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沐浴

solpee 2012. 6. 3. 14:24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楚辭』 《漁父辭》


 머리를 감으려면 갓을 털고 몸을 씻으려면 옷을 턴다.
자신의 깨끗한 지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혼탁한 상황과 접했을 때 그 지조를 유지하느냐 타협과 변절을 하느냐는 나약한 한 개인의 삶 속에서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기로가 될 것이다. 더욱이 명확한 不義의 상황이 아니라 그저 世流를 따르는 정도라면 더욱 그렇다. 바로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慣行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不合理와 不條理의 상황을 대면하면 쉽게 알 수 있다.

 

: xīn. ?. 새 신, 새롭게할 신, 새로 신, 나라이름 신, 성 신.

형성. 篆文은 斤+木+辛. '辛'은 '베다'의 뜻. 나무를 베어 장작으로 하다의 뜻을 나타냄. '薪'의 原字. 또, 벤 단면이 선명한 데서 파생하여, 새롭다의 뜻도 나타냄.

: mù. 머리감을 목, 씻을 목, 뜨물 목, 베어없앨 목, 다스릴 목, 성 목.

형성. 水+木. '木'은  '尨'과 통하여, 삽살개처럼 머리가 늘어짐의 뜻. 물로 머리를 감다의 뜻을 나타냄.

: zhě. 者. 놈 자, 것 자, 곳 자, 어조사 자, 이 자, 성 자.

상형. 금문은 받침대 위에 나무를 쌓아 놓고 불을 때는 모양을 형상화하여,'익히다'의 뜻을 나타냄.'煮'의 원자. 가차하여 '놈'의 뜻으로 쓰임.

: dié. 耊. 팔십세 질, 늙은이 질. : mào. 일흔살 모. :qí. 육십살 기.

: bì. 반드시 필, 오로지 필, 기필할 필, 성 필.

회의. 八+弋(주살 익). '弋'은 '말뚝'의 뜻. '八'은 장식이 늘어진 끈의 상형. 장식 끈으로 무기에 감아 붙인 자루의 뜻을 나타냄. 가차하여, '반드시'의 뜻을 나타냄. 원래, '心'과는 뜻이나 형태 모두 관계가 없었으나, 편의상 心部에 소속시킴.

: dàn, tán. 弹. 활 탄, 탄알 탄, 쏠 탄, 튀길 탄, 탈 탄, 칠 탄, 탄핵할 탄.

형성. 弓+ 單. '單'은 탄알을 튀겨 쏘는 'Y'자형의 활(새총)의 상형. '弓'을 붙여, '활'의 뜻을 나타냄. 갑골문은 활에 탄알을 붙인 모양을 본뜸.

: guān, guàn. 갓 관, 볏 관, 성 관. 갓쓸 관. 어른 관, 으뜸 관.

형성. 冖(덮을 멱)+寸+元. '元'은 갓을 쓴 사람의 상형. '덮다'의 뜻의 '冖'과 '손에 쥐다'의 뜻의 '寸'을 덧 붙여서, '관을 쓰다'의 뜻을 똑똑히 하였음.

: yù. ?. 미역감을 욕, 미역감길 욕, 미역 욕, 입을 욕, 성 욕.

형성. 水+谷. '谷'은 낮게 우묵 들어간 대야의 뜻. 대야에 더운 물을 부어 미역 감다의 뜻을 나타냄.

: zhèn. zhēn. 떨칠 진, 움직일 진, 떨 진, 거둘 진, 건질 진, 정돈할 진.

형성. 手+辰. '辰'은 '떨리는 입술'의 뜻. '手'를 더하여, '떨다'의 뜻을 나타냄. 또 용기를 떨치게 하여, '격려하고 구조하다'의 뜻도 나타냄.

: yī. yì. 옷 의, 윗도리 의, 입을 의, 입힐 의, 덮을 의, 행할 의.

상형. 몸에 걸친 의복의 깃 언저리의 상형으로 '옷'의 뜻을 나타냄. '衣'가 邊이 될 때에는 '衤'의 꼴을 취하며, '옷의변'이라 부름.

 

 

舞沂蓮塘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무기연당은 조선시대 연못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당시 사대부가 만든 연못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




자연에 묻혀 살고자한 이름 舞沂
  舞沂는 論語 先進編에 나오는 구절 浴乎沂 風乎舞雩(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쐰다)에서 따온 말이다.

