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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孚見和 復作六首

solpee 2012. 10. 8. 19:53

仲孚見和 復作六首-李穀

其ㅡ

'비 왔으면 하던 농가 이제는 또 날 갰으면, 하늘이 말하지 않아도 사시는 운행하는 법

   欲雨農家又欲晴<욕우농가우욕청>   皇天不語四時行<황천불어사시행>

강물은 호호하게 불어 창해까지 잇따르고, 구름은 망망하게 일어 태양을 가리고 있네

   水生浩浩連滄海<수생호호련창해>   雲起茫茫掩大明<운기망망엄대명>

섭리가 이미 현상의 손에 돌아갔으니, 도견하는 성인의 은택을 모두 입었네

   燮理已歸賢相手<섭리이귀현상수>   陶甄共荷聖人情<도견공하성인정>

남풍이 부는 궁궐에 아직 바치지 않은 시, 오현금에 화답하여 소리 높이 부르시기를'

   詩成未獻南熏殿<시성미헌남훈전>   願和五絃琴上聲<원화오현금상성><李 穀:高麗::古譯院>

하늘이~법 : 《논어》 〈양화(陽貨)〉에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시가 운행하고 만물이 자라난다.〔天何

   言哉 四時行焉百物生焉〕”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섭리(燮理) : 음양의 변화 등 정(正)과 반(反)의 양 측면을 조화롭게 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재상의 직무를 비

   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서경>〈주관(周官)〉에 태사(太師) 태부(太傅) 태보(太保) 등 삼공(三公)을 세워 '도를 논하고 나라를 경

   륜하며 음양을 섭리하게 한다. 論道經邦 燮理陰陽〕”라는 말이 나온다.

도견(陶甄) : 도공(陶工)이 녹로(轆轤)를 돌려서 각종 질그릇을 잘 만들어 내는 것처럼, 성군(聖君)이 선정을 펼쳐 천하를 잘 다스

   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남풍(南風)이~부르시기를 : 순(舜) 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처음으로 만들어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부르면서 '훈훈한 남쪽 바람

   이여, 우리성의 수심을 풀어 주기를. 제때에 부는 남풍이여, 우리 백성의 재산을 늘려 주기를.

 

其二

'오래도록 개지 않는 지겨운 비 미친바람, 문밖에 나 있는 길 보행하기도 어려워라

   苦雨狂風久未晴<고우광풍구미청>   出門有路覺難行<출문유로각난행>

서책도 게을러 팽개치고 하릴없이 보내는 날, 청등 아래 꿈 깨고 나면 앉아서 그냥 새벽까지

   懶抛黃卷閑消日<나포황권한소일>   夢斷靑燈坐徹明<몽단청등좌철명>

저력이 밝은 시대의 쓰임을 감히 기약할까, 고향 동산 솔과 대로 이 마음 마냥 달려가오

   樗櫟敢期昭代用<저력감기소대용>   松筠不阻故園情<송균부조고원정>

그대여 이웃집 닭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 보소, 비바람 소리에 잠시라도 멈추려 한 적 있는지'

   請君聽取隣鷄唱<청군청취린계창>   肯爲蕭蕭暫廢聲<긍위소소잠폐성><李 穀:高麗::古譯院>

저력(樗櫟) : 크기만 할 뿐 아무 쓸모가 없어서 어떤 목수도 돌아보지 않는 산목(散木)이라는 뜻

 

其三

'가동이 아침에 일어나서 날이 활짝 갰다고, 남쪽 이웃 들르려다 다시 뒤로 미루기로

   家童曉起報天晴<가동효기보천청>   欲訪南隣還未行<욕방남린환미행>

자미가 탄식했던 분분히 내리는 장맛비요. 연명이 생각했던 제자리 맴도는 뭉게구름이라

   伏雨紛紛愁子美<복우분분수자미>   停雲靄靄憶淵明<정운애애억연명>

꾀가 엉성해 떠나지 못하니 정말 무용지물, 서로 만나 담소하고 싶은 오직 이 마음뿐

   計疎不去眞無賴<계소부거진무뢰>   交淡相逢只此情<교담상봉지차정>

상서가 신발 끌 수 없을 것도 잘 알고말고, 그 신발 소리야말로 가문의 소리가 아니던가'

   也識尙書妨曳履<야식상서방예리>   履聲便是舊家聲<리성변시구가성><李 穀:高麗::古譯院>

자미(子美)가~장맛비요 : 두보(杜甫)의 <추우탄(秋雨歎)>시에 '지루하게 바람과 비 분분히 내리는 이 가을철, 사방팔방에 구름은

   똑같이 옅은 먹빛. 오고 가는 말과 소도 구분할 수 없는데, 탁한 경수 맑은 위수 어떻게 구별하랴.

