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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雨輞川莊作

solpee 2012. 7. 12. 11:56

 

積雨輞川莊作/장마철에 輞川의 별장에서 짓다

                                                                            王維

 

積雨空林煙火遲/적우공림연화지/ 장마 통 빈숲엔 연기도 안 빠지고

蒸藜炊黍餉東菑/증려취서사동치/국 끓이고 밥 지어 동녘 밭에 보낸다

漠漠水田飛白鷺/막막수전비백로/드넓고 질펀한 논에는 백로가 날고

陰陰夏木囀黃鸝/음하목전황리/짙게 우거진 숲엔 꾀꼬리가 운다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아침에 무궁화를 보면서 관정을 익히며

松下淸齋折露葵/송하청재절로규/ 솔 아래 이슬 젖은 아욱을 따서 다듬는다

野老與人爭席罷/야로여인쟁석파/초야에 묻힌 노인네 명리 생각 버렸는데

海鷗何事更相疑/해구하사갱상의/해변의 갈매기는 무슨 일로 의심하나?

 

 

輞:바퀴테망. 莊: 별장 장, 엄할 장. 蒸:찔 증, 많을 증. 藜: 명아주 려. 炊: 불땔 취. 黍: 메기장 서. 餉: 보낼(음식을)향. : 따비 치(개간한지 一年이 되는 논 밭). 漠: 아득할 막. 鷺; 백로 로. :저귈 전.鸝 : 꾀꼬리 리. 習: 익힐 습. 觀: 볼 관. 槿: 무궁화 근. 齋: 집 재, 재계할 재. 葵:아욱 규. 罷: 파할 파. 鷗:갈매기 구.

積雨: 장마.

輞川莊: 王維의 별장, 長安의 동남인 藍田縣의 망천에 있었다 함. 空林: 인기척이 없는 숲.

煙火遲: 炊事의 연기가 깔리면서 잘 빠져나가지 않음.

蒸藜: 명아주를 찜.

炊黍: 기장으로 밥을 지음.

餉東: 동쪽에 있는 논밭에 먹을 것을 보냄.

漠漠: 쫙 깔려(펼쳐진) 있는 모양.

陰陰: 나뭇잎이 무성하여 어둑컴컴한 모양.

黃鸝: 꾀꼬리.

習靜觀: 마음을 靜寂(정적) 淸澄(청징)하게 갖고자 함. 參禪(참선)과 같은 것. 朝槿: 아침에 피는 무궁화의 덧 없음, 무궁화는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짐.

淸齋: 마음을 깨끗이 하고 齋戒(재계)함.

露葵: 이슬 맞은 아욱.

野老: 시골 영감.

爭席罷: 윗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다툼을 끝냈음. 명리를 가까이 함. 

海鷗疑: 바다 갈매기가 의심하며 가까이 하지 않음. (莊子의 佚文에, 해변에 사는 사람이 갈매기를 좋아하여 놀았는데 그 수가 100을 넘었다. 그 아버지가 아들에게 “듣자니 갈매기가 너를 따라 논다고 하니 나도 갈매기와 놀 수 있게 잡아오라” 하여 대답하고 이튿날 바닷가로 가니 갈매기들이 하늘에서 춤을 추며 내려오지 않았다는 故事.

 

왕유(701~761):자는 마힐(摩詰), 태원 기(祁:산서성 기현)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시재가 뛰어났으며, 두보(詩聖),이백(詩仙)과 더불어 시불(詩佛)이라 칭송되며, 또한 당대 전체를 대표하는 산수전원시인이기도 하다.

음악과 시화에도 뛰어났으며, 특히  수묵화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으며, 남종화의 시조로도 추앙 받는다.

당, 송 8대가의 한명인 소식(蘇軾:東坡)은 그의 시화를 “詩中有畵,畵中有詩라 극했다.


성당시(盛唐時) 가장 유명한 시인이자, 화가이기도 할 뿐 아니라, 음악에도 남다른 조예가 깊어 그야말로 팔방미인 다재다능 박학다식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왕유이기에 그의 생애 역시 그의 다재다능한 재주와 비슷하여 그는 젊어서는 유학을 전공하여, 일찍부터 시문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더니 21세에 진사시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오른다.

젊은 천재의 기상과 기개가 너무 과 했음인지, 그 시기 그는 황제 앞에서만 추게 되어 있다는 황사자무(黃獅子舞)를 그의 악공(樂工)들에게 추게 한 사건으로 지방 한직으로 좌천 되자 곧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 은거하며, 이백, 맹호연, 왕창령등과 교유하며 도가(道家)풍의 무위자연(無爲自然)적 은일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안록산의 난에 연루되어 고초를 겪었으나, 그의 당 황실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낸 시 응벽(凝碧)과 그의 형의 도움으로 가벼운 처분 받고, 말년에는 불교에 귀의 하여 퇴궐하여서는 불경을 외는 것을 낙으로 하였다한다.

이는 그의 자가 마힐(維摩詰:부처님 생존시 리차비족의 수도 베살리에 거주 했다는 법력 높은 거사)임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만, 왕유는 요샌 말로는 모태신앙인 이였다는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대단히 독실한 불교신도였다고 전해진다.

하여 그는 두보와 이백에 비유되는 시불(詩佛)로 칭송 되는 데, 이 시는 그의 만년 작임에도 불교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도가적 냄새가 짙게 풍기는 산수 전원시이다.

 

 

過乘如禪師蕭居士嵩丘蘭

 

無著天親弟與兄/무착,천친이 사는

嵩丘蘭若一峰晴/숭구란야는 맑다.

食隨鳴磬巢烏下/경쇠소리 식사할 적에 둥지 속 까마귀 내려오네

行踏空林落葉聲/빈 숲 걸어갈제낙엽소리 바스락 거린다.

迸水定侵香案濕/솟는 샘물은 향탁에 스며들고

雨花應共石床平/꽃비 내려 돌평상에 쌓인다.

深洞長松何所有/이처럼 깊은 동굴, 우거진 장송 숲 어디 있으랴 ?

儼然天竺古先生/엄연천축고선생/그야말로 천축의 부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