괴나리봇짐 꾸려 지고/落盡家貲結客裝/락진가자결객장
뜬구름 신세로 타향을 떠돌다가 / 雲游蹤跡轉他鄕 /운유종적전타향
뜻 못 펴고 유랑하는 지기지우 만나 / 路逢失志平生友/로봉실지평생우
주머니 속 돈 열 냥을 그에게 꺼내 주면 / 交與囊中十錠黃/교여낭중십정황
그 얼마나 유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八

나무 끝을 맴돌면서 어미까치 짖어대고 / 噍噍磌鵲繞林梢/초조진작요림초
시커먼 구렁이가 둥지로 기어들 때 / 黑質脩鱗正入巢/흑질수린정입소
어디선가 목 긴 새가 왝하고 날아와 / 何處戛然長頸鳥/하처알연장경조
성난 호랑이처럼 머리통을 쪼아대면 / 啄將珠腦勢如虓/탁장주뇌세여효
그 얼마나 통쾌할까 / 不亦快哉

 

其十九 
달 둥글면 거문고 타고 노래하자 하였는데/琴歌來趁月初圓/금가래진월초원
어찌할까 온 하늘을 먹구름이 다 덮다니 / 無那頑雲黑萬天/무나완운흑만천
옷 모두 챙겨 입고 헤어지려 할 즈음에 / 到了整衣將散際/도료정의장산제
숲 끝에 얼굴 내민 예쁜 달을 보게 되면 / 忽看林末出嬋娟/홀간임말출선연
그 얼마나 반가울까 / 不亦快哉

 

其二十

먼 지방 귀양살이 대궐 못내 그리워서 / 異方遷謪戀觚稜/이방천적연고릉
잠 못 드는 여관에서 호롱불만 만지작 / 旅館無眠獨剪燈/여관무면독전등

금계의 기쁜 소식 전하는 말 듣고 / 忽聽金鷄傳喜報/홀청금계전희보
집에서 온 편지 손으로 직접 뜯을 때 / 家書手自啓緘縢/가서수자계함등
그 얼마나 흔쾌할까 / 不亦快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