  공자가 어느 날 자로, 증석(증점), 염유, 공서화의 네 제자와 함께 앉아 너희를 알아준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자로는 삼년이면 제후의 나라를 기근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고 염유는 삼년이면 사방 육칠십 리의 백성을 풍족하게 할 수 있지만 예악은 군자를 기다리겠다고 하고 공서화는 종묘의 일과 회동이 있을 때 단과 장보를 쓰는 작은 벼슬자리에 있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증석에게 묻자 거문고를 내려놓고 늦은 봄에 봄옷이 다 지어지면 관을 쓴 사람 대여섯과 어린아이 예닐곱으로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쐬며 노래를 읊조리다 돌아오겠다고 하자 공자가 감탄하고 나도 곧 증석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고아한 인품이 드러나는 연꽃 연못, 蓮塘
   연못은 송의 주돈이와 관련이 있다. 주돈이는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유교사상을 확립했는데 우주의 근원인 태극으로부터 만물이 생성되었으며 다음에 二氣, 五行, 남녀, 만물의 순서로 세상이 구성되고 인간은 가장 우수한 존재인데 中正,仁義의 도를 지키고 마음을 성실하게 하여 聖人이 되어야 한다며 도덕과 윤리를 강조했다.

  즉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니 곧 선비의 정신이 거기에 베어있다고 보는 것이며 그래서 연못에 연꽃을 심는다. 무기와 연당, 선비와 군자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바람에 몸을 씻는 집 風浴樓


  초나라 왕족의 후예로서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정치가인 屈原은 뛰어난 학식을 가졌으며 초나라 회왕의 좌상으로 활약했다. 제나라와 동맹해 강국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합종파였으나 연횡파인 진나라 장의와 내통한 政敵과 왕의 애첩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제나라와 단교한 초나라는 진나라에 기만당하고 장의마저 풀어주게 된다.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있던 굴원은 귀국해 장의를 죽이라고 간언했으나 이미 늦었고 회왕은 결국 진나라로 진격했다가 죽게 되며 장남 경양왕이 즉위하고 막내 자란이 재상이 되는데 이 자란이 아버지를 죽게 한 장본인이어서 이를 비난하다 결국 양쯔강 이남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漁父辭는 이때의 작품으로 추방된 굴원이 강남을 헤메다가 호숫가에서 시를 읊고 있는데 어부가 나타나 그대는 삼려대부의 벼슬에 있었는데 어찌 여기에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굴원이 세상 사람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맑고 대중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 홀로 취하지 않았으니 이 지경이 되었다고 말한다.

  어부가 성인은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능란하게 세상의 추이에 응한다며 혼탁하면 같이 혼탁하고 취했으면 같이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굴원이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어서 쓰고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떨어서 입는다(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라고 하면서 흐르는 물에 몸을 던져 고기 뱃속에 장사지낼지언정 세속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어부가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滄浪之水淸兮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라고 하면서 웃으며 사라졌다고 한다.

  나중에 굴원은 결국 물에 투신해 죽는데 비극적인 삶으로 끝났지만 그의 문학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위의 두 구절은 인구에 널이 회자하는 명문이다.

  그리고 풍욕의 욕은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떨어서 입는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며 풍욕은 바람에 몸을 씻는다는 것이니 한시도 자기성찰을 멈추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사대부의 의지와 선비정신을 나타낸 것이다. 즉 이미 몸을 씻은 굴원에 자신을 비유한 것이며 바람에 몸을 씻어 선비의 고고함을 지키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고 하겠다.


 

 



  무기연당의 연못 바깥은 돌을 쌓아 만든 석축으로 되어 있는데 풍욕루 앞 소나무 밑에 濯纓石 계단이 있다. 탁영은 갓끈을 씻는다는 것이며 무기연당에 있는 그 물에 갓끈을 씻겠다는 것은 곧 그 물이 맑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자신이 살던 세상이 맑은 세상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거처하는 이곳은 맑다는 것을 강조한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혹은 제자를 잘 가르쳐 세상을 맑게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


愛蓮說  

                                     周敦頤(1017~1073)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  

물과 뭍에 자라는 초목의 꽃 가운데 사랑스런 것이 매우 많다.

晉陶淵明獨愛菊,  

진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自李唐來 世人甚愛牡丹.  

이씨의 당나라 이래 세상사람들은 모란을 매우 사랑하였다.

予獨愛, 蓮之出於淤泥而不染,

 

나는 홀로 사랑하노니, 연꽃이 진흙에서 나오나 때묻지 않고,

濯淸漣而不妖,  

맑은 잔물결에 씻기지만 요염하지 않으며,

中通外直 不蔓不枝,

 

속은 통하고 밖은 곧아 덩쿨지지도 가지치지도 않고,

香遠益淸 亭亭淨植,

 

향은 멀수록 더욱 맑아 우뚝하고도 말쑥이 서 있으니,

可遠觀而不可玩焉!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멋대로 만만히 하지는 못함이여!

