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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몇 개

solpee 2012. 11. 1. 08:20

山人寄鞋(산입기와)

산승이 짚신을 보내주어서

                                                            윤결(尹潔·1517∼1548)

 

故人遙寄一雙來/고인요기일쌍래/벗이 멀리서 짚신 한 컬레 보낸 것은

知我庭中有綠苔/지아정중유록태/내 뜰에 푸른 이끼 덮었음을 알아서겠지
仍憶去年秋寺暮/잉억거년추사모/그리워라, 작년 저물어가는 가을 절에서

滿山紅葉踏穿回/만산홍엽답천회/온 산 가득한 붉은 단풍잎 밟고 다녔지

 

次不器韻(차불기운)

불기(不器) 시에 차운하다

                                       李荇(1478~1534)


젊은 시절엔 한묵에 마음을 노닐었고 / 早歲遊心翰墨中/조세유심한묵중
늙어서는 방외 산천에 흥 몹시 많아라 / 老來方外興偏濃/노래방외흥편농
짚신으로 다시금 두류산 꼭대기 밟으니 /
芒鞋更踏頭流上/망혜갱답두류상
티끌에 찌든 평생 종적 다 맑아졌구나 / 淨盡平生塵土蹤/정진평생진토종

맑은 술에 때때로 한 번 취하노니 / 聖處時時復一中/성처시시복일중
짙은 녹음 속에서 우는 꾀꼬리 소리 / 數聲黃鳥樹陰濃/수성황조수음농
조카의 시구가 맑기가 이와 같으니 / 阿咸詩句淸如許/아함시구청여허
만 리 길 덧없는 이내 종적 위로하누나 / 慰我浮遊萬里蹤/위아부유만리종

幽居感懷(유거감회)

                    해옹(海翁) 홍한주(洪翰周)(1798~1868)

 

林下棲遅度歲餘/임하서지도세여/

更無車馬到茆廬/경무거마도모려/

尊前細酌新醅酒/존전세작신배주/

卷裡旹繙舊課書/권리시번구과서/

老木受風鳴淅瀝/노목수풍명석력/

方塘得月漾淸虛/방당득월양청허/

數畦杞菊荒如許/수휴기국황여허/

自笑謀生術已踈/자소모생위기소/

其二
决决淸溪數曲餘/결결청계수곡여/

南山山下卽吾廬/남산산하즉오려/

楓林雨洗明如醉/풍림우세명여취/단풍 숲은 비로 씻겨 취한 듯 붉은데

柿葉秋肥大可書/시엽추비대가서/감잎은 가을에 살져 글 쓸 만큼 크구나

一壑凄風中夜響/일학처풍중야향/

半牀晴月小堂虛/반상청월소당허/

燈前尙友陳篇在/등전상우진편재/

不恨囂塵故舊踈/불한효진고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