상서(尙書)가~아니던가 : 고위 관원인 상서를 대대로 지낸 세가(世家)의 후예인 정포(鄭誧)가 한미(寒微)한 가문 출신의 가정을

   만나 보기 위해 신발 소리도 들리지 않는 진흙탕 길에 빠지면서 가죽신을 끌고 찾아올 수는 없을 것이라는 뜻의 해학적인 표현이다.

 其四

'흐렸다 다시 개는 것을 처음엔 기뻐하였는데, 점점 장맛비가 되어 사람의 왕래 끊기게 했네

   始喜乍陰還乍晴<시희사음환사청>   漸爲霖潦斷人行<점위림료단인행>

시 읊느라 나그네 귀밑머리 눈처럼 세어지겠기에, 빈 뜰에 빗방울 소리만 새벽까지 들리게 했는지도

    應敎客鬢吟成雪<응교객빈음성설>   故向空階滴到明<고향공계적도명>

오 리밖에 안 되는 거리도 소식 통할 수 없으니, 시 몇 수로 애오라지 한가한 이 마음 풀 수밖에

   五里未能通信字<오리미능통신자>   數詩聊復遣閑情<수시료부견한정>

그대가 부쳐 온 엄한 시율 정말 화답하기 어려워, 양춘곡 몇 번째 소리쯤은 너끈히 되고도 남겠네'

   寄來嚴律誠難和<기래엄률성난화>   知是陽春第幾聲<지시양춘제기성><李 穀:高麗::古譯院>

양춘곡(陽春曲) : 백설곡(白雪曲)과 함께 따라 부르기 어렵기로 유명한 옛날 초나라의 고아(高雅)한 가곡 이름이다. 춘추 시대에

   초나라에서 어떤 나그네가 하리(下里)와 파인(巴人)의 노래를 부르니 수천 명이 따라 불렀고, 양아(陽阿)와 해로(薤露)의 노래를

   부르니 몇백 명이 따라 불렀는데, 양춘(陽春)과 백설(白雪)의 노래를 부르니 몇십 명밖에는 따라 부르지 못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其五 

'고향 땅도 요즈음은 날이 맑지 못할 텐데, 옷 젖은 채 대숲 주위 돌던 일 생각나네

   故山此日未應晴<고산차일미응청>   憶昔衣霑繞竹行<억석의점요죽행>

젖은 장작이 계수만큼 비싼 걸 믿지 않을 테니, 관솔 대신 관촉으로 그 누가 불을 밝히려 할까

   不信濕薪如桂貴<불신습신여계귀>   肯將官燭代松明<긍장관촉대송명>

밤이 깊으면 아녀자들의 오순도순 이야기들, 술이 익으면 이웃 간의 끈끈하게 얽히는 정

   夜深兒女團欒語<야심아녀단란어>   酒熟隣家繾綣情<주숙린가견권정>

누가 나를 경사에서 오래도록 나그네 되게 하여, 장맛비 낙숫물 소리만 지겹게 듣도록 하였는가'

   誰使京華長作客<수사경화장작객>   厭聞陰雨滴簷聲<염문음우적첨성><李 穀:高麗::古譯院>

젖은~테니 : 물가가 비싼 도시 생활을 말한다.

 

其六

'흐렸다 갰다 반복하는 음산한 장맛비, 반걸음도 문밖으로 나가지 못했다네

   久雨陰陰陰復晴<구우음음음부청>   未成跬步出門行<미성규보출문행>

침침한 외로운 등불 아래 백년의 수취요, 밝은 새벽의 거울 속에 쌍빈의 시반이라

   百年愁醉孤燈暗<백년수취고등암>   雙鬢詩斑曉鏡明<쌍빈시반효경명>

내가 봐도 우스워라 세태를 따를 마음이 없으니, 그대가 봐도 인정에 걸맞은 무슨 일이 있던가요

   自笑無心隨世態<자소무심수세태>   君看何事稱人情<군간하사칭인정>

서로 어울려 통음하는 것이 참으로 좋은 계책, 귀가 달아올라서 오엽성이 아예 들리지 않도록'

   相從痛飮眞良計<상종통음진량계>   耳熱不聞梧葉聲<이열부문오엽성><李 穀:高麗::古譯院>

수취(愁醉) : 마치 술에 취한 듯 깊은 시름 속에 빠진 것을 뜻한다.

시반(詩斑) : 고심하며 시를 짓느라 생긴 흰 머리털이라는 뜻이다.

귀가~않도록 : 세월의 흐름도 잊고 실컷 취해서 시름을 잊어 보고 싶다는 말이다. 술에 대취(大醉)한 것을 형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