予謂, 菊花之隱逸者也,  

내 이르건대, 국화는 은둔하는 자의 성품을 지녔고,

牡丹花之富貴者也,  

모란은 부귀의 기품을 지녔으며,

蓮花之君子者也.  

연꽃은 군자의 덕성을 지녔다고 할 것이다.

噫, 菊之愛 陶後鮮有聞,

 

아, 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 듣기 드물고,

蓮之愛 同予者何人?

 

연꽃에 대한 사랑은 나와 같은 이가 몇 사람인가?

牡丹之愛 宜乎衆矣.  

모란에 대한 사랑은 마땅히 많겠지만 말이다.



  어디에서나 갓끈을 씻을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라고 싶다.



은둔의 삶을 노래한 何換亭

  嚴光은 후한 광무제의 죽마고우로서 높은 학식이 있었으나 광무제의 부름을 거절하고 은거해 낚시를 즐기다 죽는다.

  엄자릉, 엄릉이라고도 불리는 엄광은 후한을 일으켜 천하를 통일한 광무제가 가장 꺼려하던 인물이었으니 동문수학할 당시 학식이 그를 따르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난 후 높은 이상과 도타운 덕을 지닌 그를 곁에 두고자 광무제는 여러 번 그를 청하지만 엄광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도 광무제가 계속 간청하자 한번은 궁궐에 들게 되었는데 문무백관이 모두 뜰아래에 엎드려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고개도 숙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대전까지 올라가 광무제에게 “아. 문숙(文叔)이 이게 얼마만인가?”하면서 하대하였다. 신하들이 어쩔 줄 모르자 광무제가 오랜만에 친구와 회포를 풀려고 하니 모두 물러가라고 한 후 밤늦게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엄광이 광무제의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고 있었다고 한다.

  후인이 이를 두고 시를 지었다.

萬事無心一釣竿/ 만사 생각 없고 다만 낚시대라

三公不換此江山 / 삼공벼슬에도 이 강산을 놓을 소냐

平生誤識劉文叔 / 평생에 잘못 본 유문숙 때문에

惹起虛名萬世間 / 이름 날려 온 세상에 퍼졌구나.


  후에 三公不換此江山은 임금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산 엄광과 같은 학자의 정신을 대변하는 문구로 조선선비의 좌우명이 되었으니 이는 곧 4대사회와 당쟁에 시달리던 당시의 상황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이는 역시 관찰사 황선과 암행어사 박문수의 세 번의 천거에도 불구하고 끝내 벼슬길을 마다하고 초야에 묻혀 지낸 주재성 선생의 뜻을 잘 나타낸 문구라 할 것이다. 현재 작가 미상의 하환정도(何換亭圖)가 남아있는데 함안박물관에서 구경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을 담은 菊潭


  하환정중수기에 의하면 국담은 1717년에 만들어졌는데 마당에 연못을 파고 고기를 기르는 곳이었다. 연못 안에 石假山을 쌓은 다음 이를 養心臺라 하였으며 담장을 쌓고 詠歸門이란 문을 내었다.

  1728년(영조 4년)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자 주재성 선생은 의병 200명을 모아 대구로 가자 관찰사 황선이 감동해 관군 3000명을 주어 분치령(分峙嶺, 남원과 함양의 고개)에서 서울로 올라가려는 적을 막게 했다.

  전쟁이 길어지자 인근에서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없게 되었으니 곧 굶어죽을 판이 되었는데 주재성 선생이 자신의 가산을 털어 백미 300석을 사서 배불리 먹이니 마침내 적을 물리치고 승리하게 되었다.

    연못을 보면 네모나게 못을 만들고 그 안의 섬은 동그랗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고대의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원구단은 천자가 제사지내는 단인데 역시 하늘에 제사지내는 단은 둥글고 땅에 제사지내는 단은 네모다. 태백산의 천제단도 둥근 모양과 네모난 모양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무기연당의 연못도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연못의 외곽 석축은 네모나고 연못 석가산은 둥그니 그래서 하늘과 땅을 담았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양심대 아래 바위에는 百世淸風을 새겼는데 오랫동안 부는 맑은 바람은 곧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가 지닌 절개를 상징하니 다시 한번 선비의 철학을 다짐한 것이다.